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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 - 가디언이 심층취재한 줄리언 어산지의 모든 것
데이비드 리.루크 하딩 지음, 이종훈.이은혜 옮김, 채인택 감수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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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위키리크스는 폭로 전문 사이트로 2010년 미국 정부의 외교전문 25만 건을 공개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집단이다. 줄리언 어산지는 위키리크스의 우두머리격으로 이 사건으로 무명의 해커에서 유명인으로 급부상한 사람이다.
어산지, 그는 정보 메시아인가, 사이버 테러리스트인가!
자유의 전사인가, 반사회적 인물인가!
양심적인 십자군인가, 자아도취에 빠진 정보 사기꾼인가!
그가 폭로한 외교전문들은 세계적으로 큰 이슈를 일으켰으나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브래들리 매닝이란 인물덕분이다. 그는 미군으로 부대에 근무하며 너무 손쉽게 비밀문서들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군대의 부조리를 목격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정보는 가지고 있었으나 이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했던 매닝은 어산지와 접촉하고 그에게 아주 방대한 양의 비밀문서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어산지는 이렇게 매닝에거서 얻은 비밀문서를 언론매체와의 제휴를 통해서 폭로하게 된다. 언론사와의 제휴를 통해 어산지는 좀 더 전문적으로 자신이 가진 비밀들을 폭로함과 동시에 유명세를 얻게 된다. 그런뒤 어산지는 처음 제휴한 언론이외에도 경쟁언론메체와의 접촉을 시도하며 정보들을 흘린다.
처음엔 비밀 문서를 통해 숨겨져 있던 비밀을 밝힘으로써 잘못들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어산지의 태도를 보면서 브래들리 매닝은 협력자를 잘 못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어산지는 정보를 노출시킬 수 있는 수단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도덕성은 바닥이였던듯 하다. 처음엔 정보를 모든 이들과 공유함으로써 정의를 실현시키는 것이 목적이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엔 언론매체들간을 오가며 정보를 파는 그의 행위는 오로지 돈을 더 받기 위한 행동같아 보여 씁쓸하다. 또한 그의 유명세는 그를 더욱 자아도취에 빠지게 만들었다. 스웨덴에서의 성폭행혐의는 결국 그의 오만함이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결국엔 영웅행세를 하고 싶어했던 무명의 해커일 뿐인다.
그리고 [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을 읽으며 정보의 공개는 어디까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브래들리 매닝이 어산지에게 넘겨준 25만건의 비밀문서는 대부분 군사암호로 이루어져있었다. 가디언지는 말한다. 그 문건 자체도 100%진실이 아니라고 그것은 단지 진실의 일부를 보여주는 이정표로서 주의 깊은 해석을 요구한다고 말이다. 왜냐하면 그 기록 역시 누락되었거나 부풀려졌기에 집계된 수치는 실제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그 기록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정보들이 공개됨으로써 비도덕한 행위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겠지만, 그 문서속에 언급된 수많은 인물들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어산지는 어차피 정보요원이니까 상관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정보요원들 역시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그 문서의 공개로 일어날 사회적파장은 어떻게 감당할것인가? 그리고 어쩌면 그냥 묻혀두어야 할 이야기들도 있지 않을까. 꼭 공개될 필요없는 기록들 말이다. 그런것까지 다 까발려져서 국가위신에 흠이 나는 것은 국민된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사건은 우리가 접하는 정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그리고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절실하게 필요해지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