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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오정화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40년이 담긴 책.
지브리 영화의 팬으로써 이 책의 출간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소중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지브리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정리된 책은 없었기에, 그리고 오직 한국어판을 위해 대폭 추가집필했다는 점에서 지브리의 영화 매니아라면 이 책은 필독서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맨 처음 시작은 <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 이다.
사실 이 작품은 지브리 설립 전에 제작되었지만, 큰 성공 이후 두 번째 작품 제작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 를 제작했던 스튜디오가 애니메이션 제작을 중단하는 바람에, 직접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탄생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에 거론되었던 이름은 '무사시노 공방' 이었다고 한다.
만약 이 이름으로 확정되었었다면, 물론 익숙해진다면 또 나름대로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과연 지금의 이름처럼 스튜디오 지브리가 탄생시켰던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분위기가 절로 녹아들 수 있었을까..
지브리(GHIBLI)는 사하라 사막에 부는 뜨거운 바람을 의미하는데, 이탈리어 발음으로는 '기브리' 이지만, 미야자키가 생각했던 발음 '지브리' 로 정해졌다고 한다.
< 이웃집 토토로 >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 하울의 움직이는 성 > 등등 어릴 때부터 봐왔던 추억의 애니들도 많지만, 그 중 성인이 되어서 만나봤던 < 벼랑 위의 포뇨 > 이야기가 특히 궁금했었다.
< 하울의 움직이는 성 > 개봉날, 사원 여행을 떠난 지브리가 머물렀던 곳이 벼랑 위의 민가였다고 한다.
그 곳이 너무 좋아서 다음 해에 2개월간 혼자 머물며 다른 기획을 준비하게 되는데, 그 기간에 그 바닷가 마을 집에서 수많은 책을 읽었고 그 중 ' 나쓰메 소세키 전집' 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특히, < 문 > 이라는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원래 기획하고자 했던 작품이 아닌, 바로 이 < 벼랑 위의 포뇨 > 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애니메이션이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과 연관이 있었다니..< 문 > 이라는 소설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 영화는 2D 애니메이션의 계승이라는 뜻깊은 작품이기도 한데,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느꼈겠지만 그림톤이 너무 예쁘고 정감있다. 확실히, 3D CG가 개입되지 않은 애니는 조금 투박하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나이도 이제 80 중반,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역사의 기록을 더 늦출 수 없었고 그래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브리 영화를 조금씩 챙겨볼 계획이었는데, 이 책에는 27편의 작품이 시대순으로 각 작품들의 탄생 과정,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소개되고 있어서, 지브리 영화를 뒤죽박죽 볼게 아니라 이왕이면 시대순으로 관람하면서 재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장의 나이가 새삼 더 안타깝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