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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거짓말
박설미 지음 / 비자림 / 2021년 11월
평점 :

200 페이지도 안되는 얇은 분량 안에는 2개의 긴 편지글과 2개의 긴 독백이 담겨 있다.
지원이 아들의 가정교사인 미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으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엄청난 몰입감을 준다.
자신이 키우던 개가 살해된 사건은, 타인의 말에 심한 모멸감을 느낀 미라의 엄마와 남동생이 자살하는 사건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 사건은 앞으로 발생하게 되는 더 큰 사건의 전조에 불과하다.
사실이라고 믿어 왔고, 그 사실에 기인하여 복수극을 꾸미는데, 사실은 그것이 오해 내지는 거짓이었다.
그리고, 그 거짓 뒤에는 또다른 거짓과 기만이 도사리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4명의 인물. 지원과 지원의 두 아들 유찬과 유재, 그리고 유재의 가정교사인 미라는 서로를 속고, 속이고, 복수하고, 복수를 당한다.
4개의 챕터를 읽으면서 독자는 매번 각 인물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고백에 속고, 이번엔 진짜겠지 싶지만 그 다음 챕터에서는 또 다른 입장의 '사실'이 등장한다.
이 짧은 분량 안에서 어쩜 이렇게 강렬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
살짝 일본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도 들면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제목에 대해서이다.
이 책에서 벌어지는 거짓말은 결코 사소하지가 않다. 철저히 계산된, 계획되어진 거짓말이다.
제목인 사소한 거짓말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독자 내지는 제 3자 입장에서는 이들의 거짓말이 엄청난 거짓말이지만, 정작 그 거짓말을 내뱉은 본인은 '사소하다' 고 여기는 것일까?
신인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놀랍고, 조만간 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만나보기를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