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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분위기의 표지에 더 기묘한 분위기의 내용...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오타 다다시'의 본격 기담 연작 단편집입니다. 마치 일본 TV드라마를 쭉 이어서 보는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기담이라고 해서 완전 오싹하고 무섭고 잔인하고...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설정도 그렇고 전개도 그렇고 약간 신기한 경험담을 듣고 들려주는 분위기입니다. 모두 일곱 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됐으며 모든 이야기는 마지막을 위해 중요한 역활을 합니다.
기담을 구합니다!
직접 겪은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분에게
상당액의 보수를 드립니다.
다만 심사를 통과할 경우에 해당합니다.
신문에 난 위의 문구와 같은 광고를 보고 신기한 이야기를 경험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들려줄) 사람을 찾아갑니다. 그들이 찾아간 곳은 기담을 들려주기에 걸맞은 곳입니다.
[strawberry hill] 이라는 이름의 술집을 찾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건 '에비스 하지메' 라는 이름의 다소 현실성을 벗어나 있는거 같은 외모의 한 남자와 그의 조수로 보이는 '히사카' 란 이름의 성별조차 구분하기 힘들고 에비스 이상으로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입니다.
이야기의 진행은 모든 단편이 비슷합니다. 이야기를 들려줄 인물에 대한 설명이 잠시 나온 후 그 인물이 어렵사리 술집을 찾고, 에비스와 히사카의 묘사와 소개, 본격적인 기담을 들려주고 이야기를 끝낸 후 에비스의 감탄, 뒤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히사카의 홈즈 뺨치는 반박 추리~
묘사가 잔인하고 표현 수위가 높은 책도 문제없이 보는 타입이라 조금 심심한 느낌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묘사와 표현 수위가 아니라... 제목과 분위기 자체는 본격 기담 스타일인데 오히려 내용은 일상 추리에 가까운 내용이라는겁니다. (홍보의 방향이 조금 어긋났단 생각도...)
또 다른 단점은 두 번째 이야기부터는 그 전개 방식을 누구나 알 수 있게끔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쓸데없는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고 조금은 지루하다고까지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특집 드라마 형식이라면 그 방식이 당연히 이해가 가지만 이건 책입니다. 각 단편이 비교적 짧은 편인데 이 방식때문에 더 짧게 느껴지니 이건 틀림없이 단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괜찮은 내용이며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술술 넘어가는 내용에 흥미를 끄는 기담(비슷한 이야기)... 그 기담보다 더 진짜 중요한 내용인 히사카의 놀라운 통찰력과 헛점을 파고드는 냉철한 추리, 중심에 버티고 있는 에비스의 존재감, 특히나 앞서의 여섯 가지 이야기를 모두 활용하여 새로운 한 편의 이야기(이건 기담)를 만든 마지막 단편은 위의 모든 단점을 별 신경 안 쓰게 느낄정도로 마음에 들더군요.
아찔한 충격을 주는 공포 분위기의 기담이 아니라 아기자기(?)하고 듣는(읽는) 재미가 있고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묘한 느낌의 책~ 이 작가의 이름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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