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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불필요한 건 다 버리고 싶어하는 신랑과 쓸모가 있으니 보관하고 싶어하는 나.
매일은 아니지만 이런 문제로 가끔 실랑이를 벌이곤 하는데 그나마 최근 이사오면서 대부분의 짐을 정리하고 간소하고 심플한 공간이 마련되었다...고 나는 만족했지만 신랑 입장에서는 아직도 부족한가보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진심 찔리는 나. 구구절절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
사실 쇼핑을 좋아하지도 않고 충동구매 같은 건 잘 하지 않아, 같은 용도의 물건이 많다거나 물건에 치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문제는 기존물건에 대한 미련이 커서 잘 버리질 못한다는 점이다.
반 정도 읽고 마침 신발장에서 옛날 신발 몇 개가 눈에 띄었다. 언젠가 신겠지 했던 게 2년동안 계속 신발장에서 잠자고 있었던 듯.
고민하면 또 미룰까봐 당장 꺼내서 신랑한테 버린다고 하니 너무 좋아하는걸.
그런데 저자는 정리가 곧 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물론 버리는 것도 정리의 '일부'이긴 하지만, '비우기'라는 관점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잘 비우는 사람들이 절대 하지 않는 말은 바로 '언젠가' 라는 것.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에 대해 '망설임 없이 선택' 한다고 한다.

아이들과 신랑의 물건들로 가득찬 집 안에서 자신만의 유일한 공간은 '화장실' 인 전업주부, 이혼 후 혼자 사는 남성의 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깔끔하지만 이혼 전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집에 있는 시간이 불편했던 40대 남성, 자녀의 독립 후 여전히 남아있는 자녀의 방에 묶여 사는 50대 중반 여성, 남편을 떠나 보낸 후 8개월이 지났지만 큰 침대, 서재 등 여전히 남편과 생활했던 구조 그대로 살고 있는 60대 중반 여성...
한국 1세대 공간 정리 컨설턴트인 저자는 이같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진정한 정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해준다.
생각 외로, (집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편안해야 할 집에서 제대로 쉬지도, 앉지도 못하고 자신만의 공간조차 없이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공간에서 정리가 주는 위로와 휴식의 힘이 얼마나 큰지도 새삼 느끼게 된다.
' 원 씽 원 아웃 ' 규칙 요거 기억해둬야겠다.
새 물건이 하나 들어올 때마다 기존 물건 하나를 정리하는 방식인데, 나의 경우에는 가장 큰 짐인 책에서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한 권 들어올 때마다 책장책 가운데 한 권을 나눔, 기증 등의 방식으로 내보내기 !!!
정리는 수납이 아니라는 말도 인상깊다.
수납은 깔끔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문제해결은 안되고, 오히려 수납공간과 정리함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물건을 채우고 쌓아두게 된다고 한다.
또한, 수납은 가리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진짜 필요한 물건과 불필요한 물건의 구별이 힘든 채 계속 보관하는 습관이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도, 새 집에 이사오면서 현관 옆의 빈 공간에 큰 수납장을 두면 편하다는 주변사람들 말을 듣고 고민을 좀 하긴 했는데, 그 큰 수납장을 채울 만큼의 먹거리나 물건들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 이 부분이 많이 와 닿는다.
이 책을 읽었다고 단번 나 자신이 정리의 달인이 되는 건 아니지만,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고, 읽으면서 인생에 대한 생각도 잠시 하게 된다.
독립을 앞두고, 결혼을 앞두고, 자녀의 독립 후, 사별 후, 퇴직 후 등 인생의 큰 전환점에 있는 사람에게 특히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