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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ㅣ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 비룡소 / 2009년 2월
평점 :
"사랑은 주고 받는 것"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2009년에 출간된 책인데요, 뒤늦게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에 힘입어 요즘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도 오르곤했죠. 역시 드라마의 힘은 대단합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보다 주인공 도민준이 책을 읽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도민준이 책 속의 몇 구절을 읽어주는데요, 특히 "하지만 어디 대답해 보렴.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날 수 있겠니?"라는 구절이 와닿더군요. 도민준이 읽더 그 책을 저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어디 대답해 보렴. 사랑이 없는데 어떻게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날 수 있겠니?" - p.39
에드워드 툴레인은 도자기 인형입니다. 에드워드는 애빌린의 사랑을 듬뿍 받았죠. 에드워드는 애빌린과 바다 여행을 하다 갑판에서 떨어지게 됩니다. 그제서야, 자신이 사랑받고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도요. 갑판에서 떨어진 순간 에드워드의 신기한 여행은 시작됩니다. 에드워드는 바다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우연찮게 한 어부 할아버지 손에 구해집니다. 에드워드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살다보면 내가 가진 것엔 무감각해지고 남이 가진 것만 좋아보일 때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내 친구 엄마는 용돈도 많이 주고 새 옷도 많이 사줬습니다. 그 친구 엄마가 너무 부러웠죠. 심지어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기지만 어린마음에 뭘 사줘야 사랑해주는 거라 생각하곤 했습니다. 살다보면 이렇게 가까이 있는 사랑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무시할때가 있습니다. 한참을 지나고 나서야 그것만큼 큰 사랑도 없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하지만 사랑 받았다는 사실을 안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랑 받은 걸 알았다면 사랑 주는 법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사랑은 주고 받으면서 더 커지는 것이니까요. 사랑을 주고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쓰레기장에 처박히기도 하고, 사랑하는 소녀가 죽기도 하고, 자신을 좋아하는 소년과는 마지못해 이별해야하기도 하죠. 에드워드는 상처도 받고, 상처로인해 마음을 닫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사랑에는 끝이 없습니다.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 사랑은 항상 존재하죠.
"이번에는 누가 날 데려갈까 궁금해. 누군가가 올 거야. 누군가가 항상 오니까. 이번에는 누굴까?"
"누가 날 데리러 오든 난 신경 안 써."
"하지만 그건 끔찍해.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사는 의미가 없잖아. 의미가 없어. 기대를 가져야지. 희망을 가져야 하고. 다음에는 구나 널 사랑하고 네가 누구를 사랑하게 될지 궁금해야지."
"난 사랑을 받아 왔어. 사랑은 끝니야. 아주 고통스러워."
"흥, 용기는 모두 어디로 간 거야?"
"다른 어딘가에 있겠지 뭐."
"넌 날 실망시키는 구나. 날 아주 실망시켜. 네가 사랑하거나 사랑받을 생각이 전혀 없으면 어떤 여행도 무의미해." - p.189
사랑 받고 싶다면 사랑 받고 싶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사랑때문에 상처받았다고 마음을 닫아버리면 사랑은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상처받은 마음은 사랑만이 치유해줄 수 있습니다. 내가 남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야지 남도 날 사랑해 줄 수 있는 거죠. 에드워드 역시 마지막에 백년된 인형을 만나서야 그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생각보다는 묵직한 동화책이었습니다. 전체적인 글 분위기도 좀 어두웠고요. 사랑을 주고 받다보면 마냥 행복할 수없는 것처럼 해피엔딩이긴했지만 해피엔딩까지 이르는 그 여정이 너무나 고달파서 좀 속상했습니다. '에드워드는 그냥 도자기 인형이라고요. 도자기 인형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르쳐주려고 그렇게 혹독한 시련을 주실필요는 없잖아요.'라고 작가님에게 따지고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행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전 다시금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에드워드에게 다시 사랑이 찾아왔듯, 사랑으로 상처받은 누군가에게도 사랑이 다시 찾아오길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