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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 끝없는 밤
손보미 외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평점 :
그녀가 스물여섯 살 때, 사주 보는 남자는 그녀가 엄청난 부자와 결혼할 거라고 했다. 그녀와 친구들은 어둡고 습한 지하 카페에 앉아 있었다. 손님은 그녀들뿐이었고, 싸구려 원목 테이블들 사이에 커다란 잎을 흉물스럽게 드리운 화분이 놓여 있었다. 오십은 훌쩍 넘어 보이는 남자가 그녀와 친구들 앞에 앉았다. 남자는 커피잔을 밀어내고 사주책과 노트, 펜을 늘어놓았다. 커피가 남자의 노트에 흘렀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와 친구들은 차례로 생년월일시를 읊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하나같이 퉁명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애처롭고 무기력한 가운데 기운이 무방비하게 새어 나왔다. 죄를 저지르고 처분을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나중에 그녀는, 그것이 진부할지언정 아주 틀린 비유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은 누구나 죄를 짓고 운명 앞에서는 겁에 질리기 마련이니까.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 아래, 에메랄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를 읽고 여러가지 소설들을 보며 참 잘썼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막상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수상한 모든분들께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표지에 쓰인 작가님의 사진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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