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만 버텨봅시다
정안나 지음, 안희원 그림 / 마음의숲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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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만 버텨봅시다

 

꿈같은 이야기를 통해 잠시나마 꿈꾸는 시간을 가진다. 이 책은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 두고, 어머니와 함께 식당을 하면서 느낀 바를 들려준다. 어제도, 오늘도 지금 이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은 우리네 마음이 고스란히 잘 드러남과 동시에 그 이후 좌충우돌하는 삶의 진짜 모습을 고스란히 들려주고 있다.

저자도 딱 30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와 자그마한 식당을 차렸다. 기대하는 소소한 일상보다는 삶의 현장에서 수없이 깨지고 또 깨지게 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들려주고 있다. 뛰어난 기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현재의 삶에 대한 변화를 추구함이 더 컸던, 식당을 차렸다고는 하지만 정작 본인은 라면밖에 끓일 줄 몰랐던 그의 부딪히는 모습은 우리의 모습에 대입해보아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저자가 내린 해결책은 버티는 것이다. 버티면서, 견디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내일은 괜찮겠지, 다음 달은 괜찮아지겠지 자신을 위로하면서 이번 달만 버텨보자고 한다. 실수를 연발하며 조금씩 노하우를 터득해 나가고, 예약제 식당으로 답을 내리며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기도 한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려, 푸짐한 한 끼를 제공하려 아낌 없이 퍼주고, 인심도 정성도 묻어나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영업을 하며 한 달 한 달 버티는 이야기이지만, 직장생활을 포함해도 그저 한 달 한 달 하루하루 버티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의 대부분일 것이다. 때로는 그 버팀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새로운 낭만을 꿈꾸지만 냉혹한 생존의 현실 앞에서는 그 낭만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무슨 일이든 그저 버티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낭만과 생존 사이에서 내가 가장 잘 버텨볼 수 있는 것을 선택해 보는 것이 우리의 숙제일 것이다. 좀 더 좋아질 것이다라는 희망은 그 낭만과 생존 사이의 간극을 보다 줄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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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밑의 개
나하이 지음 / 좋은땅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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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밑의 개

 

오랜만에 따뜻한 동화 한 편을 접했다. 사람의 눈 밑에서 잠을 자는 손가락만 한 작은 개의 이야기. 유별난 설정으로 보이지만, 주인공 엄지는 특별한 개가 아니다. 아주 조금 다른, 그것도 아주 잠깐 달랐을 뿐 보통의 존재로, 보통의 우리 모습 그대로를 대변해 주고 있다.

엄지라는 개의 이야기지만 사실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다. 부모의 밑에 있을 때는 그것이 행복인 줄 모르고, 심지어 불행하다 투정부리지만, 떠나서는 그보다 더한 행복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이다.

엄지가 자는 눈 밑이라는 곳도 생각해 보면, 눈 밑이 아니고는 손가락만 한 엄지가 미소에게 붙어서 잘 방법이 없다. 뒤척이는 몸은 엄지에게 너무나 위험하고, 미소의 체온을 느끼면서 그나마 안전한 얼굴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것이다. 어떻게든 보호자에게 기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다. 보호자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심지어 보호자라면 당연히 자신에게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믿는 철없는 우리의 옛 모습 그대로인 것이다.

그렇다고 철없이 불평하지 말고 보호자 밑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미소를 떠나 성장하고 자아를 확립한 엄지의 모습을 보면, 고난에 부딪히고 극복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함께 주고 있다. 그저 손가락만 한, 남들과 다른 특이한 개로 머물지 않고, 자신과 같은 여러 개들을 만나고,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체험하면서, 엄지는 가치 있는 보통의 존재로 거듭났다.

이 책은 누구나 겪게 되는 성장의 과정을, 손가락만 했으나 누구 못지않게 성장해 버린 엄지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장차 겪게 될 성장통을 미리 체험해 보며, 부모의 깊은 사랑을 어렴풋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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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과 식민지 사이 - 경계인으로서의 재조일본인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학술총서 1
이규수 지음 / 어문학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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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과 식민지 사이 경계인으로서의 재조일본인

 

우리의 역사, 그리고 우리나라가 아닌 세계의 역사 모두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와 인접하고 있는 중국, 일본 등의 역사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입장으로 식민지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그 당시 역사들에 대해서는 많이 관심도 가지고, 공부해보기도 했으나 정작 조선에 체류한 일본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본 적은 없는 듯하다. 조선을 식민지로 지배한 이들도 그들이고, 총독을 비롯해 경찰, 군부 등 식민지 체제를 견고하게 뿌리내리게 한 이들이 그들임에도 일본의 식민지 통치에 관심을 가졌지 그 안의 개인에 초점을 두지 못하였다.

저자는 이들 재조일본인들이 제국식민지의 접점에서 그들이 갖는 근대성식민성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주제, 제국의 식민지 침략과 수탈이 국가 권력과 그들이 지원하는 민간인이 결합하여 총체적으로 수행되었음을 실증하기 위한 주요 연구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들에 주목한다.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이들 재조일본인의 인구 변동, 재조일본인 사회의 사회 조직과 단체의 현황, 사회구조적 특성을 밝히며 일본 식민 지배의 연구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도록 하였다.

조선 개항 당시 급격한 인구 증가가 문제되고 있던 일본에서는 식민지 조선이야말로 아주 좋은 이주 대상지였다. 조선에 거주한 일본인 수가 그 당시 75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재조일본인 사회의 형성이 굉장히 큰 규모로, 또한 급격히 빠르게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거주자가 그 정도이니 단기 체류한 사람까지 고려한다면 상당한 인구가 조선에서 생활한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이들의 조선 생활을 추적하였다. 그들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보다 더욱 주목되는 건 일본의 패전 이후 그들의 기억이다. 일본의 패전 후 본국으로 귀환한 그들이 1965년 한일조약 체결 등 동아시아 정세 변화를 거치며 자신들의 식민지 경험을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전후 일본 사회의 귀환자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그들 스스로의 향수, 귀환의 아픔과 접목되어 자기합리화의 감정이 그것을 넘어 고정관념으로 표출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들은 반도의 남성은 게으르고, 봉건적이며, 노동을 비하한다는 등 수많은 착각을 진실이라 믿고 있다. 무의식적인 심리적 위안이든, 의도적인 분노의 표출이든 이러한 악의적인 인식에 대응하는 것이 과제라는 점을, 저자는 전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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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직업 미래지도 - 한발 앞서 내다보는
김영기 외 지음 / 일상이상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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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직업 미래지도

 

한발 앞서 내다보는 유망직업 미래지도. 대한민국의 유망직업이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동류의 서적들에서 많이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각광 받는 유망직업들을 선정하여 그에 해당하는 신기술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를 유도하고 있다. 취업이 힘들다면 창직을 생각하라는 주문처럼 기본적으로 기술에 기반하여 해당 기술을 익혀 그에 따르는 일을 새로 만들어 행해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제조업이라고 하더라도 제조업에 속하는 기업 내에는 다양한 업무 분야가 존재한다. 인사 분야는 기본이고, 경영관리, 재무 및 회계, 연구 및 R&D, 영업 관리 등이 그에 따라 존재하게 된다. 또 제조업이니만큼 구매 및 조달, 생산관리, 품질관리, 장비관리, 안전관리, 시설관리, 환경관리 등의 업무 분야도 뒤따르게 된다. 이러한 기존의 업무 분야는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 등으로 인하여 일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킨다고 한다. 협업로봇의 등장으로 나사를 조이고, 부품을 접착하는 등 지루하게 반복되는 단순 업무는 로봇이 맡고, 인간은 보다 더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를 수행하거나 로봇을 관리 및 감독하는 업무를 새로이 맡게 된다는 것이다.

로봇뿐만 아니라 부서와 부서 간의 협업도 확대된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다양한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교육에 투자하게 될 것이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직원들 스스로 필요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신속하게 습득할 수 있는 학습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신속하게 학습할 수 있는 인재를 더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래의 인재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역량으로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비판적 사고력 또는 판단력, 창의력, 협업능력, 소통능력을 제시하였으니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한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액션 러닝을 제시하였는데 과제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도 적용 가능한 사례와 함께 미국의 GE 등의 사례도 제시하며 변화를 권장하고 있다. 하브루타를 통한 유대인들의 뛰어난 역량을 제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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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편하지만 제법 행복합니다
고진하 지음 / 마음의숲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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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편하지만 제법 행복합니다

 

이 책은 자발적 가난을 선택했으나, 불편을 통해 행복을 얻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느린 삶에서 여유를 찾으며 이웃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고, 자연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시골 생활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잡초를 뜯어 먹으면서 잡초처럼 낮아진 겸허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저자의 소개말처럼 겸허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제법 행복함을 전해 주고 있는 책이라 하고 싶다. 저자와 아내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감동적이고, 잡초와 같이 낮은 인생 가운데 등장하는 주변인의 겸허한 이야기도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책에 소개된, 저자가 만남의 신비에 대해 곱씹어 볼 만큼 뜻밖의 인연이라는 한 사람은 싱싱한 야성을 느끼게 하는 사내이다. 곰살궂을 정도로 청소년을 사랑한다는 그는 컴퓨터 공간에서 얻는 얄팍한 지식으로 아는 체하는, ‘빌려온 지식으로 떠들어 대는 사람을 싫어한다. 육체노동을 좋아하고, 땀 흘려 몸으로 터득하는 배움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 인연이 틈날 때마다 찾아 와 땀 흘리기를 자청하면서 낡은 한옥을 수리할 때나, 아궁이를 만들 때나, 흙과 돌로 담을 쌓을 때나, 겨울 땔감을 마련할 때나 일벗이 되어주었다고 한다. 일삯 한 푼 없는 힘든 일을 놀이 하듯 돕는 사람을 소개하는 부분을 보면서 모두의 삶에 대해 여유가 책 밖으로 전해지는 것만 같아 감동적이었다.

특히나 저자의 평가가 인상 깊었다. 어머니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 조르바를 닮은, 대책 없는 이 사내는 내면에 작은 아이가 살아 있어 경이로운 세계에 들어갈 수 있고, 물질의 세계를 넘어선 형이상의 세계로 여행할 수 있는 사내라는 것이다. 주판알을 튕기며 자기 이익을 챙기고, 합리적 이성의 노예가 되는 걸 주저하지 않는 시절,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인연을 거두는 냉혹한 이 시절에 진정한 벗이 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있는 저자의 행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러한 이를 벗으로 삼고 있는 저자의 내면 역시 알 만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잡초와 같은 낮은 인생이라 하지만 세상의 누구보다 높은 세계에서 생활하는, 제법 행복한 이의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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