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 인류의 진화를 이끈 미식의 과학
롭 던.모니카 산체스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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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출판사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책 소개만 보고 참 재미있겠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기대 이상으로 깊이 있으면서도 난해하지 않아 굉장히 즐거운 독서시간이 되었다.

 

인간의 3대 욕구 가운데 하나인 식욕. 더불어 이왕이면 맛있는 것을 먹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이 진화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책 속에 펼쳐지는데, '먹는다' 라는 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방향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생존을 위한 먹거리보다 맛있고 즐거움을 위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인간의 본능으로 인해 도구의 출현이라는 진화로 발전하게 되었고, 치즈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유럽의 수도승들이 왜 굳이 복잡한 방법을 통해 숙성치즈를 만들었는지, 향미를 추구하는 본능이 향신료 사용과 발효음식에 어떤 식으로 이어져갔는지 등의 이야기 가운데 특히 흥미로웠던 내용을 꼽자면 아래 두 가지이다.

 

단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되었다고 알고 있었던 메머드는 기원전 2000년까지 인간이 살지 않던 섬에서 기후변화에도 잘 버티며 살아남았지만, 인간이 이 섬에 발을 들이면서 아마도 메머드의 고기가 너무 맛있었던 탓에 소비가 너무 많았던 것 !!! 이들의 멸종의 원인은 이렇듯 어느 정도 인류의 미식도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뉴질랜드의 거대한 모아새 11종이나 도도새 등도 인류가 맛있는 종을 먹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먹는 행위가 오로지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닌 맛의 쾌락을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발전해 가면서 인류의 생태계도 바꿔놓은 셈이다.

 

송로버섯을 채취하는데 있어서 가장 유용하게 이용되는 동물은 바로 돼지와 개인데 이 둘의 차이점이 굉장히 재미있다.

돼지는 선천적으로 송로버섯에 끌리게 되어 있고, 개는 학습의 결과라고 한다.

즉, 송로버섯 향에 대해 돼지는 유전적으로 부호화되어 있어 세상 냄새를 잘 모르는 아주 어린 새끼돼지의 경우에도 이 향에 끌리는 반면, 개는 이 향을 맡을 수는 있지만 굳이 찾아 먹지는 않는다. 다만 송로버섯을 찾은 후 간식을 주는 등의 학습을 통해 송로버섯을 찾고자 하는 것일 뿐. 따라서 인간의 입장에서는 송로버섯을 찾은 후 먹으려고 애쓰는 돼지보다야 개가 훨씬 더 유용한 셈이다.

앞으로 송로버섯이라는 단어만 보면 이 돼지와 개의 비교가 자연히 떠오를 듯 하다.

 

지금까지 미식에 대한 책은 참 많이 읽어봤지만 이렇게 인류의 본성을 진화와 연관해서 설명한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맛있는 것. 향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미식본능이 사실은 인류의 조상 때부터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이 참 흥미롭기만 하다.

깊이있고 재미있는 자연과학 !!! 인류의 미식에 대한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 까치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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