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늦여름 1 (양장)

늦여름 1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7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지음, 박종대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사뭇 느긋한 흐름의 고색창연한 소설. 문체에서 묻어나는 목가적 분위기는 헤세를 연상시키고, 이야기 전반에서 느껴지는 도덕적 겸양은 톨스토이를 떠오르게 한다. 휴일 오전에, 혹은 잠들기 전에, 너무 또렷하지 않은 부드러운 의식 속에서 잠시 펼쳐보기에 괜찮은 소설 아닐까.

[100자평] 유다의 고백

유다의 고백 ㅣ 다자이 오사무 전집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재원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2년 8월

웃음을 삼키고 눈물을 내보일 줄 아는 광대, 자신의 마음 속 응달을 퍼 올려 온 세상에 흩뿌린 물통장이. 오사무의 자살은 어쩌면 그가 너무도 진실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책을 읽고.

[100자평] 파랑새의 밤

파랑새의 밤
마루야마 겐지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7년 7월

과거로부터의 숙연을 끊으려 하는 자의 이야기다. 처절하다. 그러면서도 고고하다. 케케묵은 세월 너머의 적을 응시하는 ‘나’의 눈동자는, 피를 만나 마침내 만월이 된다.

[100자평] 제5도살장 (반양장)

제5도살장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0
커트 보니것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이제야 마침내 나왔군요. 커트 보니것의 다른 작품들도 한국에서 더 많이 출간되면 좋겠네요. ㅎㅎ

[100자평]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대표 작가 12인 세트 - 전12권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대표 작가 12인 세트 - 전12권 ㅣ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대표 작가 12인 세트
움베르토 에코 외 지음, 이윤기 외 옮김, 페르난도 비센테 표지일러스트 / 열린책들 / 2016년 9월

열린책들에서 출판한 양질의 대표작들. 하지만 양장도 아닌데 한 권에 1000페이지에 달하는 책들이라니 퍽 우악스럽고 읽기 불편하다. 게다가 개미의 경우는 아무리 각각의 부가 개별적으로도 읽힐 수 있는 작품이라 해도 (출판사의 대표작이란 이유만으로)일부만 출간한다는 건 무리수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