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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살인법
질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바벨의도서관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사랑받는 사람보다
무서운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안전하다. - 마키아벨리-
이름이 참 멋진 바벨의 도서관이 낸 첫 소설이자 질리언 플린의 데뷔작입니다.
그동안 많이 봤던 사건 위주의 템포가 빠르고, 뛰고 달리며, 통쾌하고 시원한 액션을 가미한 남성 중심적인 스릴러 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면을 보여주네요. 확실히 여성 작가라 그런지 여성들의 심리묘사에 섬세함이 느껴집니다. 이 책에도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것도 어린 소녀들만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
'카밀 프리커'는 서른 살이고 시카고의 작은 신문사 사건담당 기자입니다. 그녀는 미주리 주의 작은 마을 윈드 갭(카밀의 고향)에서 일어난 여자아이 연쇄 살인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갑니다. 카밀은 살인사건을 취재하는 동시에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에도 접근해 가려는데, 고향은 그녀를 반겨주지 않습니다.
내용은 연쇄 살인사건의 배경과 카밀의 과거, 그녀의 은밀한 가족사, 윈드 갭 마을 전체에 대해 아주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탄탄한 구성으로 진행됩니다. 카밀의 숨겨진(숨기고 싶은)과거가 천천히,조금씩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전체 이야기의 중심은 그녀의 이복 여동생과 그녀의 어머니에게로 넘어갑니다.
사실 사건과 수사, 그러니까 스릴러 소설 본연의 전개와는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읽기 전에 <산 자의 땅>과 비슷한 스타일(심리 서스펜스)이겠거니 예상했는데 그 책과도 많이 다르네요. 일단 그 묘사가 무척 섬세하면서 비유,은유적입니다.
그리고... 직설적이고 도발적입니다. 그러면서 진실을 향해 서서히 다가가는...
좀 곤란했던게... 취향 탓도 있을테고 남자인 탓도 있을테지만 대부분 여자인 주요인물들(나이 때도 다양한)의 심리에 공감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내용은 읽는내내 몰입해서 빠져들긴 했는데 지극히 여성적인 심리변화에는 감정이입이 안돼 고개를 갸우뚱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사건 그 자체보다는, 그 뒤에 감춰진 진실을 감추는 이들. 진실때문에 아픈 이들.
상처 주고, 상처 받고,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아픔을 주고 아픔을 받는 이들. 아파야 비로서 행복할 수 있는 아픈 이들의 아픔을 알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