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은 위험 Medusa Collection 6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지음, 이진 옮김 / 시작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거의 모든 분야의 장르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유독 재미를 덜 느끼고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분야가 고전 추리분야다. 물론 잘 쓰여진건 확실하고  

수십 년이 넘게 전 세계의 팬들에게 사랑받을만한 이유가 있구나~ 하고 납득은  

하면서도 뭔가 좀 아쉽다고나 할까... 뭐, 개인의 취향 탓 일 수도 있겠고  

스피드있고 재미에 더 중점을 두고 인물들과 배경에 더 익숙한 현대 추리 미스터리  

소설에 많이 길들여진 탓도 있을거 같다. (고전을 억지로 안 보는건 아니다)

<녹색은 위험>도 처음에 집어들었을때 그 거부감을 떨쳐내기 어려운 소설이었다.  

오죽했으면 "에잉! 나중에 읽을 책이 한 권도 없으면 그때 읽어보자꾸나~" 하고  

오자마자 책장속으로... (여러분~ 이런 짓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그래도... 읽었으니까, 그것도, 걱정과는 다르게 재미나게 읽었으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거 아닌가~ 라고 변명해본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포탄으로 정신차리기도 어려운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어느 외곽 마을 야전병원으로 우편집배원이 일곱 통의 편지를 배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편지의 주인공들은 야전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여섯 명~

 

사실, 이 소설은 본격 추리다. 그럼에도 다른 본격 소설과는 미묘하게 다른 점이  

많이 보인다. 섬이라든가 대저택, 휴양지같은 본격 추리물의 무대 설정상 거의  

빠지지 않는 클로즈드 서클을 작가는 전혀 다른 무대 설정(병원 안)으로  

자연스럽게 등장인물들이 고립된 형태가 되게 하면서 피해자도 범인도 한정된  

범위안에서 나오게끔 만들고 동시에 다른 본격 소설과는 다른 맛까지 보여준다.  

결국<녹색은 위험>은 본격 메디컬 미스터리 추리물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알아보니까 이 작품은 일명 커크릴 경감 시리즈란다. 그가 등장하는 책은  

모두 일곱 권이고 그중에 두 번째 작품이자 시리즈 중 최고작이라 평가받는  

작품이 이 <녹색은 위험> (마음에 들었으니까 알아봤지 재미없었으면 관심 뚝) 

그래서 좀 더 알아봤다. 영국 출신 유명 작가라면 크리스티여사나 코난 도일경 등 

몇몇 작가가 있는데 브랜드여사도 그 중 한 분이다. 영국을 중심으로 이런 엄청난  

작가들이 1차 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 활동했던 시기를 추리소설 팬들은  

골든에이지 시대라 부른다.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아는 셜록 홈즈, 미스 마플, 포와로,  

모스경감, 괴도 루팡 등이 저 황금시대를 빛나게 했던 소설속의 영웅들인 것이다.

그리고 현대까지 이어지는 추리소설의 모태를 만들고 그 형식을 완성한게 당시  

활발히 활동했던 작가들이다.

 
사실, 다양한 종류의 고전 추리를 읽지 않아서 다른 고전 작품과의 비교는 좀 힘들다. 

브랜드여사가 직접 한 말 중에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오직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고 그 이상의 어떠한 숭고한 목적도 없다"  브랜드여사는  

<녹색은 위험>을 본 독자에게 저 말이 결코 거짓말이 아니란걸 보여준다.

작가가 되기 전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겪은 경험이 작품속의 여러 인물들의  

세세한 모습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 작품의 트릭이나 반전 등은 요즈음 나오는  

본격 추리 소설에 길들여진 독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처음에도 말했다시피 고전 추리에 약간 거부감이 있는 나에게도  

충분히 흥미로웠고 재미또한 만족스러웠다.

아마 고전 추리 소설을 사랑하는 팬들은 이 작품을 번역본으로 볼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

고전 추리를 꾸준히 봐왔던 팬들은 또 한 권의 걸출한 고전 추리를 읽는다  

생각하시고, 복잡하면서 큰 스케일에 등장인물도 많이 나오는 현대 본격 추리에   

약간 질린 독자들은 전혀 복잡하지 않으면서 이해하지도 못하는 반전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꽉 차게 짜여진 알찬 구성에 등장 인물들의 진지하면서  

유머스러우면서 다소 냉소적인 대사속에서 자신도 같이 트릭을 풀고 추리하는  

맛을 느껴보기 바란다. 



옷이나 핸드백, 시계에만 명품 브랜드가 있는게 아니다. 추리 소설에도  

엄연히, 그리고 당연히 명품이 존재한다.

작가 이름부터가 크리스티아나 "명품" 브랜드 아닌가..... (죄송...)

 
위에 글은 농담이지만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여사의 <녹색은 위험>이  

명품 소설인건 분명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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