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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술관에 갑니다 - 한이준 도슨트가 들려주는 화가 11인의 삶과 예술
한이준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언제부터 미술에세이가 좋아졌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워낙 자서전이나 한사람의 일대기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대부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작품에도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된 것 같다.
그렇게 해서 한두 권씩 읽기 시작한 미술에세이가 지금은 책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끊임없이 새로운 책의 내용이 궁금하다.
이번에 만나본 책은 우리가 잘 아는 화가 11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이라 소설 읽듯이 책장이 슥슥 잘도 넘어간다.
미술과 사랑에 빠진 11년차 도슨트가 들려주는 이들의 삶을 읽는 그 시간은 마치 내가 미술관에서 직접 해설을 듣는 것처럼 생생하고 친근하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예술가의 삶이 불행하기 그지없기에, 신체적인 불구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로트렉의 일생을 너무도 불행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 한데, 이 책에서는 특히나 로트렉의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유전병으로 인해 난쟁이 형상의 장애를 입고 살아가야 했던 로트렉. 만약 그가 정상적으로 자랐다면 귀족의 영예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았을까?영화 < 미드나잇 인 파리 > 에서 로트렉이 잠깐 스쳐지나갔다고 하는데, 왜 난 못 봤지?? 이 찰나의 장면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어지는 영화이다.
황금의 화가로만 알려졌던 클림트에게 이런 분위기의 작품도 있었구나.그래도 역시 클림트답게 호수의 분위기마저 왠지 화려하게 느껴지는 건 클림트라는 이름에 대한 나만의 선입견일까..
프리다 칼로만큼 신체적으로 엄청난 고난을 겪은 예술가는 실로 드물것 같다.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는 불편한데다, 18살 때 당한 끔찍한 교통사고로, 전철의 강철봉은 그녀의 옆구리를 뜷고 척추,골반을 관통해 허벅지로 빠져나오고 40대에는 몇번의 척추수술과 다리 절단까지..
여기에 디에고 리베라와의 결혼 이후 겪게 되는 정신적인 고통까지 정말 왠만한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모네, 피카소, 마네, 엔디 워홀, 고흐, 베르트 모리조, 뭉크의 이야기가 작품해설과 함께 너무도 읽기 쉽게 쓰여져 있다.
미술이 어려워서 섣불리 읽기를 주저한다면 나처럼 미술가의 삶에서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한사람의 이야기로 채워진 분량이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대표적인 화가의 삶을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으로 접근하면 아주 좋을 듯..
이 책 특히 강력추천하다.
여담이지만, 요즘은 어디서나 오디오 가이드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 해외에서 영어 해설을 한국어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현직 도슨트랑 마주하며 듣는 작품관람이 최고인 듯 싶다.
적어도 예술과 관련된 분야만큼은 AI 보다 인간의 무한한 능력이 더 인정되는 미래가 되었음 하는 바램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갖게 된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