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민 투 드라이브 - 스스로 결정하기로 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성장 에세이
마날 알샤리프 지음, 김희숙 옮김 / 혜윰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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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여성의 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

이 나라에서 몇년 전부터 조금씩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 책은 그 변화의 중심에 선 한 여성인권운동가 '마날 알 샬리프'의 성장에세이이자 회고록이다.

가끔씩 뉴스나 신문 등에서 그리고 최근 읽었던 책에서도 이 나라의 성차별에 대해 접한 적이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차별'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성 후견인의 승인이 없으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거의 모든 기본적인 사회활동조차 전혀 할 수 없고, 외출시에도 남성 후견인의 동행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자 혼자 집에 있는 경우, 병원에 갈 차를 탈 수가 없어 죽는 경우도 많다. 학교나 집에 불이 나도 남성 소방관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 그대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가 성인이 되어 사우디에서 내노라 하는 회사에서 근무할 때조차도, 여직원은 회사통근버스를 탈 수도 없고, 사내교육에도 참여할 수 없다. 


저자는 무척 빈곤한 환경에서 자랐는데, 대부분의 사우디의 부모나 선생님, 남편들이 그렇듯이 엄청난 폭행과 매질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교육관에서만큼은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던 엄마 덕분에 언니와 저자 모두 최고의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결혼도 학업이 끝날때까지 안해도 되는 특권 아닌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그 당시, 사우디 여성의 결혼관습이나 나이를 감안할 때) 

엄마의 적극적인 지지가 지금의 저자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저자도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 가족과 자신의 삶을 매우 힘들게 했지만 그 당시에는 그것이 옳은 것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911 테러를 계기로 자신이 절대적으로 믿어왔던 이슬람 종교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고, 입사 이후 미국생활 당시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자신의 종교와 나라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맞게 된다.


여성운전을 금지하는 나라 !! 

그러나, 이러한 사회 전반적으로 암암리에 여성운전을 금기시하는 분위기에서, 여성운전을 금지하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스스로 운전하고 그 모습을 유투브에 업로드 시킴으로써, 엄청난 지지와 비난, 협박을 받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비밀경찰에 의해, 영장도 재판도 없이 구치소에 수감하기에 이른다.


이 책은 이렇듯, 저자의 어린 시절의 회상부터, 대학, 입사 그리고 구치소 수감과, 사회에 복귀한 뒤 세계 여러나라에서 여성인권운동가로서 매우 큰 주목과 지지를 받게 되면서 경험하게 되는 대외적인 활동까지.. 어찌보면 사우디의 민낯을 샅샅이 드러내고 있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 굉장한 몰입감과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음을 너무도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기도 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여성운전을 허용하는 법을 만드는 등 여권신장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다소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앞으로 사우디의 모습도 조금씩 변해가리라 생각된다. 

이 한 권의 책이 이슬람 여성들의 인권이 조금이라도 보호받을 수 있는데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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