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타이거 마스크라는 마술사가 동종업계의 사업상 비밀을 몽땅 까발린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최모모 마술사가 비슷한 까발리기를 한 적이 있었죠. 잘했다. 잘못했다는 내가 언급할꺼리는 아닌 거 같고, 시청자로서는 흥미로웠지만 동종업계 종사자들은 분노아닌 분노를 했을테죠. 전혀 상관없는 사람도 아니고 같은 일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자기들 밥줄을 공개해버렸으니까요. 이 책도 위의 경우와 비슷한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면서... 어찌보면 더합니다. 까발리기에다 영화 <못 말리는...> 시리즈, <무서운 영화> 시리즈처럼 거침없는 패러디까지 섞었으니까요... 한국에서 출간된 일본 미스터리 소설 중에 <용의자 X의 헌신>이 무지 많이 팔렸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일본에서의 출간 시기와는 관계없이 매년 꾸준하게 번역되는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이죠. 한, 일 양국에서 초 히트 인기 작가인 그가 대체 왜 이런 배신자(?) 소리를 들을만한 책을 썼을까요?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딱히 할말없는 내용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이 책 안에서 히가시노는 자신을 포함한 작가들만 씹어댄게 아닙니다. 심지어 독자들까지 씹어대더군요. 그렇다고 기분나쁜 내용은 아닙니다. 작가들은 이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쓰는데 독자들은 그걸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정도? 트릭이 있는 추리 소설을 소개할때 '이 책은 어떤 종류의 트릭을 사용했더라~' 말하는 것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이상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만... 흔히 말하는 본격 추리소설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트릭과 명탐정이 등장하는 탐정 소설의 헛점과 맹점, 약속(?) 등, 까발릴 수 있는건 다 까발리고 씹을 수 있는건 몽땅 씹어댑니다. 아니... 비웃어 줍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명탐정(본격 추리소설)의 규칙은 무엇입니까? 볼품없는 외모? 촌스러운 대사빨? 두 명 이상이 죽기 전에는 누가 범인인지 아무도 모른다? 범인을 지목할 때는 꼭 모두 불러 모아서? 연쇄 살인일 경우엔 모두 다른 트릭으로? 엑스트라들의 적절한 리액션? 결말은 무조건 깜딱 반전? 뭐... 딱히 이거다! 하고 정해진 규칙은 없겠지만 작가와 독자들 사이에는 암묵적인 약속이 존재하죠.이걸 명탐정의 규칙이라고 하는 걸 테고요. 그래서 그 약속을 어긴 몇몇 작품이 사기(?)나 반칙 아니냐는 말까지 듣는 거겠죠.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그 작품을 꼽을 수 있겠고... 우타노 쇼고의 그 작품도 말도 안되는 어거지(트릭)라고 말하는 독자들이 많구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책에서 탐정 소설의 끝판대장(?)을 등장 시킵니다. 이게 뭔 뻘잡소리냐구요? 탐정 소설에서 절대 써서는 안되는 트릭을 마구마구 써먹습니다. 물론 패러디와 자학용으로 말이죠. 어떤 트릭이길래 끝판이니 자학이니 하는게냐... 여기선 말 안 할래요. 내 리뷰는 막장은 아니거든요. 이 소설이 막장인데 막장이 아니고, 소설인데 소설이 아닌 이유를 알 수있는 본문 중... 하이테크 기계를 사용하는 복잡한 트릭의 경우 감동이나 충격은 오히려 줄어들지 않을까요?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내는 트릭이야말로 우리 탐정들의 입장에서는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고 보람도 크지요 명탐정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장면따위는 앞으로 점점 줄어들거에요 우리같은 작가들은 소설의 재미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