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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 - 벗겼다, 세상이 감춰온 비극의 순간들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평점 :
' 벌거벗은 세계사 시리즈'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읽어본 건 이번이 첨인데 결론적으로는 나머지 전쟁,사건,인물,경제편도 다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대만족이다. tvN 최고 화제 교양 프로그램인 이유가 다 있었구나.
일단 세계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스토리텔링 식으로 전개되어져 있어서 친근함마저 든다. 내용은..음..잔혹사편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끔찍하고 비극적인 흑역사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재밌으면서도 내리 읽기에는 좀 힘들었다.
집단광기의 마녀사냥, 미국서부 개척사에 뒤따른 인디언들의 피해, 다이아몬드 채취를 위한 대살육, 흑역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홀로코스트, 킬링필드, 체르노빌 원전폭발 등등 세계사를 장식할 비극의 순간들을 담고 있는데 이 중 가장 인상적인 챕터는 '마녀사냥'과 '블러드 다이아몬드'이다.
2000년 3월, 교황청은 바티칸에서 열린 참회 미사에서 과거의 마녀사냥이 교회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마녀사냥의 배경과 과정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한마디로 사람들이 집단으로 미쳤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상대방의 악의에 의한 터무니없는 고발이나 어린아이들이 상상으로 지어낸 이야기로 그대로 마녀로 지목되고 끔찍한 고문 후에는 산 채로 화형당했던 말도 안되는 상황. 거의 200여년 동안 이어져온 마녀사냥. 이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음을 정말 감사하면서 읽었다.
최상급 다이아몬드가 매장된 아프리카의 나라가 세계 최빈국이라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영국의 식민지 시대에는 영국에서, 독점권을 따낸 대기업에서 그리고 부패한 정권까지 서로 이득을 챙기느라 혈안이었다. 여기에 더해 다이아몬트 쟁취를 위한 끊임없는 내전으로 죄없는 국민들은 엄청난 희생을 치르게 된다. 2000년이 지나서야 국제사회에 이러한 비극이 알려지게 되면서 다이아몬트 쟁탈전은 일단락되면서 초토화되었던 나라는 조금씩 복구가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정상적인 한 나라가 되기에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인간의 탐욕과 잔인함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의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들이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을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참 아프지만, 그래서 몰랐던 흑역사를 알아가는 이 시간들이 더더욱 소중하다.
세계사를 어려워하는 성인이나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추천해주고픈 시리즈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