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 하 미소년 시리즈 (미야베 월드)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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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원제는 '히구라시' 입니다. 옮긴이 후기를 보니 몇 가지의 다른 뜻이 있는 단어라네요.

쓰르라미 울적에의 그 '쓰르라미' 를 말하기도 하고 '하루 종일' 이란 뜻도 있구요.(또 다른 뜻도

있다는데 그건 상관없을 거 같아요) 그 중의적인 뜻을 살리기 위해서 번역본 제목을 <하루살이>

로 정했다고 합니다. 다 읽고 나니 제목 참 잘 지었고 번역본 제목도 참 잘 정했다는 생각입니다.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내가 살기 위해 매일 매일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들.. 자기랑 별상관없는

람들을 못 도와줘서 안달인 사람들.. 남 등쳐 먹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 묵묵히 사는 사람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이 소설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 모습입니다.

 

기둥 줄거리는 한 여인이 살해당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내용입니다.

이 여인과 이렇게 저렇게 얽히고설킨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요. 숨기고 있던 비밀도 아주 많구요.

사건의 이면에는 (어쩌면 당연하게)인간의 욕심, 질투, 집착, 애증, 증오, 어두운 그늘이 있어요.

그리고 그 모든 이면의 이면에는 안타까운 심정과 애틋한 사랑과 서글픈 심정이 깃들어 있구요.

또 그리고.. 그 이면의 가장 깊은 곳에는 미미 여사 특유의 시선이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책 소개엔 연작 단편으로 진행되다 갑자기 장편으로 바뀌는 내용이라고 나와 있는데.. 맞습니다.

맞지만.. 실상은 상당히 긴 장편 소설 속에 단편 몇 편을 끼워 넣었다는 게 좀 더 어울리겠네요.

 

전작인 <얼간이>와 아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지만 그 책을 안 읽었어도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그래도 많은 등장인물이 겹치기 출연을 하고 주요 사건도 미묘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이왕이면

<얼간이>로 시작해서 <하루살이>까지 논스톱으로 달리는 게 몇 배는 더 나을거라 생각되네요.

 

일명 미야베 월드 제2막을 꺼리는 독자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시대 소설이라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막상 읽다 보면 시대물이니 역사물이니 하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을

거에요. 초반에는 시대 배경에 따라다니는 말투나 호칭, 직업, 풍속들이 조금 낯설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낯섦은 어느새 (여사의)익숙함으로 바뀔거에요. 본질은 역시 '사람 사는 이야기' 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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