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 않은 삶도 명작이 된다 - 이주헌 미술 에세이
이주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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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친절한 해설을 따라가며 명작을 만나보는 시간도 즐겁지만, 이번처럼 예술가의 삶을 다룬 책을 읽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독서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곰브리치의 말을 인용한 문구가 꽤나 인상적이다.

'약간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그림을 감상하지 않고, 그 그림에 대한 설명서를 기억해내는데 몰두한다고..어디선가 듣거나 읽은 내용을 떠올리며 유식한 척 아는 척 하고 바로 그 다음 그림으로 옮겨간다고 하는데, 이는 미술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미술의 역사는 곧 미술가의 역사라고 말한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예술가의 삶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화가 25명의 인생 가운데에는 모로, 부셰, 세잔과 같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인정받는 예술가의 삶을 살았던 사람도 있고, 실레, 와토처럼 갑작스런 병으로 요절한 예술가도 있는데, 자라온 환경이나 삶의 배경이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예전에 '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 라는 미술 에세이에서도 프란스 할스의 그림이 가장 맘에 들었었는데, 이번에 만난 그의 또 다른 그림 역시 생동감 넘치고, 다른 화가의 초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리얼한 표정, 미소가 보기좋다.







시민 사회가 일찍 발달된 네덜란드는 부유해진 시민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자유시장을 통해 화가들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할스는 전문 분야인 초상화에서 자신만의 강점인 인물의 표정 등의 순간 포착과 살아있는 듯한 생기있는 인물을 그림으로써, 이 분야에서 인정받게 되는데, 현대에까지 매우 혁신적인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퐁파두르 부인' 그림으로 너무도 유명한 프랑수아 부셰의 또 다른 그림을 보면서는 미소가 절로 난다.

신화 주제를 즐겨 그린 탓에 그의 작품에서는 육감적인 누드가 많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이런 통통하고 귀여운 누드가 한데 모인 그림을 어디서 또 만나볼 수 있을까 !!!!






이 책에 담긴 25명의 화가 가운데 에곤 실레, 카라바조 정도만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룬 평전을 접해 봤는데, 확실히 그런 책을 읽고 나면 그들의 작품 세계가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누구보다 < 마담 X > 로 유명한 존 싱어 사전트, 표지의 그림을 그린 제임스 휘슬러 의 생애를 다룬 책을 좀 더 읽어보고 싶어진다.

한동안 미술 에세이가 식상해져서 좀 멀리했었는데, 다시금 미술 에세이의 유혹에 빠질 듯한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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