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거역하는 사람>
동박삭은 세상을 조롱한 사람이다.
영균(靈均, 굴원의 자)은 세상에 분개한 사람이다. 그들의 고심(苦心)은 모두 눈물겹다고 하겠다.
『선귤당능소>
/ 세상을 조롱하거나 세상에 분개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만약 진정 세상을 바꾸려고 고심한다면 마땅히 세상의 반도(奴族)가 되어야 한다.
성리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성리학의 반도가 되어야 한다. 교산 허균이 그러했고, 이탁오가 그러했고, 루쉬(魯迅)이 또한 그러했다.
신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신학의 반도가 되어야 한다. 스피노자(Beruch de Spinoza)가 그러했고, 루소가 그러했고, 포이에드바하(Ludwig Feuerbach)가 또한 그러했다.
자본주의가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자본주의의 반도가 되어야 한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그러했고, 안토니오 그람시가 그러했고, 체 게바라가 또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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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즐겁다>
아무 일이 없을 때에도 지극한 즐거움이 있다. 다만 사라드 스스로 알지 못할 뿐이다. 훗날 반드시 문득 깨치는 날이 이다면, 바로 근심하고 걱정하는 때일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어느 관청의 수령이 평온하고 조용한 성품을 갖춰서 이렇다 할 일을 하지 않아 백성들에게 베푼 혜택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그 후임으로 온 수령이 몹시 사납고 잔혹했다.
그때서야 백성 들은 비로소 예전 수령을 한없이 생각하며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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