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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통의 심리학 -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은밀한 본성에 관하여
리처드 H.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15년 12월
평점 :
1. 타인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
A랑 B는 참 친한 사이였다. 그런데 B가 시집을 가면서 A와 B사이는 멀어졌다. A는 자기보다 못생겼고, 자기보다 공부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B가 돈 많은 남자 만나서 결혼한게 너무나 마음에 들지않았다. A는 여기저기 다니며 은근히 B의 뒷담화를 시작했고, B를 멀리했다. 그렇게 둘 사이가 소원해졌을때, A는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B가 불임이라는 소식을. A는 바로 B에게 연락을 했다. "어떡하니, 불임이라 시댁이랑 사이가 안좋다며, 속상하겠다. 속상할 때 나한테 전화해. 내가 다 들어줄께."라며 걱정을 하더니 마지막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나저나 부부가 아이없이 살면 참 적적한데. 난 첫째 낳고 부부 사이가 더 좋아졌다니까. 아기덕에 매일 웃고 살아." A는 씨익 웃었다.
우린 주변에서 A같은 사람을 자주 만날 수 있다. A같은 사람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그 친구가 자기보다 잘되면 순수하게 축하는 커녕 오히려 배 아파한다. 심지어, 그 친구에게 조그만 불행이 생기면 안도감을 느끼며 고소해한다. 그 친구의 불행이 마치 당연하단듯이. [쌤통의 심리학] 저자 리처드 H. 스미스는 이러한 심리를 "쌤통 심리"라고 말한다.
2. "쌤통 심리"의 유형들
인간이라면 누구나 "쌤통 심리"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쌤통의 심리학]에서는 "샘통 심리"의 여러가지 유형을 다양한 실험 결과로 제시해주고 있다. 잘나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한 순간의 실수로 몰락하는 기사에 재미있어 하는 것처럼 개인이 개인에게 느낄 수도 있으며,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도 샘통 심리는 드러난다. 야구 경기에서 A팀을 응원하는 집단과 B팀을 응원하는 집단이 있을 경우, A팀의 주전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B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3. "쌤통 심리"는 왜 생기는 걸까?
남들과의 비교,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해 내리는 결론,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해 생기는 감정은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따. 열등감은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우월감은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간단히말해 남의 불행은 우리에게 우월감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며, 그래서 샘통 심리를 불러일으킨다. - P.24
남의 불행이 기쁨이 되는 것, 이러한 쌤통 심리는 특히 자존감이 낮을 수록 더 잘 드러난다.
4. "쌤통 심리"의 위험성
"쌤통 심리"는 어느정도 선까지는 귀엽게 봐줄 수 있다. 하지만 격해진 "쌤통 심리"는 위험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인간은 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중국의 기근보다 자신의 치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P107
타인의 죽음으로 자신에게 이익이 왔을때 그때도 사람들은 쌤통 심리를 느낄까? 답은 "그렇다"다. 타인의 불행이 자신의 이익으로 이어질때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쌤통 심리는 좀 더 악하게 변질되어 버린다. 벌을 받아도 싼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위선자가 불행에 빠졌을 때, 원수가 고통을 받을때, 우리는 더 즐거워하고 통쾌해한다. 그들의 불행이 자업자득이라고 여기기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불행이 자업자득인가를 판단할 때 어떤 강한 동기가 끼어들면 그 쾌감이 주관적이고 불공평한 색깔을 띨 수도 있다(P.143발췌). 우리가 누군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을 때 마침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우리는 드러난 사실로는 알 수 없는 고의성을 확신하면서 "그럴 줄 알았다"라고 말한다.(P.147발췌)
B는 평소에 싫어하던 A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자가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하면 대부분의 여자는 남자를 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는 성폭행범을 비난하기보다 B를 비난했다. "얼굴만 믿고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더니, 그런 일을 당하는거야."라고. 평소의 부정적인 감정에 쌤통 심리가 더해지면서 B는 A가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결론지어 버린것이다. 이렇듯 쌤통 심리는 인간이 정확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쌤통의 심리학]에서는 히틀러가 저지른 유대인 학살 역시 이러한 쌤통 심리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쌤통 심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만들어 낸 것이다.
5. "쌤통 심리"에서 벗어나려면?
우리가 "쌤통 심리"를 느끼는 것을 아예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자제는 가능하다.
사회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근본적 귀인 오류'라는 심리적 편견부터 극복해야 한다. 이는 남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그들의 내적 자질에서만 찾으려 하고, 상황적 원인이 있을 수도 있음을 간과하는 우리의 이중적 성향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편견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고통받을 때 그들을 동정하기보다는 정반대로 샘통이라며 통쾌해한다.
즉, 쌤통 심리가 발휘되려는 그때 잠시라도, 그 사람이 왜 그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 그 사람이 저지른 당장의 행동보다, 그 사람이 그 행동을 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라는 거다. 물론 쌤통 심리를 제대로 인지하고 자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감정 조절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남의 불행에 기뻐하는 감정은 자신을 추하게 만들뿐이니까말이다.
6. 결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타인의 불행에 행복해하지 않는 다고 한다. 좀 더 나를 사랑하고, 사회적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본다면 조금이라도 쌤통 심리에 빠질 유혹에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쌤통 심리에 휘둘리는 내가 아닌 쌤통 심리를 조절할 수 있는 내가 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