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부크크오리지널 4
장은영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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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크크 오리지널 시리즈 4번째 작품이다. 시리즈가 다 개별 작품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리즈물의 출간이 빨라서 참 좋다.

표지의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은 이번 소설은 온라인 소설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후, 이번에 부크크에서 정식 출간된 추리 미스터리 작품이다.

 

고등학교 독서 동아리 모임을 함께 했던 멤버 7명이 대학생이 되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술자리에서 멤버 한 명이 집필 중인 자신의 소설도 소개하고 이러쿵 저러쿵 소설평도 주고받으며 점점 거나하게 취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깨어났을 때는 알 수 없는 곳에 손발이 묶인 채 감금된 상태.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정체모를 한 남성이 건네는 한 마디를 시작으로 이들의 진실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4년 전 어느 날 밤 교실에서 떨어진 소녀의 죽음과 관련해서, 그 당시 자살이라고 마무리 지어진 그 사건은 사실은 살인사건이고, 이들 멤버 가운데 그 살인범이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요구한다. 일주일 안에 범인을 찾으라고..

 

이 협박 아닌 협박에 7명은 4년 전 그 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한 명씩 자신이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고 동시에 자신이 목격한 인물을 살인범으로 지목하는 과정이 빠르게 전개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7명의 대화를 통한 추리를 예측했는데, 그 후 그 밀폐된 공간에서 하나 둘 씩 죽어나가면서 점점 섬뜩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바뀌어간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다지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아 다행이다.

워낙 대화체나 독백의 분량이 많고, 그 내용을 잘 캐치하면서 읽어나가야 전체적인 스토리와 누가 범인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집중해서 한 번에 읽는 것이 좋다.

남성작가가 썼을 꺼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살짝 거칠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추리 미스터리물은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거의 안 읽어왔는데, 이상하게도 이 부크크 오리지널 시리즈는 상당히 관심이 간다. 아마도 앞의 시리즈물이 다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해서 믿고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이번 소설도 참 독특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단숨에 읽어내려 갈 수 있는 매력있는 장르소설이다.

 

[ 부크크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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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자라는 방 : 제7회 CJ도너스캠프 꿈키움 문예공모 작품집
강수진 외 133명 지음, 꿈이 자라는 방을 만드는 사람들 엮음 / 샘터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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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공부방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CJ도너스캠프 꿈키움 문예공모' 가 매년 시행되는데, 응모작 가운데 수상작 123편의 작품이 이번에 샘터에서 출간되었다.

 

책에 담긴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보면서 요즘 아이들의 똑똑함과 야무짐에 깜짝 놀랐다.

주변에 이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없어서, 기껏해야 뉴스나 미디어에서 접하는 요즘 아이들은 학원, 시험, 공부..에 시달리고 부모의 계획하에 생활하는 수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책 속 아이들은 벌써부터 자신의 꿈이 확립되어 있고, 비록 그림과 글로만 접하지만 그 작은 공간을 통해서도 굉장히 적극적인 자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물론 수상작들만 모아 놓은 책이라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의 그림 솜씨에 또 한번 놀랐다.

자신의 꿈을 표현한 그림들이 참으로 개성이 강하고, 어른의 눈으로 봐도 한 눈에 쏘~옥 들어올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이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아이들 꿈의 종류도 예전과는 많이 다른 걸 알 수 있다.

물론 과학자, 의사, 요리사, 피아니스트, 유치원 선생님 등 시대를 불문하고 인기있는 직업도 있지만 프로게이머, 유튜버, 주얼리 디자이너, 비제이, 바리스타, 래퍼 등을 꿈꾸는 아이들도 많다.

 

아이들의 작품을 보면서, 내가 어릴 때 가졌던 꿈이 뭐였나..오랫만에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고, 미술시간에 사용했던 크레파스, 물감 등의 그 특유한 냄새가 몇십년 만에 내 코를 자극하는데, 그 당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그 미술시간과 미술용품들이 지금 내 추억의 후각을 자극하는데,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야무지게, 똑 부러지게 자신의 꿈을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

그 꿈들이 사그러들지 말고, 그 꿈 그대로 성장하고 원하는 길로 갔으면 좋겠다.

의미있는 이 공모전도 앞으로 주욱 이어지고, 경제적으로 힘든 아이들을 지원하는 행사도 많이 시행되면 좋겠다.

순수하게 예쁜 그림들과 아이들의 꿈이 담긴 글들로 정말 오랜만에 내 마음이 정화되는 시간이었다.

 


 

[ 샘터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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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이춘수 외 지음, 강맑실 엮음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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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라는 단어보다 책방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훨씬 따스하다. 게다가 동네책방이라니..이보다 더 정겨운 단어가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참으로 많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책이 있는 공간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겠지.

 

사계절출판사 대표님이 직접 구석구석 23곳의 동네책방을 순례하고 손수 책방의 모습까지 그림에 담은 내용이 한 권의 멋진 책으로 탄생했다.

23곳의 책방은 이름도 다양하고, 컨셉도 다양하고, 책방을 열게 된 사연도 제각각이지만 책방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생각은 대부분 비슷하다. 책방이라는 곳은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닌, 동네 사람들과의 교류가 싹트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라는 점, 책방 사업은 정말로 돈 안되고 버티는 장사이고, 빚이 느는 경우도 있지만..그럼에도 책방을 운영하면서 참 행복하다고 말한다.

 

신간이 세상에 나온 후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살아남느냐 아니면 폐기처분되느냐 하는 시간은 불과 한 달 정도라고 한다. 이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책들이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사라지는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러니 이런 동네 책방에서 쌓이고 재고로 남는 책들은 또 얼마나 많을지..그게 다 손해로 이어질텐데..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낭만적이고 하루종일 책을 볼 수 있고..그런 환경은 절대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책 속의 책방지기들의 모습을 보면 왜 그리도 부럽고 또 부러운지..

 

독서모임에 단 1명이라도 참여자가 있으면 그렇게 설렐 수가 없다고 한다. 북토크, 독서모임 등을 통해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그 열정과 매력은 참 대단한 것 같다.

화재가 나서 모든 것을 잃는 책방을 향한 따스한 도움과 격려도 그렇고, 가까운 곳에 새로운 책방이 생겼음에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정보를 공유해주고 반가움을 표시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동네책방의 가장 큰 힘은 '공동체'와 '연대' 에 있다는 말이 참으로 크게 와 닿았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크고 작은 북카페는 있지만 이런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동네책방은 찾을 수가 없어 항상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는데, 이번에 사계절 출판사 덕분에 간접적으로나마 지면상으로나마 다양한 동네책방을 탐방할 수 있어 참 행복했다.

책덕후라면 아마도 나처럼 행복한 독서시간이 되었을 꺼라 생각한다.

 

 


 

 

 

 

 

[ 사계절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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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자리
고민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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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도 아니고,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고 독립된 인생을 막 시작하는 나이인 20대에 정리해고라니..

정리해고는 20대와는 정말이지 아주 별개의 단어인줄로만 알았다.

주인공인 나는 내 능력을 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정리해고를 당하고, 초조한 마음에 급하게 들어간 회사마저도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대학생들이 왜 휴학을 하면서까지 학생의 자리에 머물고 싶어하는지 그 심정을 잠시나마 이해할 수 있다. 학생이라는 신분은 뭔가 나를 보호해주는 보호막 같은 느낌이랄까..졸업하는 순간 치열한 세계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그렇게 의도치 않게 학생의 신분에서 벗어나자마자 순식간에 백수가 되어 버린다. 그 초조함이란...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취업 사이트를 통해 '약국'의 보조원으로, 나의 전공과 이력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 일에는 열정도 의지도 없다. 그냥 하루하루 똑같은 일의 반복..자신의 삶에 있어서 약간 방관자적인 주인공의 모습도 엿보인다.

이 소설에서는, 그 조그만 공간 약국에서 주인공이 두 달 동안 근무하면서 그 곳 사람들(국장인 김약사와 조부장과 나) 과, 매일 들락날락거리는 (단골)손님들과 부대끼는 일상이 아주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실제로 저자는 7번 직장을 옮겨 다녔다고 하는데, 이 소설 속 '나'는 저자의 모습이 연상될 정도로 약국의 세계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묘사되어져 있다. 매번 약국 갈 때마다 조제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는데 나의 궁금증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얻은 기분이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닌 0 의 존재는 다른 숫자 뒤에 붙여졌을 때에는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김약사가 면접에서 주인공을 '유령'이라고 지칭하고, 주인공 스스로도 유령처럼 무의미한 존재로 여겨질 때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찮고 쓸모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보잘 것 없는 일들도 쌓이면 경험이 되고, 나 스스로 좀 더 단단해지는 버팀목이 된다.

인생은 숫자처럼 0 과 1이 정확히 구분되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분명 소설인데 에세이의 느낌도 들었고, 술술 읽히면서도 가볍지 않은 작품이었다.

 

[ 한겨레출판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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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신채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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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나이는 17살. 한창 공부에 올인해서 살아야 할 나이에 100만명 중 2명 꼴의 '타카야수동맥염' 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심한 두통으로 여러 병이 의심되었지만 그 후로 조금씩 나아졌고, 중 1 때는 무릎 양쪽에 번갈아 대상포진에 걸렸고, 중 2 때는 수영 후 한걸음도 떼기 힘들 정도로 극도의 신체적 피로감을 느꼈다. 그리고 중 3때 두시간씩 코피가 쏟아졌고 심장비대, 소변검사 수치 이상 등의 증상을 보이면서 이 병의 진단을 받게 된다.

 

다 큰 어른도 이런 육체적인 고통을 겪고 난치병 진단을 받게 되면 쉽게 무너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끊이지 않을텐데, 10대의 저자는 정말로 강하다.

물론 그렇게 강한 정신력을 갖게 되기까지는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의 시간을 거쳤을 테지만, 그 고통의 시간만큼 그 또래에 비해 굉장히 성숙하고 단단해진 듯 하다.

 

'안녕 헤이즐' 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 주인공만큼 위독하지도 않고, 오랜 기간 앓아온 것도 아니면서 왜 스스로 힘들어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래. 육체적 고통은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고, 오롯이 혼자만 감내해야만 하는 외로운 싸움이지만, 그래서 제 3자가 감히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아무쪼록 지금 상황에서는 그리고 앞으로도 긍정적이고 밝은 내용만 접했으면 좋겠다.

 

병으로 인해 음식에 제한을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인 라면을 맘대로 먹을 수 없기에, 방 안에 컵라면 탑을 쌓는 소녀.

한여름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단지 전기세 뿐만 아니라, 지구와 북극곰을 생각해서 에어콘 사용을 자제하는 기특하고 속이 깊은 소녀.

자신의 상황을 모르고 함부로 말을 내뱉는 사람에게는 관대하지만, 자신의 병을 알고 그럼, 너 인생 망했다고 내뱉는 친구한테는 가차없이 행동하는 씩씩한 소녀이다.

 

저자는 독서를 좋아하고, 그림을 좋아하는데 그래서일까..글을 참 잘 쓴다. 글 속에서 틈틈히 언급하는 책 내용만 봐도 독서수준이 상당함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아픔을 비관하지 않고, 그렇다고 위로를 바라지도 않고, 그저 담담히 현재의 상황을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분명 투병기임에도 회색빛이 느껴지지 않고, 책의 표지처럼 환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렇게 강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또래가 있다고, 동갑내기 조카한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 한겨레출판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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