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지 않고 챙겨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 [세계사를 바꾼...]시리즈다. 이 시리즈의 책이 새로 나오면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맥주의 역사가 나왔다.이 책은 꼭 읽어야 해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었다. 맥주 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독일이다. 전체 14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은 그래서 초반은 독일의 역사와 독일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일 처음 종교개혁을 시작하는 루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종교개혁 이전까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로마제국의 영향으로 와인을 주로 마시는 문화였다. 루터의 등장과 종교개혁의 결과 최초의 그리고 최후의 종교전쟁인 30년 전쟁이 일어나고 독일은 쑥대밭이 되어버린다. 더 이상 포도를 키울 수 없게된 땅에서 찾아낸 것이 맥주였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맥주의 역사는 와인만큼이나 길다. 성경의 창세기에 최초로 취한 인간 노아가 마신 건 와인이었지만 맥주 역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이집트에서 매우 귀하게 여긴 음료였다.이집트에선 맥주를 가벼운빵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맥주와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두 효모가 이용되기 때문인데 실제 중세의 수도원에는 제빵실과 맥주 양조실이 나란히 붙어있었다고 한다. 사실 누가 맥주를 발명했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고 이 책의 저자는 이야기한다. (p98)효모를 이용한 이집트인과 달리 수메르인들은 자연발효법을 이용했고 모든 백성들은 맥주를 배급받았단다. 세금도 맥주도 내고 급여도 맥주로 지급된 사회였단다.다시 한번 인류는 술과 마약을 얻기 위해 농경을 시작했다는 주장에 신뢰가 가는 대목이었다. 함무라비 법전으로 유명한 함무라비 왕의 바빌로니아가 수메르 지역을 통치하면서는 무려 스무 종류의 맥주를 양조했고 맥주 양조 기술자에게 지위가 높은 신관과 동등한 권리를 주었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함무라비 법전에 쓰여진 맥주에 관한 법률들이다. 함무라비 법전과 독일에서 가장 엄격한 형벌이라는 레겐스부르크 시의회의 형벌(p49)은 어쩐지 비슷하다고 여겨졌다. 예나 지금이나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치는 나쁜 사람들은 존재했었는데 이런 나쁜 사람들에겐 레겐스부르크 시의회의 형벌같은 강력하고 치사한 형벌이 가해졌으면 좋겠다. 그것이 사람이 먹는 음식이건 동물이 먹는 음식이던지 말이다. 로마인들은 전 유럽 (특히 영국)에 도로와 법률과 와인이라는 유산을 물려주었다. (고대 로마 도로의 총길이는 무려 40만 킬로미터 이상으로 미국 고속도로 총길이와 맞먹는다고 한다._P112)와인이 귀한 술로 대접받는 동안 보리와 밀등으로 만든 맥주는 품위가 떨어지는 술 대접을 받게 된다. 로마제국 이후 교회가 사회의 중요한 세력이 되어가면서 교회와 수도원을 방문하는 민중들을 위해 음료로 에일이 제공되었다고 한다. 홍차와 커피가 등장하기 전까지 에일맥주는 빵과 함께 필수로 먹는 수프와 비슷한 위상이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주기적으로 단식을 견뎌야 하는 수도사들은 액체는 음식의 대상이 아니기에 맥주양조에 공을 들인다. 초창기 맥주는 지금과 달리 기운이 나도록 해주는 영양식이었다. 그래서 초창기 맥주 양조기술은 매우 중요한 집안일이었고 초반 맥주양조기술은 여성의 몫이었다. 맥주 양조 기술자를 뜻하는 브루마스터brewmaster이전에 여성 맥주 양조 기술자인 브루스터brewster라는 단어가 먼저 존재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루터에게는 수녀출신의 아내가 있었는데 루터의 아내 역시 브루스터 출신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맥주에 들어가는 주된 원료는 홉.이다. 홉을 처음으로 맥주에 사용한 사람도 18세기 독일의 브루스터였다.길고 긴 먁주의 역사에서 현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3가지라고 한다. (p341)독일 뮌헨의 린데가 발명한 냉동기, 과학자 파스퇴르가 개발한 저온 살균법 그리고 덴마크 칼스버그가 완성한 효모 순수 배양법이라고 한다. 파스퇴르는 여기서도 등장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생물학에 있어서 파스퇴르의 업적은 정말 대단하다 싶다. 냉동기와 파스퇴르 등장이전 맥주는 상면 발효맥주였다고 한다. 대표적인 종류가 에일이나 스타우트나 바이스등인데 20도 내외에서 발효시킨다고 한다. 당연히 저장기간이 길지 못하다. 반면 16세기 중반 기후의 특징으로 만들어진 독일의 하면 발효 맥주는 10도 내외의 저온에서 발효시켜서 보관시키는 맥주들이다. 하면 발효맥주의 대표가 저장이라는 뜻을 지닌 라거라고 한다. 파스퇴르에 의해 하면 발효맥주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맥주의 대표주자가 영국의 에일에서 독일의 라거로 바뀌었단다.독일의 경우 북부의 프로이센과 남부의 바이에른지역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사실 중 가장 재밌던 내용이었다.)그래서인지 독일 북부맥주와 남부의 맥주는 여러가지로 반대라고 한다. 앞서 말한 30년 전쟁 이후 바이에른 지역의 빌헬름 5세는 북부의 아주 진한 맥주인 아인베크 비어를 바이에른 공국의 도시에서 양조하게끔 지시하고 오늘날 세계 최대의 맥주집인 <호프 브로이하우스>를 1589년에 완공시킨다. 오늘낳 바이에는 지역이 여전히 보크비어로 명성을 얻게 해준 일이었다. 동시에 이 호프 브로이하우스는 히틀러의 나치당이 뮌헨폭동을 일으키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독일에서 맥주가 루터에게 에너지를 선물해 종교개혁을 일으키게 하고 독일 국민들에게 맥주 축제등으로 수입을 얻게 해준 일과 함께 세계사의 아픈 부분을 만들어내기도 했음을 작가는 지적했다. 맥주와 커피가 각각 종교개혁과 시민혁염의 원동력의 하나라는 주장들은 사실 무시할 수 없는 주장들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먹는 것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주로 독일과 가끔 영국의 맥주 역사를 이야기하던 책이 마지막으로 맥주의 왕자라면서 벨기에 맥주를 언급할 때는 괜스레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들이 벨기에 맥주들이기 떄문일것이다. 21세기에 맥주후진국이라 여겨지던 중국맥주가 약진했다는 서술에는 몽골이 송연해지기도 했다.책의 마지막에 맥주 미니 사전이 나오는 건 좋았는데 강조하고 싶어하는 경우에 사용된 글자색들이 주황색인건 좀 아쉬웠다. 어쩌다보니 커피만 마시면서 이 책을 읽었다. 다 읽었으니 기분좋게 맥주 한잔이 하고 싶어진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ㅡ #세계사를_바꾼맥주이야기 #무라카미미쓰루#김수경옮김 #사람과나무사이#함무라비법전_맥주 #이집트_가벼운빵 #수도원맥주 #영국맥주_에일 #독일맥주_라거 #맥주의왕자_벨기에#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책읽는과학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