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과 식민지 사이 - 경계인으로서의 재조일본인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학술총서 1
이규수 지음 / 어문학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국과 식민지 사이 경계인으로서의 재조일본인

 

우리의 역사, 그리고 우리나라가 아닌 세계의 역사 모두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와 인접하고 있는 중국, 일본 등의 역사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입장으로 식민지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그 당시 역사들에 대해서는 많이 관심도 가지고, 공부해보기도 했으나 정작 조선에 체류한 일본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본 적은 없는 듯하다. 조선을 식민지로 지배한 이들도 그들이고, 총독을 비롯해 경찰, 군부 등 식민지 체제를 견고하게 뿌리내리게 한 이들이 그들임에도 일본의 식민지 통치에 관심을 가졌지 그 안의 개인에 초점을 두지 못하였다.

저자는 이들 재조일본인들이 제국식민지의 접점에서 그들이 갖는 근대성식민성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주제, 제국의 식민지 침략과 수탈이 국가 권력과 그들이 지원하는 민간인이 결합하여 총체적으로 수행되었음을 실증하기 위한 주요 연구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들에 주목한다.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이들 재조일본인의 인구 변동, 재조일본인 사회의 사회 조직과 단체의 현황, 사회구조적 특성을 밝히며 일본 식민 지배의 연구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도록 하였다.

조선 개항 당시 급격한 인구 증가가 문제되고 있던 일본에서는 식민지 조선이야말로 아주 좋은 이주 대상지였다. 조선에 거주한 일본인 수가 그 당시 75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재조일본인 사회의 형성이 굉장히 큰 규모로, 또한 급격히 빠르게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거주자가 그 정도이니 단기 체류한 사람까지 고려한다면 상당한 인구가 조선에서 생활한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이들의 조선 생활을 추적하였다. 그들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보다 더욱 주목되는 건 일본의 패전 이후 그들의 기억이다. 일본의 패전 후 본국으로 귀환한 그들이 1965년 한일조약 체결 등 동아시아 정세 변화를 거치며 자신들의 식민지 경험을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전후 일본 사회의 귀환자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그들 스스로의 향수, 귀환의 아픔과 접목되어 자기합리화의 감정이 그것을 넘어 고정관념으로 표출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들은 반도의 남성은 게으르고, 봉건적이며, 노동을 비하한다는 등 수많은 착각을 진실이라 믿고 있다. 무의식적인 심리적 위안이든, 의도적인 분노의 표출이든 이러한 악의적인 인식에 대응하는 것이 과제라는 점을, 저자는 전하고 있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