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어릴 적부터 여섯 가지 언어를 읽고 쓸 수 있었다. 붓이건 잔가지건 뭉뚝한 내 손가락이건, 도구를 찾아내서 그걸로 기름종이나 흙이나 공기 중에 글자를 썼다. 어머니 원피스에는 잉크로 원피스라고 칠했다. 잡초 한 줌을 관찰한 다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식물과 인간의 차이점을 살폈다.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나는 공공 기물 파손 행위로 끌려가 군대로 보내졌다. 몸이 갈기갈기 찢긴 전우들로 가득 찬 중환자 텐트 한쪽에다 마지막으로 쓴 말은, 피 덕분에 쓸 수 있었던 말은 이것이었다. 죽음, 죽음, 죽음. 해방자들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있다니 안타깝고 슬펐으며 인간이라는 게 소중한 생명으로 여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해방자들, #고은지, #엘리,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이른바 '천상천하 유하독존'이라고 표현하는 삶의 방식이 하나 있는데, 그렇게 살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하곤 한다. 자신보다 더 도드라지게 튀는 사람이 있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 그렇게 태어난 이가 아주 잘생겼거나, 노래나 춤에 능하다거나, 운동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거나, 하다못해 남을 깔깔 웃기는 재주라도 갖추고 있으면 인생은 수월하게 풀릴 터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보통 그렇게 타인의 관심을 갈구하는 성격을 지닌 채 태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성에 찰 만큼의 능력치는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은 주로 예쁘고 귀여운 걸 좋아하기에, 예쁘고 귀엽지 않은 무언가가 팽이처럼 바닥에서 툭툭 튕기며 빙글빙글 돌고 있으면 한껏 노려보다가 달려가 밟아버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진짜 말하고 싶은 건 지금부터다. 장례식장의 음식엔 다른 곳과는 전혀 다른 그만의 바이브가 있다. 소주를 메마르고 쌉쌀한 맛이 나는 종이컵으로 마셔야만 어울리는 순간이 있는데 장례식장에서가 그렇다.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를 읽고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결국 못찾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 계란프라이 자판기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란프라이가 그려져 있는 모습이 먹고싶다고 생각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무상 지원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계란프라이자판기를찾아서, #시공사, #설재인,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 달달북다 2
장진영 지음 / 북다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면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몇 가지 있다고 한다. CC, 그리고 사내연애. 그것도 두명과 덩시에 했다. 둘 다 팀장이었고 부서는 달랐다. 내가 다른 팀장과 연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가 자기소개를 했다. 내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었던 D 모델 에이전시의 염 부장이었다. 우리는 소소한 안부를 나누었다. 얼마 전 신사동에 갔을 때 회사 건물 1층에 웬 화덕피자집이 들어왔길래 에이전시 망한 줄 알았다고 했더니, 그 건물은 전부 세를 주고 맨 처음 일을 시작했던 용인 사무실로 옮겼단다. 심드렁함을 눈치챘는지 염 부장도 자세히 설명하려 하지는 않았다. 영화제 이후로 수 많은 축하 전화를 받았지만 남의 입에서 듣는 이야기는 언제나 즐거웠다. 감독으로부터 처음 메일을 받았던 일, 스트레스성 폭식과 혹독한 다이어트를 오가던 감독의 극단적인 체형 변화로 인해 가봉을 새로 해야 했던 일, 드레스를 실은 위탁 수화물이 베네치아 공항에서 분실했던 일, 어깨끈이 살짝 내려가 콧잔등을 찡긋하는 단발머리 감독에게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던 일까지, 그간의 일들이 새삼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를 읽고 어느일이든 쉬운게 없다는걸 알게 된거 같았고 사내연애가 그렇게 쉽게 끝나다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표지가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무상 지원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나의사내연애이야기, #북다, #장진영,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랑이 아가씨
허태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경우, 무병을 앓지는 않았다. 머리가 아프다든가 환청이 들린다든가 하는 일은 없고, 그냥 좀 고기가 입에 당겼다. 그것도 아주 신선하여 쫄깃쫄깃하고 핏물이 흥건한 고기. 처음 그 충동이 일었을 때, 나는 동네 마트의 정육코너 냉장고에 얼굴을 대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혓바닥으로 냉장고 유리를 핥고 있었다. 내 침이 유리를 타고 죽 흘러서 마트 직원이 화를 냈다. 통장의 잔액을 떠올리고, 나는 300g짜리 한우 안심 대신 미국산 토마호크를 한 팩 샀다. 500g이 넘는 살덩어리에 근막과 긴 뼈가 붙어 꽤나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아이스크림 막대를 쥐듯 암소의 뼈를 움켜쥐고, 나는 살점을 뜯어 먹었다. 고기는 달콤하고 고소했으며 어금니 사이로 아삭거렸다.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즐거워 키들거렸다. 비탈진 골목 끝 허름한 단독주택에 들어선 순간 엄마가 날 보고 면박을 줬다. 되받아치며 스니커즈를 벗었다. 허리춤에다 손을 얹고 엄마가 씩씩댔다. 덤덤히 거실을 가로질렀다. 정적이, 아주 갑작스럽고 소스라치는 침묵이 내 등을 후려쳤다. 호랑이 아가씨를 읽으면서 호랑이로 변하는 아가씨의 모습이 참 재미있으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는 호랑이 발톱이 나와있으며 호랑이티셔츠를 입고있는 아가씨가 그려져있는데 무섭기도하고 귀엽기도 하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무상 지원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호랑이아가씨, #나무옆의자, #허태연,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인애플 스트리트
제니 잭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샤의 집에 있는 방 하나는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입구였고, 그 차원은 1997년이었다. 사샤가 남편에게 시누이의 고등학교 시절 잡동사니들을 상자에 넣어 치워버리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남편은 눈알을 굴리며 기다리라고 했다. 이런 집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거짓말 같은 행운인지 감사한 마음이 드는 날도 있었다. 브루클린의 이 4층짜리 라임스톤 건물은 사샤가 예전에 살았던 방 한 칸짜리 아파트가 열 채는 들어올 수 있을 만큼 거대하고 격식 있는 호화 저택이었다. 하지만 타임캡슐 속에 갇힌 듯 나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남편이 자랐고 한 번도 떠나지 않은 이 집에는 그의 추억과 어린 시절 이야기가 깃들어 있었지만, 주로 그의 가족이 남기고 간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사샤는 코드와 함께 그 집에 들어가 산 지 3주가 지났을 때 코드의 가족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아침 내내 파이 반죽을 밀고, 어린 상추에 뿌릴 석류 씨를 사려고 몬터규 스트리트의 고급 상점까지 걸어서 다녀오기까지 했다. 집에 도착한 남편 식구들은 엘엘빈 캔버스 백을 세 개 들고 있었다. 파인애플 스트리트를 읽고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됬고, 상류층은 이렇구나를 알게된것 같아 감사했고 파인애플 스트리트 표지가 초록색과 파인애플 모양이 있어 잘어울린다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무상 지원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파인애플스트리트, #소소의책, #제니잭슨,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