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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미술관 - 매일 내 마음에 그림 한 점, 활짝 ㅣ 꽃 피는 미술관
정하윤 지음 / 이봄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봐왔던 명화들 속에 이렇게나 많은 꽃들이 담겨 있다는 사실은 간과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꽃이야말로 화가들이 가장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재였을텐데 이렇게 꽃을 소재로 하는 명화만을 모아놓고 보니 새삼 신기하기만 하다.
저자가 1년동안 모아온 꽃그림 365점 중 이 책에서는 봄,여름에 피는 꽃을 담고 있고, 2권에 가을,겨울 꽃이 소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2권도 결코 놓칠 수 없겠는걸 !!!
이 책의 관람 가이드도 친절히 안내되어 있다.
먼저 그림을 찬찬히 감상하고 그림 속의 꽃, 인물, 풍경 순으로 관람하기를 권한다. 날씨를 짐작해봐도 좋다고 하는데 이런 미션 재밌다. 작가만의 붓질, 색감, 재료도 나름 추측해보고 그 다음에 작품의 설명을 마주한 후 다시 그림으로 돌아와 찬찬히 음미할 것 !!
나는 지금까지는 그림만 딱 보고 바로 설명으로 돌입한 후 공감가는 내용이 있으면 다시 한번 그림을 감상하곤 했는데, 이제 보니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천천히 음미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보티첼리의 < 프리마베라 > 그림은 수도 없이 봐 왔지만, 이 그림 속에 500여 종의 식물이 묘사되어 있다는 엄청난 사실은 이번에 첨 알게 되었다. 190개의 꽃 가운데 130개가 식별로 가능하다고 하는데, 얼마나 섬세하고 정확하게 그려냈으면 그 정도의 식별이 가능할까..
숨은 꽃그림 찾기 퀴즈를 내봐도 좋을 듯 하다. 내 눈에는 단 몇 개밖에 보이질 않는데..꽃에 무지해서 더 눈에 안 들어오는 것 같다.

모네의 의붓딸 블랑슈는 모네에게 그림을 배우게 되면서 모네의 화풍을 이어받게 되는데, 모네도 이렇게 블랑슈가 예술가의 길을 걷기를 원했고 많은 격려를 하면서 의붓딸을 자랑스러워 했다고 한다. 모네가 죽은 후, 이 지베르니 정원은 블랑슈가 정원사 한 명만 데리고 헌신적으로 관리한 덕분에 현재 파리 근교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매력적인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친딸이라면 아버지의 예술적 기질을 물려받아서 그렇겠구나 하겠지만, 아무 피도 섞이지 않은 의붓딸이 이렇듯 예술적 자질이 있고 게다가 아버지의 화풍을 고스란히 이어갔다는 점에서 모네에게나, 블랑슈에게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1장 '봄이 온다' 에서는 수선화, 목련, 튤립, 제라늄, 철쭉, 라일락, 아네모네, 아이리스, 장미, 민들레 등이 소개된다.
2장 '여름휴가'에서는 백합, 양귀비, 접시꽃, 수국, 연꽃, 수련, 해바라기 등이 소개된다.
식물에 큰 관심이 없어서 꽃은 그저 바라만 보는 걸로 만족했지 계절별 피는 꽃이라던지, 꽃의 모양 등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한 상태라, 이 책을 통해 정말이지 신세계를 만난 듯하다. 덕분에 엄청난 종류의 꽃구경을 실컷 해보았다.
이 책이 더욱 좋았던 점은, 하나의 꽃에 대해서도 작가마다의 다양한 각도와 화법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가을,겨울편은 어떤 색의 표지와 그림으로 출간이 될지, 그리고 어떤 꽃들이 담겨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