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식물학 잡학사전
다나카 오사무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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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외한도 단숨에 생활 속 식물학자로 만들어준다는 [똑똑한 식물학 잡학사전]은 식물의 전 생애에 걸친 여러 정보를 알려주는 제목 그대로의 잡학사전이다.
지금은 중고등학교의 과학 교과과정이 물리,화학, 인간의 유전과 호르몬 및 물질대사 과정들 그리고 천체 위주로 구성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에는 과학 교과서에선 물고기나 닭의 해부도가 있었고 식물의 수정과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현재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내가 대학교 1,2학년때 배웠던 내용들이 많이 눈에 뛴다. (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가 고등학교 물리교과서에 실린 걸 처음 봤을 때의 가벼운 충격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특수 상대성이론을 매우 단순화시켜서 문제를 만들어낸 교수님들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교과서를 만드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바뀌었거나 학생들이 더 학구적이 된 것이 아니라 과학의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고 대학에서 새로운 과학을 배우고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변화인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많은 내용은 90년대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에겐 익숙하고 어디서 본듯한 내용들이 많겠지만 90년대 이후 태어난 사람들에겐 새로운 내용들일 것이다.

가장 먼저 쌍떡잎과 외떡잎 식물의 차이를 보여준 책은 식물세포에 대한 설명한다.
식물의 잎 속에 엽록소라 불리는 클로로필이 있고 빛을 반사하고 흡수하는 과정에서 녹색으로 보이게 되는 과정 역시 군더더기 없이 설명한다.


이 책에서 재밌다고 느낀 건 에틸렌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물은 답을 알고있다]는 사기이며 식물에게 욕을 하건 칭찬을 하건 의미없다는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다니는데 이 책에서도 그 내용이 언급되기 때문이다.
-식물은 접촉 자극을 느끼면 몸에서 에딜렌이라는 기체가 발생한다. 에틸렌은 줄기가 길게 자라나지 못 하도록 억제하는 대신 몸을 통통하게 만든다. (p31)

즉 매일 만져주면 키는 작아도 색도 짙고 통통해져서 더 건강한 느낌을 풍기게 된다.
책은 이어서 이렇게 설명한다.
- 접촉자극으로 줄기가 짧고 튼튼하게 자라는 식물의 성질을 우리는 흔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 즉 '상냥하게 말을 건네며 식물을 키우면 아름다운 꽃이 핀다'라고...식물은 상냥한 말을 들었기 때문에 특별히 예쁜 꽃을 피우지는 않는다. (p32)

초반에 언급된 에틸렌은 후반에 다시 한번 언급된다.
알다시피 익지않은 초록색 바나나를 수확 후에이동하면서 숙성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사용되는 물질이 에틸렌이다. 에틸렌은 '과일 성숙호르몬'으로 불린다.
(p133)


비슷하게 눈에 자주 들어온 이름이 지베렐린이다.
지베렐린은 에틸렌과 다르게 길쭉하게 크도록 유도한다.
과일의 경우 자신의 씨앗이 다른 동물이나 곤충의 몸으로 들어가야 이동과 수정이 쉽게 이뤄진다. 동
물과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과육이 풍부해지고 향을 만들거나 한다.
그런데 바나나나 거봉의 경우, 씨가 없는데도 과실이 크게 자라나는 '단위결과'가 일어난다. 단위결과가 일어나도록 하는 물질이 지베렐린이다.

꽃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건 색과 모양의 조화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꽃이 예뻐서 사진찍는게 아니라 사진으로 예쁘게 나올 것 같아서 꽃을 찍은 나같은 사람에게 점점 크고 화려한 방향으로 육종시키는 기술들이 감탄스럽기도 하다.

꽃에 대해서 설명할 일이 있으면 식물의 생식기라고 표현한다.
꽃은 씨앗을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부위다. 생식기를 감추는 인간과 다르게 식물은 벌과 나비 새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화려하고 아름답게 꽃을 진화시켰다. 광합성을 수행해야 하는 몸통 부위와 차별시키기 위해 독특한 색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색소들이 카로티노이드 (노랑이나 연핑크)나 안토시아닌 (폴리페놀의 일종,붉은 색이나 푸른색의 꽃)이다.
그런데 이 색소들은 자외선의 피해도 막아주고 있다.

ㅡ자외선은 식물과 인간의 몸에 닿았을 때 ' 활성산소'라는 물질을 발생시킨다...식물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역활을 하는 '항산화물질'을 몸에서 만든다...대표적인 항산화물질이 있다. 바로 안토시아닌과 카로티노이드라는 꽃잎을 아름답고 예쁘게 장식하는 색소다. (p108)

이런 이유로 온실에서 재배된 꽃보다 노지에서 자란 꽃들이 색이 더 화려하다.

식물은 씨앗보다 식물이 먼저라는 사실도 분명하게 밝히는 이 책은 92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어떤 내용도 2페이지를 초과하지 않아서 읽기에 부담없었다.

식물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싶어하는 목적에 충실한 책이었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솔직하게 적은 후기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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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 근현대 편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이즐라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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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작 전 상식 퀴즈부터 내고 싶다.
다음의 유명한 말들을 한 사람은 누구인지 다들 아는지 궁금하다.
1.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선 침묵해야 한다.
2. 배부른 바보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는 게 낫다.
3. 인간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라.

고백하자면 나는 정말로 지적 허영심이 강하다.
많이 알고 싶고 많이 아는 척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참 맘에 들었고 세상에서 가장 있어 보이지만 가장 무용한 학문이라 철학을 좋아한다는 지은이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

책을 펼치면 서양 근대 철학자들의 연표가 나오고 간단한 소개와 목차가 나온다.
솔직히 말하면 가장 마지막에 소개된 자크 데리다라는 철학자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서양철학자만을 다룬 책이다.
그래서 책의 초반에는 영국 중심의 경험주의 철학자 3인방( 존 로크, 데이비드 흄, 조지 버클리) 과 대륙의 합리주의 철학자 3인방(데카르트, 스피노자 , 라이프니츠 )들이 서로 비교되며 소개된다.
미적분을 만들어내서 뉴턴과 경쟁하다가 뒤통수 맞은 라이프니츠가 낙관주의적인 철학가도 겸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후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파로 역시 3명의 이름이 언급된다. 그렇게 큰 흐름과 별도로 여러 철학자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철학과 무관한 전공을 했고 만화의 형태라지만 작가의 지식과 가끔씩 나오는 자기고백들이 감탄스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때때로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전까지 나는 내 종교관이 무신론에 가까운 불가지론자였다고 생각해왔었다. 내 종교관에서의 신은 인격신의 개념이었는데 스피노자와 볼테르 편을 읽으며 내 종교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작가가 가장 좋아한다는 스피노자 챕터를 읽으며 나 역시 작가처럼 스피노자가 좋아졌다.)

자유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다는 스피노자는 유일신이나 인격신의 개념이 아닌 "의도없이 존재하는 거대하고 무한한 실체로 세계나 우주, 자연 그 자체가 신"이라고 믿는 범신론자였다. 그러면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신에 대한 아는 것 즉 지식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들은 매우 감성적이면서도 매우 이성적이라고 느껴졌다. 수줍은 렌즈 세공인이었다는 작가의 스피노자 소개도 참 맘에 들었다.
평소 만일 신이 있다면 힉스까지만 만들고 딴짓했을 거라고 말하던 사람이 나였다. 그런데 볼테르의 아신론에 대해 읽으니 평소 내 말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한나 아렌트의 스승이지만 나치에 부역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스토리만 알던 하이데거의 철학은 인상적이었다. 죽음을 의식할 수록 삶의 소중함을 지각한다고 주장한 하이데거는 인간은 시간 속에서 유일하게 생존하기에 인간이 곧 시간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책에 소개된 책들 중 유일하게 원본으로 제대로 읽은 책이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이었다. 그 때도 지금도 선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악을 제거하기 투쟁해야하며 실수를 통해 배워나간다는 포퍼의 이론은 다시 읽어도 설득력이 강했다.

사르트르편에서 작가는 한 시대의 유행은 그 시대의 결핍을 보여주고 누군가의 본질이 궁금하다면 그 사람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라고 했다. 한 사람의 욕망에 그 사람이 실존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나의 욕망을 스스로 들여다보니 나의 실존은 너무나 세속적이고 소박하단 생각이 들었다.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세상에 대한 감수성이란 작가의 표현에 매우 많이 동의한다. 입에 쉽게 부정적이며 상스러운 표현을 올리는 사람들, 특히 지하철같은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는 할아버지들을 보면 인류애가 바사삭 부서지는 느낌이다. 말과 글에서 조심스러움이 묻어나는 사람들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이 책은 17세기 데카르트로 시작한다. 보통 철학공부를 한다하면 탈레스로부터 시작하기 마련이다. 서양 철학사 책을 들고 탈레스로 출발해서 여러 낯선 이름을 꾸역꾸역 뚫고 지나가며 1권이 끝나고 더불어 철학 공부도 끝나곤 했었다. 평소 이름과 주요 주장들만 조금 알고 있었는데, 이 책 덕분에 현대의 철학가들에 대한 지식이 한 스푼씩은 더 한 것 같다.


리뷰를 시작하기 전 했던 질문들의 답은 이렇다,
1번은 비트겐슈타인.
2번은 존 스튜어트 밀
3번은 칸트다.

전부 맞췄을지 궁금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 말을 이 사람이 했구나하면서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지식이 늘어나며 똑똑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제목에서 한 약속을 잘 지키는 책이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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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생각법 - 생각의 지름길을 찾아내는 기술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 북라이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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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주식, 코인, 부동산 등을 공부한다.
그런데 이런 공부는 어렵다. 그리고 경기의 흐름을 읽기도 힘들다.
이러한 시기 시장에서 돈을 벌수 있는 방법이 있다. 펀드의 경우, 소개 자료에서 수학전공자의 수를 세보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 상황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펀드 뒤에는 수학 박사 학위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믿기지 않는 얘기 같을 수 있다. 그러나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수학자들의 수요가 높다. 카지노에서 승률과 이익을 높이기 위해 수학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수학이란 학문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대학만 입학하면 어디에 써먹어?라고 툴툴거리는 과목이 아닌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목이라는 것이 실감된다.
수학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 마커스 드사토이가 지은 [수학자의 생각법]이다.
저자는 인류가 지난 2,000년 동안 개발해 놓은 더 나은 사고방식으로 가는 지름길을 탐방하는 여행서라고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 " 수학은 배워서 어디다 써요?" 하는 오래된 질문에 훌륭한 답을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옥스포드 대학의 수학과 교수인 저자의 어릴 적 꿈은 스파이였단다.
전 세계의 동료 요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자 노력했는데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능력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꿈이 사라지고 허탈함에 빠져있을 때 베일슨 선생님이 주신 <수학의 언어>라는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 책 덕분에 수학도 하나의 언어라는 것을 이해하고 주변 세계를 묘사하는데 수학이 얼마나 강력한 언어인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ㅡ <수학의 언어>는 수학이 단순히 하나의 언어가 아니라 많은 다양한 언어로 이루어져 있음을 가르쳐 주었다. 또한 수학은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변환하는 사전을 만들어 보이지 않던 지름길을 다른 언어를 통해 나타나게 하는 데 매우 뛰어나단 점도 깨닫게 했다. 수학의 역사는 이런 찬란한 순간들로 점철되어 있다. p125 ㅡ
수학을 이야기하는 책이라서 내용이 무척 어렵고 접근하기 힘들 것 같다는 이미지를 주는 책이다. 물론 이게 무슨 말이야? 싶어지는 내용 설명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책에서 이야기하는 예시와 내용 설명들은 유명한 일화들이 많아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지수함수적 증가를 이용하여 뱀파이어가 존재할 수 없는 이유나, 게으름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설명 등의 이야기들은 정말 흥미로웠다. 19세기 말 수학자들의 연구를 통하여 (p141) 인간이 그릴 수 있는 대칭적 형태의 디자인은 17개뿐이라는 걸 밝혀냈다는 등의 정보도 유익했다. 왜 사람은 큰 도시에 사는 게 유리한지 실생활에 과연 쓰일까 싶었던 복소수가 우리의 해외여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수학의 언어라고 하면 쉽게 통계나 함수, 방정식들은 떠올릴 수 있다. 그런데 다이어그램도 매우 효율적인 수학적 언어란 걸 나만 몰랐나 싶었다. 다이어그램을 이용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끌어낼 수 있음(p218)을 이 책으로 이해되었다, 나이팅게일은 장미도표라는 다이어그램으로 동부지역 군인사망수를 알림으로 병원 내 위생 개선을 할 수 있었고 코페르니쿠스도 태양계 다이어그램으로 지구중심설에 한방을 날렸다.
이 다이어그램을 지름길로 쓰는 완벽한 예가 지도인데 런던 지하철 노선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되었다. 조앤 롤링은 덤블도어 교수의 왼쪽 무릎에 런던 지하철 노선도 모양의 흉터를 새겼다고 한다. 해리 포터의 번개 모양 흉터만 있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일타 수학 강사는 수학을 배움으로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고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되어준다고 말한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교육의 힘에 좌우된다는 수능이지만 수능 수학과 과학은 논리력과 사고력 없이는 풀 수 없으면 문제풀이는 그 사고력을 훈련시키는 과정이다. 암기만 해서 푸는 시험이 아니라 내신용으로 암기만으로 공부한 친구들이 무너지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사고력 훈련을 힘들어서 외면한 결과이기에 냉정한 이야기를 해줄 수밖에 없다. (보다 냉정한 이야기는 우진희에게 들을 수 있다. 올해는 유해지긴 하셨지만..)
수학자의 생각법을 배우고 기르는 것은 살아가는 데에 참 큰 힘이 되어준다.
나를 비롯하여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으로 수학적 사고법을 익혀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했으면 좋겠다.
ㅡ 수학은 무작위로 문제의 개별 경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접근 방식을 더 높은 수준의 사고로 대체하여 전체 구조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문제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할 때 비로소 지름길이 나타난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적은 후기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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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맥주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무라카미 미쓰루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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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지 않고 챙겨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 [세계사를 바꾼...]시리즈다. 이 시리즈의 책이 새로 나오면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맥주의 역사가 나왔다.
이 책은 꼭 읽어야 해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었다.

맥주 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독일이다. 전체 14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은 그래서 초반은 독일의 역사와 독일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일 처음 종교개혁을 시작하는 루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종교개혁 이전까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로마제국의 영향으로 와인을 주로 마시는 문화였다. 루터의 등장과 종교개혁의 결과 최초의 그리고 최후의 종교전쟁인 30년 전쟁이 일어나고 독일은 쑥대밭이 되어버린다. 더 이상 포도를 키울 수 없게된 땅에서 찾아낸 것이 맥주였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맥주의 역사는 와인만큼이나 길다.
성경의 창세기에 최초로 취한 인간 노아가 마신 건 와인이었지만 맥주 역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이집트에서 매우 귀하게 여긴 음료였다.
이집트에선 맥주를 가벼운빵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맥주와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두 효모가 이용되기 때문인데 실제 중세의 수도원에는 제빵실과 맥주 양조실이 나란히 붙어있었다고 한다.
사실 누가 맥주를 발명했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고 이 책의 저자는 이야기한다. (p98)
효모를 이용한 이집트인과 달리 수메르인들은 자연발효법을 이용했고 모든 백성들은 맥주를 배급받았단다. 세금도 맥주도 내고 급여도 맥주로 지급된 사회였단다.
다시 한번 인류는 술과 마약을 얻기 위해 농경을 시작했다는 주장에 신뢰가 가는 대목이었다.
함무라비 법전으로 유명한 함무라비 왕의 바빌로니아가 수메르 지역을 통치하면서는 무려 스무 종류의 맥주를 양조했고 맥주 양조 기술자에게 지위가 높은 신관과 동등한 권리를 주었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함무라비 법전에 쓰여진 맥주에 관한 법률들이다. 함무라비 법전과 독일에서 가장 엄격한 형벌이라는 레겐스부르크 시의회의 형벌(p49)은 어쩐지 비슷하다고 여겨졌다.
예나 지금이나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치는 나쁜 사람들은 존재했었는데 이런 나쁜 사람들에겐 레겐스부르크 시의회의 형벌같은 강력하고 치사한 형벌이 가해졌으면 좋겠다. 그것이 사람이 먹는 음식이건 동물이 먹는 음식이던지 말이다.

로마인들은 전 유럽 (특히 영국)에 도로와 법률과 와인이라는 유산을 물려주었다. (고대 로마 도로의 총길이는 무려 40만 킬로미터 이상으로 미국 고속도로 총길이와 맞먹는다고 한다._P112)
와인이 귀한 술로 대접받는 동안 보리와 밀등으로 만든 맥주는 품위가 떨어지는 술 대접을 받게 된다. 로마제국 이후 교회가 사회의 중요한 세력이 되어가면서 교회와 수도원을 방문하는 민중들을 위해 음료로 에일이 제공되었다고 한다. 홍차와 커피가 등장하기 전까지 에일맥주는 빵과 함께 필수로 먹는 수프와 비슷한 위상이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주기적으로 단식을 견뎌야 하는 수도사들은 액체는 음식의 대상이 아니기에 맥주양조에 공을 들인다.
초창기 맥주는 지금과 달리 기운이 나도록 해주는 영양식이었다. 그래서 초창기 맥주 양조기술은 매우 중요한 집안일이었고 초반 맥주양조기술은 여성의 몫이었다.
맥주 양조 기술자를 뜻하는 브루마스터brewmaster이전에 여성 맥주 양조 기술자인 브루스터brewster라는 단어가 먼저 존재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루터에게는 수녀출신의 아내가 있었는데 루터의 아내 역시 브루스터 출신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맥주에 들어가는 주된 원료는 홉.이다.
홉을 처음으로 맥주에 사용한 사람도 18세기 독일의 브루스터였다.

길고 긴 먁주의 역사에서 현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3가지라고 한다. (p341)
독일 뮌헨의 린데가 발명한 냉동기, 과학자 파스퇴르가 개발한 저온 살균법 그리고 덴마크 칼스버그가 완성한 효모 순수 배양법이라고 한다.
파스퇴르는 여기서도 등장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생물학에 있어서 파스퇴르의 업적은 정말 대단하다 싶다.

냉동기와 파스퇴르 등장이전 맥주는 상면 발효맥주였다고 한다. 대표적인 종류가 에일이나 스타우트나 바이스등인데 20도 내외에서 발효시킨다고 한다. 당연히 저장기간이 길지 못하다. 반면 16세기 중반 기후의 특징으로 만들어진 독일의 하면 발효 맥주는 10도 내외의 저온에서 발효시켜서 보관시키는 맥주들이다. 하면 발효맥주의 대표가 저장이라는 뜻을 지닌 라거라고 한다.

파스퇴르에 의해 하면 발효맥주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맥주의 대표주자가 영국의 에일에서 독일의 라거로 바뀌었단다.
독일의 경우 북부의 프로이센과 남부의 바이에른지역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사실 중 가장 재밌던 내용이었다.)그래서인지 독일 북부맥주와 남부의 맥주는 여러가지로 반대라고 한다.
앞서 말한 30년 전쟁 이후 바이에른 지역의 빌헬름 5세는 북부의 아주 진한 맥주인 아인베크 비어를 바이에른 공국의 도시에서 양조하게끔 지시하고 오늘날 세계 최대의 맥주집인 <호프 브로이하우스>를 1589년에 완공시킨다. 오늘낳 바이에는 지역이 여전히 보크비어로 명성을 얻게 해준 일이었다. 동시에 이 호프 브로이하우스는 히틀러의 나치당이 뮌헨폭동을 일으키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독일에서 맥주가 루터에게 에너지를 선물해 종교개혁을 일으키게 하고 독일 국민들에게 맥주 축제등으로 수입을 얻게 해준 일과 함께 세계사의 아픈 부분을 만들어내기도 했음을 작가는 지적했다.
맥주와 커피가 각각 종교개혁과 시민혁염의 원동력의 하나라는 주장들은 사실 무시할 수 없는 주장들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먹는 것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주로 독일과 가끔 영국의 맥주 역사를 이야기하던 책이 마지막으로 맥주의 왕자라면서 벨기에 맥주를 언급할 때는 괜스레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들이 벨기에 맥주들이기 떄문일것이다.
21세기에 맥주후진국이라 여겨지던 중국맥주가 약진했다는 서술에는 몽골이 송연해지기도 했다.

책의 마지막에 맥주 미니 사전이 나오는 건 좋았는데 강조하고 싶어하는 경우에 사용된 글자색들이 주황색인건 좀 아쉬웠다.

어쩌다보니 커피만 마시면서 이 책을 읽었다.
다 읽었으니 기분좋게 맥주 한잔이 하고 싶어진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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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의 과학, 신소재 - 세상에 이로운 신소재 이야기
조용수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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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 대한민국과 전 세계 과학계 그리고 코스닥 시장이 모두크게 꿈틀거렸다.
국내 연구진(권영완교수팀)이 상온 초전도체인 LK-99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LK-99는 아직까지도 진위공방 중이다. 권영완 교수 이전 미 로체스터대학의 디아스 교수도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네이쳐 지에 2번이나 개제(2020년 7월과 2023년 3월)했지만 현재는 두 논문이 모두 철회되었다. ( 22년 9월과 23년 11월)

초전도체는 1911년 발견된 초전도현상을 일으키는 물질들을 말한다. 자기부상열차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는 현상인데 특정온도 (임계점)이하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지고 반자성현상이 나타나서(마이스너 효과, 자성을 밀어냄) 마찰에 의한 열손실, 전기손실이 없는 물체들이다. 매우 좋지만 임계온도가 매우 낮아서 상용도가 어려웠다.

이런 초전도체처럼 새로 발견되거나 개발된 물질을 신소재라고 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투자 측면에도 관심을 듬뿍 받는 분야가 신소재다. 이런 신소재를 입문 수준에서 깊이있게 다룬 책이 [ 쓸모의 과학, 신소재]다.
재로material란 주변에 보이는 모든 물체object이고 소재는 재료를 이루는 근간이 되는 물질을 뜻하지만 큰 구분없이 쓰이고 있으며 이 책에서도 고체 위주로 구별없이 설명한다.

일단 소재를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금속metak 세라믹ceramic 폴리머로 나누고 있다. 세라믹은 도자기와 유리처럼 전기나 열 전도없이 단단하고 깨지기 귀운 물질들이다(p25) 폴리머는 쉽게 플라스틱을 떠오르면 된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종류이고 화학공학과에서 많이 다루는 종류다. 세라믹 역시 예상하는 것보다 실제 생활에서의 응용의 범위가 매우 넓은 편이다.
( 학부시절 세라믹공학과 친구들에게 변기 잘 만드느냐고 유치하게 놀리던 기억이 떠오른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소재는 기본적으로 세라믹 금속 폴리머다.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오랜 기간 사용해서 그 쓸모가 충분히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13개의 챕터로 나누어 신소재를 설명하고 마지막은 미래에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예상으로 책은 구성된다.


제일먼저 작가는 인류가 최초로 만든 인공 소재를 설명한다. 바로 기원전 4000년 즈음부터 이용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점토라는 설명이 재밌었고 (p52) 과학적 근거없이 광물과 흙을 단순히 조합하여 발전시킨 고대의 유리 기술은 매우 놀라웠다. (p62)
점토나 유리를 이용한 건 그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소를 재료로 삼기 때문이다

[❗️참고 ㅡ 책에서는 자연에서 존재하는 원소가 94개라고 말한다. 자연(우주)에서 유래된 원소는 92번 우라늄까지다. 책에서 이야기한 94번 플루토늄은 1940년 입자가속기로 우라늄에서 얻어진 원소다. 물론 자연상태에 존재하긴 하지만 원소의 확인은 인공적으로 얻어졌다. ]


1~6장까지 세라믹, 금속 , 폴리머에 대한 기본 성질들을 살펴보고 7장부터는 복합재료에 대한 설명들인데 대표적으로 반도체가 소개된다. 고등학교 물리학1의 내용보다 조금 깊이 들어가는 수준의 설명이라 너무 쉬운 정보성 글에 질린 관심많은 독자들에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전기 빛 열 힘 등의 자극을 받은 소재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고 진보된 소재의 개발을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었다

초연결 무선 네트워크 시대가 도래할 것에 대한 대응, 자연 훼손에 의해 필요한 소재와 기술들 그리고 바이오와 의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신소재와 재료공학의 범위는 매우 무궁무진하다. 앞으로는 AI 기술과 컴퓨터의 발전으로 소재 시뮬레이션 기술이 적극 활용될 터이니 효율성 역시 좋아질것이다.

효율성도 좋지만 과거 듀폰사처럼 " 자유로운 연구를 위해 자발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그 연구에 재해 충분한 지원을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묻지마 연구' 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와 관대함이 아쉬운 요즈음이란 생각이다.
그래서 저자의 마지막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ㅡ 많은 연구 성과가 우연한 발견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듯 하다 p238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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