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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모험 - 빌 게이츠가 극찬한 금세기 최고의 경영서
존 브룩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동기 감수 / 쌤앤파커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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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의 선택​

​영광과 고난의 경영을 추억하며

<경영의 모험>

 

 

 

   빌 게이츠의 입에 오른 이유로 43년간 잠들었던 글이 생명을 되찾고 세상 밖으로 나온 진기한 현상을 목격한다. 이 시대에 빌 게이츠란 인물이 행사하는 영향력을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다. 셀러브리티들의 손짓 하나까지 추종하기 원하는 대중의 심리와 요구를 반영한 결과물에 세상은 시시각각 찬사를 쏟아내기 바쁘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리더, 월가의 양심 등으로 칭송되며 재산 순위 1, 2위를 다투면서도 부의 환원에 앞장서는 두 인물,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 간에 공유된 책이라는 사실이 관심에 더욱 불을 지핀 것으로 여겨진다.

 

 

 

   600여 페이지의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열두 편의 독립적인 사건과 구체적인 전말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있어 추리소설을 읽는 듯 의외의 가독성을 자랑한다. 여타의 경제 서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법칙이나 원론의 나열은 배제하고 오랜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수집한 밀도 있는 팩트를 바탕으로 풀어내는 유연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에서 독자 스스로 메시지를 발견하는 즐거움 또한 선사한다.   

 

 

 

   키드-55의 노다지를 발견한 텍사스 걸프의 '물밑' 주식 매수 사건으로 본 인간의 본성은 부(富)의 유혹 앞에 처참한 악(惡)으로 발현된다. 반면 끔찍하리만치 무책임했던 하우프트의 침몰 속에서 2만여 명의 투자자를 구제한 뉴욕 증권 거래소와 영. 미 은행들의 공조와 희생은 베일 속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극적인 감동을 몰고 올 만한 장면이다. 제록스와 릴리엔설의 스토리에서는 자유기업 및 이상주의의 성공을 확인함과 동시에 오늘날 기업과 기업가가 추구해야 할 책임과 본질에 대해 숙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 비즈니스 모험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한 권의 책에서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동일하게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발견하며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경영의 원칙을 깨닫는다. 부의 양극화로 중간계층이 몰락하는 현상이 도미노처럼 일고 있는 세계정세이다. 급박하고 각박하게 흐르는 시대라 할지라도 기업의 가치가 돈이나 성과가 아닌 '인간'에 프레임을 맞출 때 실현될 수 있다는 기본적이고 명확한 이치를 간과하지 않는 경영인이 늘어나길, 또한 그러한 실천이 그저 미담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이어져 다 함께 살기 좋은 사회를 이룩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무모하더라도 이상이 현실이 되는 날은 언제고 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선구적 경영인에 의해 다시금 주목받는 12부작 경영 드라마의 붐이 변화의 불씨가 되어주길 기대하며...

 

 

 

 

 

 

 

 

 

알라딘 공식 신간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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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4월 주목신간

(4월 출간분 .경제 경영 분야)

 

 

 

 

 

 

 

슈퍼 차이나

 

중국에 대한 책을 진작부터 읽고 싶었는데 마침 눈에 들어오는 책을 발견했다. KBS 신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송된 '슈퍼 차이나'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요즘 국내 백화점이나 쇼핑몰, 관광 사업 분야 등 여기저기에서 중국인 모시기에 혈안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지만 짝퉁 대국이라고만 여기던 중국의 파워가 이렇게 급부상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막대한 자본을 기반으로 경제강국으로의 도약뿐 아니라 이제는 문화와 군사 영역까지 힘을 확대해가는 중국의 오늘을 관찰하며 그들의 전략을 해부하고  세계 시장의 판도를 조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예스, 앤드

 

코미디 배우가 비즈니스를 가르친다? 매년 400여 개가 넘는 기업이 세계 최고의 코미디 극단 '세컨드 시티'에 컨설팅을 의뢰한다. 지금, 세계의 수많은 리더들은 이 코미디 극단의 '예스, 앤드' 원칙에 주목하고 있다. '예스, 앤드'란 상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여내는 '즉흥극'의 핵심 정신이라 한다. 비단 기업 경영 뿐 아니라 인간의 삶 자체가 대본 없는 즉흥극이 아닌가! 오프라 윈프리의 대화법, 유재석의 배려, 신동엽의 순발력의 비결이 '예스, 앤드'의 정신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면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리라 여겨진다.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 이 책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향한 디딤돌이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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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 KBS <TV, 책을 보다> 선정 도서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 송병선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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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습니다, 당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아름다운 퇴장



2015년  3월 1일 (현지시간). 지구 반대편 남미의 작은 나라 우루과이에서 개최된 대통령 이. 취임식이 전파를 탔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재임에 성공한 타바레 바스케스를 환영하는 한편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의 퇴임에 진한 아쉬움을 표하며 작별 인사를 건넸고 그를 스치는 인파는 열광에 출렁였다. 임기말 레임덕을 찾아볼 수 없는 65%의 높은 퇴임 지지율은 새 수장의 당선 지지율보다도 높은 것이었다. 우루과이에 연임 금지법이 없었다면 국민들이 그를 떠나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반응이었다.

이 땅에선 감흥을 자아낸 적 없던 행사가 반대편 저곳에선 어떤 연유로 슬픔 뒤섞인 환호의 장이 돼 버린 것인지 자못 궁금했다. 여러 영상들을 통해 시민의 인터뷰를 접하고 난 후 나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고 말았다.



" 대통령이요? 그는 제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제 스스로를 믿듯이요."

" 그는 우리가 가졌던 최고의 대통령입니다. 그가 퇴임하는 것이 슬퍼요. 타바레 대통령도 좋지만 페페는 페페잖아요."

  


무대에서 내려오는 대통령을 향해 무한한 찬사를 보내는 국민이 있는 나라,

그리고 이러한 범국민적 신뢰를 이끌어낸 전례 없는 대통령에 바야흐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는 행복한 농부입니다



호세 무히카. 그의 이름 앞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란 수식어가 따른다. 하지만 그는 '가난한 사람은 너무 많은 것을 원하기에 도무지 만족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자신은 결코 가난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우루과이 인물사전에 등록된 프로필에서 그의 직업은 농부(화초 재배인)이다.

 

 

 

그는 수식어 만큼이나 독특한 행보로 유명한 인물이다.



˚ 우루과이 대통령의 월급은 1,300만 원. 그중 90%를 사회 복지 단체와 시민 주택 건설, 소속 정당에 기부하고 국민 평균 임금인 80만 원으로 살아가는 대통령

˚ 정치인이 너무 많은 돈을 받는다며 국민들과 함께 낮아지기 원했던 대통령

˚ 동급인 프란치스코 교황 할아버지에게 '현자'의 칭송을 받고

˚ 인권을 기반한 입법 노력과 투쟁으로 노벨 평화상 후보에 두 번 올랐으며

˚ 전 재산은 트랙터와 28년 된 구식 자동차, 그리고 농기구 몇 점. 가치로 따지면 1,500만 원. 상원 의원으로 있는 부인의 재산을 모두 합쳐도 부부의 전 재산은 2억 뿐이다

˚ 매일 저녁 대통령 궁에서 사라져 부인이 기다리는 농장의 비좁고 허름한 집으로 향하는 남자

˚ 주말이면 시장에 나가 손수 기른 국화를 팔고, 이웃집의 지붕을 고쳐주는 남자

˚ 더운 날엔 발목이 짧은 바지와 슬리퍼를 신고 나타나는 대통령

˚ 대통령궁을 노숙인에게 내어주자 제안하고

˚ 실무자보다 먼저 현장에 나타나 일을 처리하며

˚ 말이 많아서 언론 노출이 잦은 잔소리쟁이 

˚ 금의 환향하는 국가대표 축구팀이 보고 싶어서 공항 어느 구석에 축축한 모습으로 혼자 기다리는 대통령   

˚ 경호원과 고급 차를 거부하고 200만 원 짜리 낡은 경차를 보물인 듯 손수 운전하며

˚ 대통령이 아닌 pepe (페페. 애칭) 할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믿을 수 없겠지만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정치인이다.


혹자는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이 아니냐며 그의 남다른 행보를 달가워하지 않지만 그의 이런 행동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그의 곁엔 경제공황으로 파산한 후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꽃과 작물을 내다 팔며 희생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 어머니를 도와 땅을 일구며 살아왔던 무히카는 그저 늘 있던 곳에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산 것뿐이었다. 단지 대통령 당선 전과 후가 다르지 않은 한결같은 사람이었을 뿐이다.    



" 나는 나만의 생활방식이 있다.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 이를 바꾸진 않을 것이다. 다른 이들에게는 부족할지 몰라도 나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벌고 있다. 그러니 이것을 희생이라 말할 수 없다. 이것은 의무이다."


" 흙덩이는 완벽한 실험실입니다. 그것은 너무나 정교해서 인간이 도저히 흉내 낼 수도 없습니다. 흙은 글을 쓰거나 읽을 줄 모르기 떄문에 성스러울 수 있습니다. 인간도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이해하기 시작하면, 성스러운 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글을 모르는 사람처럼 됩니다."


 

 


행복을 역설하는 철학가



" 내가 무언가를 살 때 그것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벌기 위해 쓴 시간으로 사는 것이다. 이 시간에 대해 인색해져야 한다. 시간을 아껴서, 정말 좋아하는 일에, 우리에게 힘이 되는 일에 써야 한다."

 

 

행복에 쓰기 위해 시간에 인색해야 한다는 말이 가슴을 울리며 남다르게 다가온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무히카 본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열네 살에 투사의 삶을 선택한 어린 무히카는 독재정권에 맞서 가난한 이들 편에서 싸우며 끝이 보이지 않는 고독과 두려움 앞에 긴 세월을 바쳐야만 했다. 여섯 번의 총상과 혹독한 고문을 견디며 동료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고통의 시간들, 생사를 건 두 번의 탈옥, 그리고 13년의 외로운 수감생활. 그 오랜 고초 후에 자유의 몸이 되거든 기필코 땅으로 돌아가겠노라고 자위하며 어둠을 삼켰던 그는 그렇게 독방 한구석에서부터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들'에 집착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 인생은 기적이다. 인생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다."

" 내 라이프 스타일은 나의 상처가 낳은 결과이다."



눈치 보지 않는 소신으로 숨김없고 직설적인 화법이 인상적인 그는 한편으로 풍부한 은유를 구사할 줄 아는 시인이자 철학가와 같았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놀라운 행보만큼이나 대중의 입에 끊임없이 회자되며 희망이 실종된 세상 가운데 많은 이의 가슴속에서 살아갈 용기와 울림이 되어주고 있다.  



 

그 거리에 나도 있었네




가제본으로 만난 그의 책은 새로운 경험만큼이나 특별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그의 육성이 대거 수록된 평전이었기에 한 문장도 흘리고 싶지 않았고 한 단어도 가벼이 넘기지 않았다. 우루과이의 정세를 몰랐던 내게 가벼운 공부는 그만큼 확실히 내용의 이해를 도왔다. 원문을 보진 못 했지만 번역의 수준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을 만큼 훌륭했다. 책에 낙서가 많다는 짝궁의 말은 귓전으로 듣고 긴 밤을 하얗게 태우며 그렇게 나는 판도의 어느 퇴각로에서, 몬테비오의 어느 술집에서, 푼타 카레타스 교도소의 땅굴 속에서, 키 본 술집이 있던 하수도 관에서 그와 함께 가쁜 호흡을 내쉬고 있었다. 곳곳에 넘치는 명언과 아름다운 은유로 맞이한 아침은 실로 가슴 벅차기까지 했다.

 

 

 

 

 

투사의 삶



" 내 몸이 허락하는 한 은퇴란 없을 것입니다. 내가 상원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어서가 아닙니다. 투사의 삶의 중독돼 있어서입니다. 나는 14살에 투사가 되었고 지금도 그 일을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거리의 투사에서 정계의 투사로 평생을 무언가와 싸우며 살아온 굴곡진 삶과는 다르게 그는 사람의 온기와 배신하지 않는 흙을 사랑하며 스스로 행복을 빚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끝나지 않는 투사의 삶은 인본(人本)에 요동치는 가슴이 있어 가능한 것이기에 대립돼 보이는 가치를 끌어안고 사는 그의 삶은 기실 전혀 어긋남이 없는 것일 테다.


인기에 영합하기는커녕 가톨릭 국가인 우루과이 내에서 상상도 못 할 사안들을 꿋꿋하게 추진하던 그가 무대를 내려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는 대통령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란 말로 그렇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권위를 주워 담지 않으려 했다.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의 품격




" 일자리를 만들어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세금을 낼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합니다. 정부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 돈이 많은 사람은 사치스런 삶을 살면서도 더 많은 것을 욕망합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


" 가난한 자는 힘든 일을 하면서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경제 위기는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가치'의 문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뒤늦게나마 세계는 빈부격차 문제와 차별, 자본주의의 문제를 느끼기 시작했고 진정한 가치 아래 몸을 낮추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호세 무히카와 같은 남다른 리더들의 말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불공평하게 분배되는 부에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다. 소득 불평등으로 세계 경제 시장이 위기이다. 정부에 의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골드만 삭스 자산운용社 짐 오닐 회장



호세 무히카는 검소한 삶과 인권의 가치를 역설하며 몸소 실천한 것으로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루과이 국민들이 무히카 대통령에 높은 지지를 보낸 것은 단순히 그의 검소한 생활방식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의 집권 이후 우루과이의 빈곤율은 크게 떨어지고 소득은 증가해 매년 5% 안팎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니, 불평등 해소를 위해 싸운 무히카 정부의 성공적인 재분배 예시가 얼마 전 서평을 마무리했던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와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희망적인 대목이었다.



지구촌 곳곳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련의 골치 아픈 사건들로 떠들썩한 국내 정계의 모습이다.  

지도자의 청빈이라는 가치가 갈수록 희미해지는 때에 대통령 무히카의 삶을 깊은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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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시 에세이 요리

 


북 21 (21세기북스)에서 선물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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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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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제 공부에 마침표가 없어야 하는 이유

<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

 

 


전작 <경제 학자의 인문학 서재>에서 문학, 예술, 역사 등의 인문적 요소를 소재로 경제 원리를 풀어내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던 저자 박정호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전작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 중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경제 원리를 이야기하기 위해 인간 생활의 삼대 요소인 '의식주'에 주목했다.


'역선택, 유효수요, 밴드웨건, 경제유인' 등 낯설고 어려운 경제학 용어들을 입고, 먹고, 사는 이야기 속에 적절히 녹여내고 있어 경제학 초보들에게도 능히 읽힐 책이다.


나폴레옹 시절 화려한 군복을 착용해야 했던 이유를 경제학의 '역선택'이론에 빗대어 설명하고,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을 상대로 한 미국의 콜라 원액 공급 중단으로 인해 콜라의 '대체재'인 환타가 탄생한 일화를 이야기한다. 그밖에 '과도한 가치 폄하'로 인해 늘 실패할 수밖에 없는 다이어트 현실을 분석하고 파헤치는 등 일상의 곳곳에서 딸려 나오는 경제 원리들을 하나 둘 이해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 삶 자체가 경제학이란 학문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아가 한 나라의 문화적 관습과 풍습의 형성 과정에도 경제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해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수 세기 동안 부적으로 사용됐던 다이아몬드가 15세기에 이르러 왕실의 보석으로, 그리고 오늘날 대표적인 결혼예물로 대중의 선택을 받기까지의 생생한 과정이 흥미롭게 묘사되어 잠시 시대를 거슬러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한편 '근거 과세의 원칙'에 어긋나는 국세 부과에 대한 설명 중 1303년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 700년 간이나 명맥을 유지하던 '창문세'의 예는 그 지독한 과세 방법에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모자세, 장갑세, 난로세, 수염세 등 어떤 명목을 달아서든 돈을 긁어내려는 국가와, 창문을 폐쇄해 일조권을 포기할 만큼이나 죽어도 세금 내기 싫은 국민의 모습은 오늘날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어 흥미로움과 안타까움이 뒤섞이는 장면이었다.


경제학이 인간의 본성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것이란 어떤 이의 주장처럼 시대를 불문하고 인간사 곳곳에 경제 원리가 녹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복잡 다양한 방식에 실제로 경제학이 어느 정도의 수치로 개입할지, 일련의 상황들을 과연 경제학적 관점으로만 풀어낼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한 논란은 이 책에선 차치해두자. 만족을 모르기에 평생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는, 그렇기에 때론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먼 과거를 들추어보지 않더라도 쟁취를 위한 인간의 노력 가운데 경제 원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부인하지는 못 할 것이다. 보다 다양한 시야의 분석이 아쉽기는 하나 경제학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한 애초의 의도를 생각하면 적절한 구성이지 않았나 싶다. 동출판사의 '처음인데요'시리즈를 통해 초보의 입장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독자로서 컨셉은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는 생각이다.

 

통찰은 어떤 곳에도 깃들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학문에 있어 편협함은 지양하되 다양한 가능성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 여겨진다. 경제 공부에도 쉼이 없어야 하는 이유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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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실전경제학 입문서
모셰 애들러 지음, 이주만 옮김 / 카시오페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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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효율인가.

당신은 모르는 돈의 비밀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



 

명품 장사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불황에서 살아남는 전략은 고기 한 덩이를 팔아도 루이비통처럼 파는 것이라 종용하는 서적도 출간된 바 있다. 불황에도 살아남는 명품 팔이에 뭇사람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유한한 자원으로 이윤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 가난한 소비자를 시장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우선할 조건으로 지목되기 때문일 것이다. 부자는 영원히 부자일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에서 최대 구매력은 언제나 그들만의 고유명사였고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경제적 악조건에서도 부유층이 거두는 열매는 여전히 달고 풍요롭다. 이른바 상류층의 애호품은 그래서 불황을 타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날 시장의 횡포가 적정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항공사들은 비행기의 일반석을 대폭 축소해 비즈니스석의 공간과 수효를 늘리고 거기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이들에게 단독 침대의 안락함까지 제공한다. 부유한 환자만 치료하겠다는 의사가 늘어나고 노동자와 경영진의 임금 격차는 이미 400배를 웃돌았으며 빈곤국에 유독 폐기물을 버리는 것이 경제 논리상 합당하다 떠드는 것이 경제학자가 존재해야 할 명분이 되어버렸다.


이 시대 경제학자들은 경제 효율이란 명목 아래 부자의 부를 가난한 이와 나누어선 안 되고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서도 안 되며 부와 권력을 차지한 이들의 만족을 늘리기 위해 그렇지 못한 이들의 삶을 악화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태도를 견지해왔지만 이는 종내 수많은 정책을 실패로 되돌리며 부의 양극화와 비인간적 경제행위를 양산해내기에 이르렀다. 재화의 생산과 이윤 창출의 과정에 불가결한 노동력을 제공하고도 하찮은 대가에 만족해야 하는 이 시대 노동자들의 삶은 늘 버겁다. 그들의 수고로움이 무색할 만큼 정당한 몫 이상으로 너무 많은 부를 차지하고 있는 소수 덕에 여분의 몫은 언제나 부족하다.


주류 경제학의 원론인 파레토 이론에서 말하는 최적의 효용 상태란 것 역시 적잖이 모순적이다. 시장이 최대 효용 상태라 할지라도 가난한 사람의 효용(행복)을 늘림으로 부자의 효용이 줄었다면 파레토 최적에 어긋난다는 논리로 극소수의 부자가 공동체 대부분의 부를 독식하는 현재의 불합리한 구조를 영속하려는 뻔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으니 말이다. 탁상공론 속 최적이론이 변수로 가득한 현실에 그대로 적용될 리 만무하지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에서 부당한 분배의 고통은 협상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몫으로 오롯이 돌아오고 만다.


재분배로 관심이 쏠릴 때마다 그것이 경제에 이로울지를 거론하며 모든 분배정책은 비효율적이라는 듯 반기를 드는 이들이 주장하는 '효율'은 '형평성'의 기준을 전혀 제시하지 못 한다. 반면 사회 재분배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들은 생각보다 커다란 효율을 안겨줄지 모른다. 최저 임금을 평균 임금 수준으로 인상한다면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 임금 확보라는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고, 경영자에게 세금을 더 부담시킨다 해서 그들의 근로의욕이 감소하거나 경제성장이 저하되지 않음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이미 확인한 바 있다.


평등과 효율이 이율배반적 가치라는 논리에 맞서 그 두 가지가 상충하지 않는다는 주장 또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효율적인 상태는 특정한 분배 평등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는 것이지 분배 평등과 독립적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Rawls, 2003)

 

부와 소득의 불평등은 권력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부와 권력의 불평등을 영속화하는 사회제도를 고착시킨다. 사회가 번영하려면 대다수 구성원이 투자와 근로에 적극적이고 혁신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지만, 권력의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사회제도에서는 이러한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평등과 효율의 관계를 볼 경우 그 상충적 측면보다는 평등이 효율을 향상시키는 상호 보완적 측면을 잘 포착할 수 있다.

(World Bank, 2005)

<사회과학 명저 재발견 3, 구인회 저, 2012年>


경제 효율 이론이 더이상 부와 권력을 지키기 위한 기득권의 눈속임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될 것이다. 또한 효율과 형평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균형 있게 달성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머리를 맞대는 것이 이 시대 경제학자와 정치가들이 감당해야 할 마지막 정의일 것이라 여겨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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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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