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야기 -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강의
이영훈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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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실증주의자 그리고 결과론자. 이거야 개인 성향이라 치자.

문제는 이런 성향을 지닌 필자의 논증 방식이다. 단문임에도 글이 투박하다. 중간중간 전제 배치가 잘못 됐기 때문이다. 이보다 가장 큰 문제는 도대체 뭘 말하겠다는 건지 이리갔다 저리갔다 한다는 점이다. 여기까지가 구성 상의 문제라면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인식 상태에 구역질이 난다. 단지 일본에 옹호적인 논지를 전개 해서가 아니다. 사료로 나타난 것만이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인식, 게다가 사료에 대한 합리적 판단이 결여된 역사인식. <대한민국 이야기>는  100개의 사료가 있다면 이중 1~2개만을 증거 삼아 필자의 주장을 펼친 글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신대와 위안부'를 각각 다른 의미로 규정하려 발버둥치는 부분에선 실소를 금치 못했다. '민족주의'비판도 마찬가지다.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등치시키다니... 게다가 이 부분에서 박정희는 김대중과 동급의 민족주의자로 간주되는 영광(?)을 누린다. 이영훈이 설마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차이, 좀더 구체적으로 서구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 민족주의가 갖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텐데~.

개인적으로 책을 보며 웃는 일이 없는데 이 책 보며 많이 웃었다. 근데 갈수록 그 웃음은 점점 희미해져 갔고 열기운에 머리가 뜨거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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