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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 - 길바닥을 떠나 철학의 숲에 도착하기까지
토머스 채터턴 윌리엄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다산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제목만 보고 뻔한 자기계발서인줄 알고 패스할 뻔했는데, 패스한 채로 이 책을 못 만났다면 너무 억울할 뻔했다.
표지와 제목만큼이나 띠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책 읽는 기쁨을 모르는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 문화비평가가 된 토머스 윌리엄스의 감동실화' !!
사실 세계적인 문화비평가로 유명한 저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실화를 엄청 좋아라 하는 내가 놓칠 수 없는 책이었고, 이 한 권의 책으로 '토머스 체터턴 윌리엄스'라는 이름은 내 기억 속에 각인되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혼혈의 입장이 아닌, 자신은 흑인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성장해왔다.
저자는 힙합, 싸움, 섹스, 무지를 배경으로, 거친 흑인친구들과 어울리지만, 집에서는 아버지의 지도하에 지적이고 수준높은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지금의 저자를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이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흑인 인종차별이 매우 심했던 시대에 태어났던 아버지는 지식을 건져서 자신의 인생을 발전시키고 싶었지만, 모르는게 너무 많고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기에, 지식을 얻기 위해 오로지 책만 파고들었다. 그렇게 해서 힘겹게 모은 책이 1만여 권 !! 그러나, 독서의 즐거움은 모른 채, 오로지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읽기만을 해왔던 아버지였다. 어찌됐든, 저자의 아버지는 정말 훌륭하고 위대하시다. 그 시대에 대놓고 차별을 받았던 흑인의 위치에서 엄청난 지식과 우러러볼만한 인성을 지니다니!! 몸가짐도 바르고, 언성 한번 높이지 않는 이 높은 지성을 가진 아버지가, 흑인친구들과 자꾸만 저속적이고 나쁜 길로만 빠져드는 아들을 바라보는 심정이 어땠을까..
그래도, 결국 아들은 아버지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대학교에서 비록 1학년 한동안은 방황하고 고향에서 지냈던 그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점차 책과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고 그러면서 어릴 때 그토록 자신에게 강조했던 아버지의 말씀들이 하나둘씩 머리 속에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성공해서 그토록 아버지가 바래왔던 지성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가족의 믿음과 조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또한 책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p.s : 저자의 서문에서도 살짝 언급되었고, 또 거친 흑인사회였던만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외로 욕설과 문란한 생활의 고백이 꽤 많다. 그만큼 그 시대 흑인들의 문화가 어땠는지를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

[ 다산책방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