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인간에게 천부적으로 주어진 충만하고 절대적인 자유,
그가 모스크바를 떠나 첫 번째 휴식지에서 난생처음으로 자각한 자유가 회복기 동안 피에르의 영혼을 가득 채웠다.


35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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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간, 직감이랄까,
이 청년의 내면에서 어떤 혼란스러운 갈등이
요동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갈등이 어느 정도 깊은 생각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막연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나도 알 수 없었지만,

혼란과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어딘지도 모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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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좇는 인간은 구제할 방법이 없다.
그는 천국에서 추방당하면
지옥에서 새로운 이상을 찾아내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환멸을 안겨 주면,
방금 전까지 열렬한 헌신으로 품고 있던
희망을 내동댕이치고
곧바로 이 새로운 고통을 품에 안는다!

그의 이 같은 특징은 인간의 본성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성질이다.

이 난해한 성질 때문에 그는 늘 비극을 자초하고
나중에는 스스로 비극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50쪽

<불평등한 계급이 인간의 초월적 의미를 만들었다>


인간을 향상시킨 것은 지금까지 귀족 사회의 몫이었다. 귀족들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서열이 있음을 믿었고, 그 믿음의 결과가 노예제도였다.

오랜 역사를 통해 지속된 인간의 계급화가 마침내 혈액으로 침투되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인성에 맞는 신분이 아닌 신분에 맞는 인성이 주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계급 덕분에 많은 인간들이 자신의 실체를 좀 더 확실하게 깨닫을 수 있었다. 그들은 계끕을 뛰어넘으려고 시도했고, 그 와중에 계급에 맞게 할당된 이 부조리한 인간성을 극보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만약 인간이 계급화되지 않았더라면 인간의 역사는 무의미해졌을 확률이 높다. 평등은 인간을 나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계급이라는 사회적 신분이 인간을 억압할수록 그들은 계급이 귀속할 수 없는 초월적인 의미들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인간은 오늘날과 같이 향상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 선악의 저편

154쪽

<세 가지 학문>


최근 수 세기 동안 인간은 학문에 열괄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사람들은 학문과 함께, 아니 학문에 의해 *신의 지혜를 이해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것은 위대한 영국인, 즉 뉴턴이 학문에 인생을 바친 주된 원인이었다.

두 번째 이유로 사람들은 학문이 인간의 인식을 *절대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려 주기를 고대했다. *도덕과 지식과 행복의 결합이 신의 삼위일체를 대신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것은 위대한 프랑스 인, 즉 볼테르가 학문에 인생을 바친 주된 원인이었다.

세 번째 이유로 사람들은 학문이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를 요구했다. 다만 해롭지 않은 것, 공평한 것, 진실한 것, 인간과 전혀 상관없는 것에 집착하기를 바랐다. 이것은 인식자로서 자신이 바로 신이라고 착각한 스피노자가 학문에 인생을 바친 주된 원인이었다.

이 세 가지 착가에 의해 학문이 발달할 수 있었다.

/ 즐거운 학문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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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온도>
/ 아이에게 부끄러워할 일


어린아이가 울고 웃는 것은 타고난 천성이다.
어찌 인위적으로 한 것이겠는가!

어른들은 기쁘고 노여운 감정을 거짓으로 꾸민다.

어린아이에게 부끄러워할 일이다.

<이목구심서 3>


159쪽

망령된 사람과 더불어
시비나 진위나 선악을 분별하느니

차라리 얼음물 한 사발을 마시는 것이 낫다.


151쪽

<이기는 것을 좋아하면 천적을 만난다>


편의에 안주하는 사람은 큰 고비를 만나면 어찌할 줄 모른다. 자신이 해오던 대로만 하는 사람은 큰 기회가 와도 붙들지 못한다.

임시방편으로 그때그때를 넘기는 사람은 큰 근심거리를 만나게 마련이다. 남에게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큰 적수를 만나게 된다. 일의 형세가 그렇다.


145쪽

<세상을 거역하는 사람>


동박삭은 세상을 조롱한 사람이다. 
영균(靈均, 굴원의 자)은 세상에 분개한 사람이다. 그들의 고심(苦心)은 모두 눈물겹다고 하겠다.


『선귤당능소>



/ 세상을 조롱하거나 세상에 분개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만약 진정 세상을 바꾸려고 고심한다면 마땅히 세상의 반도(奴族)가 되어야 한다. 

성리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성리학의 반도가 되어야 한다. 교산 허균이 그러했고, 이탁오가 그러했고, 루쉬(魯迅)이 또한 그러했다. 

신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신학의 반도가 되어야 한다. 스피노자(Beruch de Spinoza)가 그러했고, 루소가 그러했고, 포이에드바하(Ludwig Feuerbach)가 또한 그러했다. 

자본주의가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자본주의의 반도가 되어야 한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그러했고, 안토니오 그람시가 그러했고, 체 게바라가 또한 그러했다.


143쪽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즐겁다>


아무 일이 없을 때에도 지극한 즐거움이 있다. 다만 사라드 스스로 알지 못할 뿐이다. 훗날 반드시 문득 깨치는 날이 이다면, 바로 근심하고 걱정하는 때일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어느 관청의 수령이 평온하고 조용한 성품을 갖춰서 이렇다 할 일을 하지 않아 백성들에게 베푼 혜택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그 후임으로 온 수령이 몹시 사납고 잔혹했다. 

그때서야 백성 들은 비로소 예전 수령을 한없이 생각하며 그리워했다.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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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18세기의 수많은 해적들은 서구 세계가 급격하게 해상 팽창을 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러다가 **제국주의 시대인 19세기 후반에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이 다시금 해외 패창과 식민 지배에 총력을 기울이게 되었을 때 이전 시대의 해적 현상을 새삼 주목하게 된 것이다.

보물섬은 말하자면 2차 해외 팽창 시대를 맞이하여 1차 해외 팽창 시대를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진술에 해당한다.

소년과 해적 양편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은 **‘국가‘이다. 즉, 국가의 편에 서서 해외로 나가 폭력을 휘두르면 해군이나 사업가가 되고, 국가의 명령을 위반하면서 해외로 나가면 해적이 된다. 그 밖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에서 이를 잘 표현하는 구절을 찾을 수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사로잡힌 해적에게 왜 바다를 어지럽히면서 도둑질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해적은 오만불손한 태도로 이렇게 대답했다.

"**세계 각지에 출몰하는 당신과 다를 바 없소이다. 다만 나는 작은 배를 타니까 해적이라 불리는 것이고, 당신은 막강한 해군을 가지고 있으니 황제라 불릴 뿐이요."

보물섬에서 설파하는 *도덕률이 *모호한 까닭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일반 선원은 공장제가 일반화되기 이전 시대에 이미 존재했던 최초의 프롤레타리아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지극히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된 육체적 노동을 해야 했으며, 간부 선원들의 심한 압제에 시달려야 했다.

(..) 이런 점에서는 일반 선원들과 해적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으며, 양자 모두 알 수 없는 내일을 기약하기보다는 오늘을 즐기는 것을 택했다.

일반 선원과 해적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모두 산업화 시대 노동자들처럼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지주 일행은 해적들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럼주를 든다. 해적들은 기회가 닿는 대로 술을 마셔서 결국 자멸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 **배에는 죄악과 재물을 가득 싣고서 말이다.

근대 초기에 영국은 ‘해적 국가‘로 출발했던 것이다.


1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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