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관한 한 한국은 외눈박이다. 시민의 물리력 행사에는 과민 반응하지만, 공권력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폭력에는 너무 둔감하다. 두 달 넘는 촛불 정국 동안 보수언론은 온통 시위대의 행위에만 두 눈을 부릅뜬 채 그들의 행위를 ‘폭력’이라고 일컬었다. 하지만 숱하게 자행된 공권력의 폭력은 ‘폭력’이라고 부르기조차 하지 않았다.



△ 6월29일 서울 종로에서 전경의 폭력 진압으로 부상을 당해 쓰러진 시민. 우리는 국가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져 있다. (사진/ 한겨레 김명진 기자)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집회를 하는데 전·의경이 서 있는 것 차제가 국가가 위력을 과시하는 행위인데도 시위대가 잘 인식하지 못한다”며 “우리 모두가 국가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박래군 한겨레21인권위원(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은 “국가가 만든 법의 틀 안에서만 사고하는 국가 우위의 사고 구조 때문”이라고 여긴다. 국가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포섭된 결과라는 것이다.

공권력 집행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후퇴

문제는 법의 이름으로 행사되는 국가폭력은 정당하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미신고 불법 집회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라는 논리를 펼치면서, 집회및시위에관한 법률(집시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을 무기로 각종 폭력을 행사한다. 법은 국가가 가진 가장 큰 무기이자 폭력을 행사하는 근원이다. 하지만 촛불집회·시위가 ‘형식논리적으로’ 합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모든 경찰 폭력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은 “현행 법률을 위반할지라도 헌법이 보장한 자유권의 범위 안에서 평화적으로 이뤄지는 집회시위를 폭압적으로 탄압하는 건 명백한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촛불집회에 대응하면서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추기고 이를 부각시켜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의도적인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지난 6월30일 새벽 경찰버스 차벽을 열고 전·의경을 투입해 의도적인 도발을 감행한 게 한 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이를 국가폭력이 정당성을 잃은 대표적인 예로 본다. “국가가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함부로 진압하지 못하다가, 추가 협상 뒤 시위를 종결시키기 위해 폭력을 유발한 건 스스로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국가 공권력의 행사는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뿐만 아니라 상황에 대한 판단이 정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폭력은 시위 현장에서의 가시적인 물리력 행사를 넘어 더욱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법의 이름을 빌려 문화방송 〈PD수첩〉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고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불법이라고 결정한 일 등이 그것이다. 눈에 보이는 폭력은 국민이 쉽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되레 문제가 덜 될 수 있다. 합법의 이름 아래 기본권을 제한하고, 수사권이라는 국가의 독점적 권한을 통해 압박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훨씬 더 은밀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를 지낸 김갑배 변호사가 분노하는 이유다. 김 변호사는 국가권력이 짜놓은 담론의 구조를 뛰어넘음으로써 국가폭력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본다.
“촛불집회를 주최 쪽에서 ‘문화제’로 부르는 것도 문제다. 촛불집회는 정치성 집회 아닌가? 이는 이혼 뒤 재결합으로 인해 (아버지와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가 차별을 받으면 차별하는 풍토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아이 성을 바꿈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격이다. 헌법 정신에 비춰 야간집회도 허용돼야 하고 신고하지 않는 집회를 열 수도 있다. (이를 제한하는 집시법 등에 대해) 불복종 운동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주최 쪽은 이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다.”

“촛불집회를 왜 문화제라 부르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이른바 ‘민주정권 10년’이란 허울뿐이라고 비판한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는 동안 우리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믿지만 국가폭력을 제어하기 위해 제도적 측면에서 필요한 변화는 없었다는 인식이다. “정치 세력을 선택하는 문제 못지 않게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의 문제도 중요하다. 현행 집시법은 대부분의 집회를 불법으로 만들고 해산할 수 있을 정도로 자의적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런 집시법을 비롯해 국가보안법, 선거법 등에서 어떤 큰 변화가 있었나? 지금도 국민의 기본권과 의사 표현 자체가 합법의 이름으로 통제될 수 있는 상황을 고치지 못하고 이제 와 후회하는 것 아니냐.”
수사·심의기관을 통한 광범위한 국가폭력은 물밑에서 계속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의 현장 폭력은 일단 잦아든 모습이다. 이제부터는 폭력을 먼저 행사하는 쪽이 촛불 정국의 마지막 주도권을 잃게 된다. 국가폭력의 인내심이 어디까지 갈지 관심을 끄는 이유다.



 



피의자가 된 경찰



막무가내 연행, 살수차도 위법

촛불집회에서 경찰은 눈에 띄게 명백한 불법 폭력을 저질러 수사기관임에도 피의자 반열에 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미란다 원칙 고지 없이 시위대를 체포하는 행위다. 형사소송법 제200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피의 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촛불이 켜진 뒤 지금까지 시위대 1천여 명을 체포해 이들 중 상당수를 경찰서로 데려가 48시간 동안 조사를 벌였지만, 연행된 이들은 대부분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은 바 없다”며 경찰의 불법 행위에 몸서리치고 있다.
아무 때나 이뤄지는 불심검문 때도 경찰의 불법은 계속된다. 경찰관직무집행법은 불심검문 때 경찰관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검문을 하는 사유를 알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불심검문에 나서는 대부분의 전·의경은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있다.
시위대를 향해 살수차를 근거리에서 직접 쏘는 행위도 물론 위법이다.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은 살수차를 사용할 때 발사 각도를 15도 이상 유지하고 20m 안쪽의 시위대에게는 쏘지 말도록 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이 규정이 지켜지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지적이 인권단체들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음에도 경찰은 시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이 잇따라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고소하고 손해배상까지 청구하기로 한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게 경찰의 이런 명백한 불법 행위다. 민변은 지난 7월2일 어 청장을 비롯해 한진희 서울경찰청장,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장과 경비과장, 종로경찰서장 등 경찰 관계자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어 청장은 이미 폭행을 당한 시위대 여러 명에게 직접 고소를 당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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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봄 미국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미국 진보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가 국내에 번역·출간돼 언론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 되는 등 뜨거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논지는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었는가?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평가해보자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지금 개혁·진보세력의 의제 설정은 여전히 ‘코끼리’ 생각에만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레이코프는 그 책에서 “어떤 사람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코끼리를 떠올릴 것이다”라며 “상대편의 프레임(생각의 틀)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은 단지 그 프레임을 강화할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지 무엇에 반대하는 것만으론 부족할 뿐만 아니라 역효과를 내기 쉽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

언젠가 언론인 김중배 선생은 ‘신자유주의’를 잘못된 언어 사용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보수 언론이건 진보 언론이건 언론이 그 말을 별 생각없이 수입해서 쓴 바람에 ‘신자유주의 타도’라는 구호는 단지 신자유주의 홍보 효과를 낼 뿐이라는 것이다. 어느 세월에 일반 대중에게 ‘자유주의 타도’와 ‘신자유주의 타도’의 차이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인가?

지금 개혁·진보세력은 아직도 1970·80년대의 저항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하는 관점에서 의제를 독자적으로 생산해내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닥친 것들 중에서 무엇에 저항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의제를 따라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개혁·진보세력의 첫 번째 의제는 단연 비정규직을 포함한 실업 문제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먹고 사는 데 가장 중요할 뿐만 아니라 사회정의의 초석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혁·진보세력이 꿈꾸는 ‘더불어 같이 사는 사회’가 단지 상층계급을 향한 요구일 뿐이고, 중하층 계급 내부에선 전혀 작동하지 않는 원리라면, 아예 ‘개혁·진보’의 딱지를 떼는 게 좋다.

촛불시위에 등장한 “비정규직은 노동의 광우병입니다”라는 손팻말은 촛불시위의 둔감을 고발하는 비수와 같다. 비정규직 문제가 광우병이라는 프레임을 빌려 말해야만 할 정도로 낮은 단계의 의제란 말인가? <한겨레> 기사가 소개한,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의 다음과 같은 고백은 어떤가.

“촛불 집회에 나오면서도, 전기가 끊겨 아이들이 촛불을 켜 놓고 공부한다던 비정규직 조합원의 말이 떠올라 차마 촛불을 못 켰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는 ‘고통분담’이란 말을 위를 향해서만 외칠 뿐, 내가 나눠줘야 할 것도 있다는 걸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 밑은 보지 않고 위만 바라보는 한국인 특유의 상층지향성은 지금도 한국인의 근면성과 역동성을 낳는 큰 장점이긴 하지만, 이것이 사회정의 문제에 이르면 거의 재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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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대조하는 등 본인 확인을 거쳐야 글이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제) 적용 대상 사이트를 크게 늘릴 방침이다. 현재 실명제는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에 따라 인터넷 언론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자 수 20만, 포털과 유시시 사이트는 30만명 이상이면 적용되고 있다. 방통위는 오는 9월 시행령을 개정해, 업종 구분 없이 하루 평균 이용자 10만 이상인 사이트로 적용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실명제 시행 사업자는 현행 37개에서 250여개로 대폭 늘어난다. 방통위는 악성 댓글 등 이른바 ‘불건전 정보’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구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도 확대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도를 사회적 고민없이 확대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의 송경재 연구교수는 “촛불정국에서 보듯 누리꾼들은 자신의 실명을 내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본인 확인 등 실명제 논의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헌법)도 “본인 확인이 인터넷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가 거의 없음에도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인터넷 공간을 불온시해, 인터넷 규제를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근본적으로 실명제 의무화가 자기 정보 결정권이나 사생활 보호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많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익명 커뮤니케이션을 표현의 자유 범주로 인정하고 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익명성에 따른 인터넷의 역기능을 생각하기 전에 정치적 의사표현 억제 등 실명화에 따른 역기능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프라이버시권 침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익명권 보장을 확대하자는 논의가 있다”고 밝혔다. 실명제 확대는 인터넷을 통한 개인 정보 수집을 최소화하겠다는 정부 방침과도 어긋난다.

또 실명제 적용 대상 사이트가 늘어나면, 본인 확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송경재 교수는 “법과 제도를 강화하면,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더 든다”며 “실명제를 한다고해서 피해자가 만족하는 것도 아니므로, 합리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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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추진하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 방침은 인터넷에 나타나는 욕설 등을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죽일 놈아”라고 댓글을 단 경우 등이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이미 형법상의 모욕죄로 충분히 처벌이 가능한데도 굳이 이를 신설하려는 것은 형량을 더 높이겠다는 의도다. 법무부 관계자는 “형법의 모욕죄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댓글 등 사이버상의 모욕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현재 인터넷상의 한마디가 끼치는 파장이 막대하다”며 “현재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죄가 기존 형법의 명예훼손죄에 비해 인터넷의 전파 위험성을 고려해 가중처벌하게 돼 있는 것처럼 사이버 모욕죄의 경우도 기존 모욕죄보다 처벌 규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형법상 명예훼손의 경우 법정형이 허위사실 여부에 따라 2~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의 법정형은 3~7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이 더 높다. 이에 따라 신설되는 사이버 모욕죄의 형량도 현행 형법상 모욕죄의 형량인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200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송상교 변호사는 “인터넷에서 공연하게 사람을 모욕하면 기존 형법으로 충분히 처벌이 가능한데도 자꾸 특별법을 만들어 가중처벌하겠다는 것은 처벌 지상주의”라고 지적했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법학과)는 “일본이나 독일 등 외국도 형법에 모욕죄가 있지만 실제 처벌 사례는 인종 혐오 발언에 국한하는 등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사이버 모욕죄 신설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고제규 김지은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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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글’ 삭제 않으면 포털 처벌
정부, 인터넷실명제 확대·‘사이버모욕죄’ 신설
‘사전 검열’ 일상화…표현의 자유 침해 가속

 

정부가 인터넷 게시물에 따른 명예훼손 피해자의 삭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포털 등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포털 사이트 운영자 등이 처벌을 피하려고 게시판 글을 미리 검열해 삭제하는 사태로 이어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인터넷 순기능도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또 인터넷 실명제(본인 확인제) 시행을 확대하고, 게시판을 통해 욕만 해도 처벌하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방송통신위원회장과 국정원장, 법무부·행정안전부·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어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대책을 보면, 포털과 피투피(P2P) 사이트 운영자는 제3자가 게시판에 올려진 글 때문에 명예가 훼손됐다며 삭제를 요구하면 즉시 보이지 않게 해야 하며,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인터넷 사업자는 처벌받게 된다. 방통위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안을 처리해, 이르면 올 연말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임차식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관은 “개인정보 유출과 유해정보 확산 같은 인터넷 역기능 증가로 국민 불안이 가중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 실명제 적용 대상이 하루 평균 방문자 수 10만 이상 사이트로 확대돼 대형 포털은 물론이고 중소 규모의 사이트에서도 본인 확인을 받아야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 수 있게 된다. 지금은 포털 사이트는 하루 평균 방문자 30만 이상, 언론사 사이트는 20만명 이상인 곳에서만 인터넷 실명제가 시행되고 있다.

아울러 법무부는 현행 형법의 모욕죄를 확장한 개념인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해 인터넷 유해사범에 대한 신속한 단속과 처벌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일부 인터넷상에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기업에 대한 광고중단 위협 등의 행위가 위험수위에 이르고 피해가 심각해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며 사이버 모욕죄의 도입 필요성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인터넷 대책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순기능을 훼손하는 내용이 많아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인터넷을 통한 주민번호 수집·저장·유통을 최소화한다면서 인터넷 실명제를 확대하고, 포털 사이트 등이 이미 수집한 주민번호의 삭제 여부에 대해서는 손대기 어렵다고 밝히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정책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인터넷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이 인터넷과 누리꾼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정책으로 현실화하는 것 같다”며 “포털 사이트 운영자를 앞세워 게시판에 올려진 글을 무차별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거나 삭제하고, 누리꾼들을 무더기 처벌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김재섭 최익림 김지은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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