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에 숨겨진 불멸의 바이블 : 구약 성경 ㅣ 명화 속에 숨겨진 불멸의 바이블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원재훈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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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명화 속에 숨겨진 불멸의 바이블: 구약 성경'은 성경을 읽기 위한 책이라기보다, 성경이 왜 지금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장 '혼돈 속의 질서: 천지창조와 에덴동산'을 시작으로 해서, 제2장 '심판과 약속: 노아의 방주와 무지개', 제3장 '믿음의 조상들: 아브라함, 이삭,  그리고 야곱', 제4장 '이집트의 왕자: 모세와 홍해의 기적', 제5장 '약속의 땅을 향하여: 광야의 여정과 십계명', 제6장 '영웅들의 시대: 삼손의 용맹과 룻의 사랑', 제7장 '이스라엘의 왕들: 사울, 다윗, 그리고 솔로몬의 영광', 그리고 마지막인 제8장 '예언자의 외침: 무너진 왕국과 메시아의 기다림'으로 마무리합니다.

사실 구약 성경은 이름만 들어도 어렵게 느껴집니다. 등장인물은 많고, 시대는 낯설고, 이야기의 규모는 방대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죠. ^^;;; 그런데 이 책은 그 거대한 이야기를 미술이라는 통로를 통해 훨씬 친근하게 보여줍니다. 그게 제가 접근하게 된 계기였으니까요. ^^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성경을 종교의 영역에만 가두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창조, 홍수, 희생, 사랑, 믿음, 권력, 예언 같은 주제들이 단순한 종교적 사건이 아니라 인간이 오랫동안 반복해온 질문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신앙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저같이 성경을 문화와 역사 차원에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미술 작품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접하다 보니 익숙하게만 알았던 장면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글로 읽을 때는 지나쳤던 감정들이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훨씬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왜 수백 년 동안 화가들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그렸는지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낀 것은 서양 미술을 이해하려면 결국 성경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미술관에서 만나는 수많은 작품들이 성경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배경을 모르고 볼 때와 알고 볼 때의 감상 차이는 확실히 생각보다 컸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성경 입문서이면서 동시에 미술 감상 입문서 역할도 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어려운 지식을 전달하려 하기보다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오래된 이야기를 따라 여행하는 기분에 가까웠습니다. 덕분에 구약 성경이라는 거대한 텍스트가 조금은 덜 낯설게 느껴졌고, 서양 문화와 예술을 바라보는 시야도 자연스럽게 넓어졌습니다. 또다른 책 '명화 속에 숨겨진 불멸의 바이블: 신약 성경'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명화 속에 숨겨진 불멸의 바이블: 구약 성경'은 종교 서적이라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오랫동안 품어온 이야기와 상징을 이해하기 위한 교양서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을 읽어보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분들, 명화 속 장면들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궁금했던 분들에게 정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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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ㅣ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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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만나지 않은 쌍둥이: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는 단순히 카프카 작품집도 아니고, 에곤 실레 화집도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 만난 적 없는 두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나란히 놓고 바라보게 만드는 정말 흥미로운 책입니다. 사실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는 서로 교류한 기록이 없습니다. 활동 분야도 달랐고 표현 방식도 달랐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두 사람이 생각보다 닮아 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았고, 독일어를 사용했으며, 인간의 불안과 소외를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 속에 담아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카프카의 '변신'을 보면 인간이 어느 날 갑자기 벌레가 되어버리는 극단적인 상황이 펼쳐집니다. 반면 실레의 그림 속 인물들은 뒤틀린 자세와 불안한 표정으로 존재 자체의 불편함을 드러냅니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두 사람이 바라본 인간의 모습에는 묘하게 닮은 지점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구성 방식이었습니다. 카프카의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변신', '관찰' 같은 작품들과 실레의 그림, 편지, 산문이 번갈아 등장하는데,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두 예술가가 서로의 작품에 답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만나지 않은 쌍둥이'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수록된 홍선기님의 단편 '청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카프카와 실레의 작품 세계의 연장선에서, 그들이 던졌던 질문을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느꼈습니다.  100년 전 예술가들이 느꼈던 불안과 소외가 정말 과거만의 이야기일까 생각해보면, 오히려 지금 우리의 삶과 더 가까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떠올랐던 질문은 "나는 정말 내 삶을 내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는가?"였습니다. 가족과 사회, 제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인데, 카프카와 실레의 작품은 그 문제를 다시금 들여다보게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카프카와 실레를 각각 이해하는 것보다 두 사람을 함께 읽는 경험 자체가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카프카의 문장을 읽고 난 뒤 실레의 그림을 바라보면, 서로 다른 장르임에도 비슷한 감정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만나지 않은 쌍둥이: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는 카프카 입문서도 아니고 실레 화집도 아닙니다. 문학과 미술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불안과 고독을 함께 들여다보게 만드는 인문 교양서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카프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레라는 새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고,  실레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카프카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책을 덮고 나서도 "만약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났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라는 상상을 계속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책이될 것 같습니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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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 - 나와 세상을 잇는 스무 가지 예술 이야기
이지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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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는 미술사를 연대기 순으로 설명하는 일반적인 입문서와는 결이 조금은 다른 책이었습니다. 선사시대 동굴벽화부터 현대미술, 그리고 미술관과 갤러리, 큐레이터와 컬렉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미술의 세계를 ‘키워드’라는 렌즈로 풀어낸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미술사를 읽는 7가지 키워드'를 시작으로, 2부 '현대미술에 숨겨진 8가지 키워드', 그리고 마지막 3부 '미술 세계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구성되어 있죠. 저자인 이지현님은 유튜브 채널 ‘널 위한 문화예술’과 ‘예술의 이유’를 통해 오랫동안 미술을 쉽게 설명해 온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 느낌보다, 좋은 도슨트와 함께 전시장을 천천히 걸어가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미술 작품을 볼 때 ‘왜 이런 작품이 등장했는가’를 이해하게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동굴벽화를 단순한 선사시대 유물, 단순히 사냥감을 기록한 흔적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만들어낸 커다란 '놀이판'이라는 공동체의 흔적과 의식의 표현으로 바라보고, 또한 저 유명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아름다운 그림에 머무르지 않고 권력과 이미지의 관계였음을 알려줍니다. 처음에 나온 이러한 설명들 덕분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미술사가 작품의 나열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현대미술을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같은 미술 입문자들은 현대미술 앞에서 가장 큰 거리감을 느끼는데, 이 책은 마네의 '올랭피아', 로버트 스미드슨의 대지미술,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작업, 데미언 허스트의 죽음에 대한 탐구 등을 통해 "왜 이런 작품이 예술인가"라는 질문에 차근차근 접근합니다. 작품 자체보다 그 시대의 문제의식과 사회적 배경을 함께 설명하기 때문에 현대미술이 훨씬 덜 난해하게 다가왔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미술 작품뿐 아니라 미술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구조까지 다룬다는 것입니다. 미술관과 갤러리의 역할 차이,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의 역할, 평론가와 컬렉터, 인플루언서와 도슨트의 영향력까지 함께 설명하면서 미술이 단순히 작가 혼자 만드는 결과물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과 시스템이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미술을 보는 부담이 조금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작품 앞에서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라는 생각부터 했다면, 이제는 "이 작품은 어떤 시대에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를 먼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아마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나침반'이라는 표현도 이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관점을 건네주는 책... 그런 책 말입니다. ^^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는 미술사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훌륭한 입문서가 되고, 이미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아마...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읽고 나니, 전시장에 걸린 그림 한 점도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이게 만드리라 믿게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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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선생의 기적의 다이어트
갱선생(이경윤)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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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갱선생의 기적의 다이어트'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다이어트 책처럼 표지에 다이어트 제목이 써있지만, 오히려 읽으면서 더 정확히 다가온 점은, '몸을 이해하는 책'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흔히 제가 아는 다이어트 관련 책들은 칼로리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적게 먹을 것인가, 또는 얼마나 많이 운동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조금 다른 방향의 질문을 던집니다. 왜 우리는 늘 피곤하지?, 왜 식욕을 참지 못하지? 왜 의지만으로는 체중 관리가 어렵지?... 등 현실적 이야기를 꺼내 놓았습니다. 색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

책은 총 10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 '병원에서도 말해주지 않는 '살과' '피로'의 진실'을 시작으로, Part 2 '지방을 태우는 불쏘시개: 버터와 오일 다이어트', Part 3 '내 몸의 독소를 비우는 기적: 레몬과 소금', Part 4 '약 없이 해결하는 증상별 처방권', Part 5 '요요 없이 평생 유지하는 '몸 리셋' 습관', Part 6 '자기 전 레몬 물에 5분 동안 부은 다리 담갔더니 생긴 일', Part 7 '식욕과 폭식의 구조' Part 8 '몸을 망치는 식사의 핵심', Part 9 '밀가루, 설탕 끊어도 살이 잘 안 빠진다면?', 그리고 마지막 Part 10 '식사를 바꾸는 작은 순서 하나'로 마무리 합니다.

저자는 대형 병원 간호사 출신이라는 이력과 함께 유튜브 '갱선생의 호르몬 다이어트'를 통해 꾸준히 건강 콘텐츠를 전달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네요. ^^;;;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몸과 싸우지 말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실제 책에서는 수면, 식욕, 폭식, 스트레스, 장 건강, 식습관 등 체중 증가를 단순히 칼로리 문제로 보지 않는 관점이 드러납니다. 다이어트 실패를 의지 부족으로 몰아가기보다 몸의 상태와 생활 패턴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접근은 저에게도 많은 공감을 얻을 만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은, 이 책을 절대적인 정답으로 읽기보다는, 저자가 실제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제안하는 하나의 건강 관리 방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뭏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저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 이유는 다이어트를 체중계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컨디션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이었습니다. 살이 빠지는 것보다 먼저 피로가 줄고, 식욕이 안정되고, 몸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중요하게 다루는 점은 기존 다이어트 서적과 분명 차별화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며 다이어트가 단기간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평생 유지해야 하는 '생활 습관'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조건 참거나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 몸의 신호를 이해하고 생활 환경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내용은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

'갱선생의 기적의 다이어트'는 기적처럼 살을 빼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왜 지금까지의 다이어트가 힘들었는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음... 다이어트에 여러 번 실패해 본 분들, 체중보다 만성 피로와 식욕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 그리고 저처럼 건강을 조금 더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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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도감
박우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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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간 실격 도감'을 보면서, 자주 떠올랐던 감정은 웃음이 아닌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상황들이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외면하고 싶었던 내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족에게 무심했던 순간,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순간, 이미 끝난 관계를 쉽게 놓지 못했던 순간들이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 하나둘 펼쳐질 때마다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생활 만화 특유의 현실감으로 우리들의 모순을 포착합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주제에서 '남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란 현실을 목도하게 되더군요. 그러면서도, 이 책은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훈계하기 위해 인간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런 모습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묵묵히 인정하게 만듭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책이 저를 포함한 우리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 었습니다. 보는 내내 저에 대한 부끄러움과 연민이 몰려왔지만, 동시에 그 감정들을 외면하지 말고 바라보라는 메시지가 느껴졌습니다. 이야기 속 수많은 "만화 이야기"들은 결국 특정한 누군가를 지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이야기처럼 읽혔습니다. 완벽한 어른(?)이 되라고 요구하는 대신, 부족한 자신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단순한 공감 만화를 읽는 느낌보다 작은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약점이나 실패를 들키지 않으려 애쓰지만, 이 책은 오히려 그런 모습까지도 인간다운 모습이 아니냐고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록 지금이 힘들고 초라하게 느껴질지라도 희망만은 놓지 말라는 이야기에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림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면 아실 수 있는데... 그림 스타일이 독특하긴 합니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투박하고 솔직한 그림이 오히려 책이 담고 있는 감정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그림 덕분에 이야기 자체가 더 직접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인간 실격 도감'은 제목만 보면 인간의 실패를 모아놓은 책처럼 보이지만, 막상 읽고 나면 인간을 포기하지 않는 책에 가깝습니다. 누구나 실격 같은 순간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실격된 인생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그리고 묵직하게 일깨워줍니다. 웃기면서도 먹먹하고, 가볍게 읽히지만 오래 남는 책!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만들어준 책이었습니다. 오랫만에 그냥 쉬지 않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정말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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