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쌀집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PD아저씨의 책이 나왔다. "쌀집아저씨, 김영희PD의 남미여행기"라는 광고문구를 보니 책에 대한 내 기대는 더더욱 커져같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칭찬합시다", "나는 가수다"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아저씨는 어떤 눈으로 남미를 바라보았을지 무척 궁금했다. 어떤 곳을 가셨고 어떤 경험을 했을지 아저씨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그러나 남미여행기라는 광고문구는 개나주라는듯 아저씨의 책엔 여행에서의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 사진 역시 특별히 남미구나~하는 느낌이 사진은 몇장 되지 않는다. 더불어 사진과 이야기가 매치되는 것도 아니다. 남미를 보고 느낀 감상을 적은 이야기도 거의 없다. 내 기대는 철저히 외면되어졌다. ㅠㅠ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은 왠지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들을 할 것만 같았는데 그런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어쩜 우리의 기대를 완벽히 배신한다는 점이 독특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떠나기전 쌀집아저씨는 <나는 가수다>가 김건모사건으로 사람들의 도마에 오르내린다. 프로그램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기시작하고 결국 모든 책임을 지고 프로그램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유유히 남미로 여행을 떠났다. 아무래도 그 때문인지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아저씨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느낀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또는 아저씨가 자기 자신에게 하고싶은 말을 적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소금사막>엔 남미는 없다. 김영희아저씨가 있을 뿐이다. 남미에서의 재미난 이야기, 혹은 아저씨의 독특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좀 실망하지 않을까.
미미여사(=미야베 미유키)의 시대소설 [하루살이], [혼조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외딴집] 역시 앞의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가볍고 좀 시시한 이야기일꺼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탁탁 막히더군요. 시대소설이다 보니 생소한 시대 배경 그리고 처음 듣는 관직명같은 것들 때문에 처음에 무척 해멨습니다. 이 책을 접을까 말까 살짝 고민도 했더랬지요. 하지만 그 고비를 넘기고 나니 내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 ......알고 있다. 잔잔하고 온화해 보이는 바다에도 물살의 흐름이 있다는 것을. 인간 세상도 마찬가지다. 조용한 파도 밑에 생각지도 못했을 정도로 강한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을 때도 있다. 마루미번으로 자신의 처자식과 부하를 죽인 죄인 가가님의 유배가 결정됩니다. 그 후 가가님이 오기도 전부터 마루미번에는 가가님의 소행을 모방한 듯한 괴이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게 됩니다. 그로인해 조용했던 마루미번은 순식간에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지요. 불안에 떠는 사람들은 가가님을 악령, 귀신이라 여기게 되고 그 틈을 이용해 나쁜짓을 벌이는 자들로 인해 사건은 더더욱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흐르게 됩니다. - 사람은 자신의 이기 때문에 나쁜 짓을 한다. 귀신이나 악령때문이 아니다. - 귀신도 악령도 살아있는 사람이다. - 사람은 여전히 사람이야. 가면이 있을 뿐이란 말이지. 미미여사는 이야기속에서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악령이나 귀신은 없다. 결국 사람의 마음이 저지르는 짓일 뿐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상황에 휩쓸려 진실을 놓치고 맙니다. 소설밖에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그들이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막상 내가 그 소설속에서 그들과 함께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역시 상황에 휩쓸려 진실을 바라보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이겠지요. 비록 시대는 옛날이지만 현재 우리들 삶도 그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사건이 하나 터지면 진실은 숨고 소문과 추측만이 난무하는 사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니까요. [외딴집]을 읽고 나니 왜 사람들이 미미여사를 좋아하는지 좀 알 것같습니다. 그녀의 작품의 중심엔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그 점이 참 인간적이라 맘에 듭니다.^^ 극적이거나 복잡한 트릭이 존재하는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교묘하게 참 잘 이용한 소설인 듯합니다. 점점 그녀에게 빠져드는 제가 보이네요. 그녀의 다른작품들도 읽어보고싶어집니다. ㅎㅎㅎ
길고양이를 데려다키우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때는 좀 황당했었습니다. 강아지도 아니고 고야이라니. 것도 길고양이를....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저 역시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꼭 아기울음소리같은 것이 왠지 불길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왜 전설의 고향같은 무서운 이야기에 고양이는 항상 불길한 존재로 등장하잖아요. 아무래도 그런 편견이 제 맘 깊숙히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친구가 자기 자취방으로 절 초대했더랬지요. 그런데 그놈의 길고양이땜에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고양이가 귀엽다면 어찌나 꼬득이는지 친구의 꼬득임에 못이겨 결국 그 집으로 들어갔지요.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왠지 고양이가 양발톱, 꼬리를 바짝 세우고 절 노려볼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막상 그 집에 들어간 순간 오히려 고양이가 더 겁을 먹고 책상뒤쪽으로 숨어버리는 거 아니겠어요. 좀 시간이 지났을 무렵 그제서야 어슬렁 어슬렁 친구곁으로 다가오더라구요. 이 녀석 은근 애교쟁이였습니다. 친구옆에서 벌러덩하고 자빠져 만져달라고 애교부리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못생기고 뚱뚱한 회색고양이였는데 그 애교하나에 저도 넘어가 버렸습니다. 그 때부터 저도 고양이에게 조금씩 마음을 빼앗겼던것 같습니다. 그때가 8년전쯤 일입니다. 그뒤로 제 주위에 강아지대신에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가더라구요. 강아지보다 고양이가 키우기 편하다면서요. 새삼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쁜 고양이는 없다]를 읽고 있자니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나쁜 고양이는 없다]을 보면 밭을 망쳐놓는다고 쥐약을 놓아 고양이를 죽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세상은 사람만 사는 세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이 세상의 주인이라도 되는듯 착각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인간의 이기심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양이의 생명이 쌀 한톨보다 쓸모없는 것일까요. 손자를 데려다 키우는 할머니 고양이, 어미잃은 아기고양이들을 부양하는 길고양이이야기들을 읽으며 고양이가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도 이렇듯 마음이 있는 생명인데 그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참 안타깝고 씁쓸합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속에서도 고양이는 꿋꿋이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들을 도와주고자 노력하시는 손길들이 있습니다. 작가 이용한님 또한 그런분중 한분이시고요. 책속엔 고양이를 향한 작가 이용한님의 애정이 물씬 물씬 묻어납니다. 제 눈엔 그놈이 그놈같은데 이용한님은 그 비슷한 놈들에게 하나하나 이름을 지어주시고 어디에서 튀어나와도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보신답니다. 전부 녀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겠지요. 책을 읽다보면 고양이들의 애교스런 몸짓에 슬그머니 미소를 짓다가도 쥐약때문에 죽어가는 고양이들 이야기로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세상에 나쁜 고양이는 없습니다. 다만 고양이를 삐뚤어진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뿐입니다. 이 책으로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바뀌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잠자리에 들기전 책을 읽어주는 부모님들이 많으시지요. 저도 잠자리에 들기전 항상 울 토실이에게 책을 읽어준답니다. 그러다보면 반복적으로 읽어주는 책들이 많아져요. 울 토실이는 처음 책을 접할때는 엄청 집중하면서 보다가도 몇번 읽고 난 책은 그 뒷이야기를 기억하다보니 중간에 자꾸 끼어들더라구요. 그럼 책읽기가 끊길때가 있지요. 우리 토실이만 그런줄 알았는데 "아빠, 더 읽어주세요"책속에 꼬마닭도 우리 토실이와 똑같네요. ^^ 우리 주인공 꼬마닭도 자기전엔 책을 읽는답니다. 아빠는 꼬마닭에게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어리석은 꼬마닭" 을 들려준답니다. 그런데 꼬마닭이 자꾸 중간에 끼어들어 이야기를 자기맘대로 끝내버려요. 꼬마닭은 과연 잠을 잘 수 있을까요?^^ 아이가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어리석은 꼬마닭" 이야기를 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꼬마닭처럼 아이에게 이야기의 마지막을 자기 입맛에 바꿔 이야기해보게 하는 것도 재미있겠지요! 그림도 넘 귀엽지요. 그리고 전체적인 색깜이 붉은색인데 눈에 거슬리기는 커녕 오히려 따뜻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준답니다. 아! 그리고 "아빠, 더 읽어주세요"책은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작품이예요.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책이니 괜시리 더 믿음도 가네요. 아이에게 읽어주시고 재미있는 이야기꾸미기 놀이도 해보세요. 아이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시켜줄 수 있을꺼예요.^^
결혼을 하면서 살던지역을 떠나 타지역으로 옮기게 되면서 좀 허전하고 외로웠을 때, 저도 강아지 한마리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기르게 된 이유는 그냥 제가 심심해서 였습니다. 옆에 있으면 데리고 놀기 참 좋겠다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이였지요. 이름도 그래서 넘 아무렇게나 지어주었습니다. "뿅이"라고....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고 미안한 일이지요. 하지만 뿅이가 막 제게 왔을 당시에 뿅이는 저에게 있어 애완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런던 어느날이였어요. 3개월된 아주 작은 뿅이가 제 팔을 베개삼아 자고 있을때였죠. 가만히 뿅이를 쓰다듬다 문득 콩닥콩닥 뛰고 있는 뿅이의 심장박동을 느껴졌답니다. 그 순간 생뚱맞게도 '아~ 너도 살아있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슨소리야 당연한거 아냐? 이렇게 반문하셔도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왠지 전 그 순간 정말 뿅이한테 미안해지더라구요. 내가 데리고 싶을 때만 데리고 놀다가 귀찮아지면 신경안쓰던 저의 모습이 떠올라 너무 민망해졌습니다. 뿅이도 살아있는 존재인데, 행복해야할 권리가 있는데말이죠. 그래서인지 네이버 웹툰에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를 처음 접했을때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같지않아 자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공감가고 예쁜 이야기들이더라구요.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는 작가가 직접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느낀 이야기들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늙은개 낭낙이와 어린고양이순대입니다. 순대는 이미 15년이나 산 노견이고요, 순대는 선천적인 각막백반이란 질병을 안고 있는 유기묘였습니다. 지금은 작가님과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녀석들입니다. 이 녀석들의 이야기가 어찌나 공감이 되는지 책을 읽다보 울기도 했답니다. 책속에는 이 녀석들 이야기말고도 네이버웹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작가님의 짧은 에세이가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유기견이야기, 구제역으로 죽은 동물 이야기등 전반적인 동물들의 아픔이 담긴 이야기들도 많답니다. 누구나 한번쯤 반려동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직접 기르기도 하고요. 하지만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 제 주변지인들에게 항상 말합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건 아이하나를 낳아 기르는 것과 같다고요. 반려동물들은 안예쁘다고, 말을 안듣는다고, 병들었다고 버려져야 하는 존재들이 아닙니다. 그들도 엄연한 우리 가족이랍니다. 반려동물을 기르고자 하신다면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사료비, 병원비등 금전적인 문제도 고려하셔야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반려동물들의 마음을 이해해보시라고요. 그리고도 키울 마음이 있으시다면 분양받으시고 내 가족처럼 알뜰살뜰 보살펴 주세요. 지금은 사정상 울엄마집에서 살고 있는 뿅이.(엄마가 뿅이를 너무 좋아하셔서, 웃긴건 뿅이도 저보다 울 엄마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ㅠㅠ) 책을 다 읽고 나니 울 뿅이가 보고파집니다. 지금은 아마 이불속에 폭 들어가서 새근새근 잠자고 있겠네요. 우리모두 동물들을 사랑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