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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 - 나와 세상을 잇는 스무 가지 예술 이야기
이지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5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는 미술사를 연대기 순으로 설명하는 일반적인 입문서와는 결이 조금은 다른 책이었습니다. 선사시대 동굴벽화부터 현대미술, 그리고 미술관과 갤러리, 큐레이터와 컬렉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미술의 세계를 ‘키워드’라는 렌즈로 풀어낸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미술사를 읽는 7가지 키워드'를 시작으로, 2부 '현대미술에 숨겨진 8가지 키워드', 그리고 마지막 3부 '미술 세계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구성되어 있죠. 저자인 이지현님은 유튜브 채널 ‘널 위한 문화예술’과 ‘예술의 이유’를 통해 오랫동안 미술을 쉽게 설명해 온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 느낌보다, 좋은 도슨트와 함께 전시장을 천천히 걸어가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미술 작품을 볼 때 ‘왜 이런 작품이 등장했는가’를 이해하게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동굴벽화를 단순한 선사시대 유물, 단순히 사냥감을 기록한 흔적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만들어낸 커다란 '놀이판'이라는 공동체의 흔적과 의식의 표현으로 바라보고, 또한 저 유명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아름다운 그림에 머무르지 않고 권력과 이미지의 관계였음을 알려줍니다. 처음에 나온 이러한 설명들 덕분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미술사가 작품의 나열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현대미술을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같은 미술 입문자들은 현대미술 앞에서 가장 큰 거리감을 느끼는데, 이 책은 마네의 '올랭피아', 로버트 스미드슨의 대지미술,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작업, 데미언 허스트의 죽음에 대한 탐구 등을 통해 "왜 이런 작품이 예술인가"라는 질문에 차근차근 접근합니다. 작품 자체보다 그 시대의 문제의식과 사회적 배경을 함께 설명하기 때문에 현대미술이 훨씬 덜 난해하게 다가왔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미술 작품뿐 아니라 미술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구조까지 다룬다는 것입니다. 미술관과 갤러리의 역할 차이,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의 역할, 평론가와 컬렉터, 인플루언서와 도슨트의 영향력까지 함께 설명하면서 미술이 단순히 작가 혼자 만드는 결과물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과 시스템이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미술을 보는 부담이 조금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작품 앞에서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라는 생각부터 했다면, 이제는 "이 작품은 어떤 시대에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를 먼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아마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나침반'이라는 표현도 이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관점을 건네주는 책... 그런 책 말입니다. ^^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는 미술사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훌륭한 입문서가 되고, 이미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아마...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읽고 나니, 전시장에 걸린 그림 한 점도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이게 만드리라 믿게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