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의 사나이 그리폰 북스 16
필립 K. 딕 지음, 오근영 옮김 / 시공사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확실히 괜찮은 소설입니다.꼼꼼하고 대체역사의 정론같은 느낌이지만 단점도 많고..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다시피,필립 딕의 상상력(착상들)과 인간 내면을 읽어내고 표현하는 능력은 아주 감탄할 만하지만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는 능력은 좀 부족하다 이 말이지요.했던 얘기를 또 하고,장황하게 에두르고,딱딱하고,단편에서야 착상이 큰 비중을 차지하니 그런다쳐도 장편이 되니 확실히 읽기가 힘들 정도였거든요.물론 단점보단 장점이 훨씬 많은 훌륭한 작가지만,솔직히 재미없었어요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패했다는 가정 하의 1960년대.나치 독일과 일본인들의 점령하에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높은 성의 사나이>라 불리는 베일에 싸인 작가의 소설에서 위안을 얻습니다.연합국이 전쟁에서 승리한 세상을 그린 책이지요.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여러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조금씩 보여주는 스타일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암울하기 그지없는 분위기에 캐릭터들도 삽질을 거듭하며,뜬금없는 주역 점치기 같은 어설픈 오리엔탈리즘에 피식 웃기도 하고,(동양에 대한 서양인들의 판타지에 인종적 편견들도 상당히 들어있습니다)  

언제 끝나나 남은 장수를 한숨쉬며 들여다보기도 했지만,확실히 그 시대에 쓰여졌다고 생각하면 잘 쓰여진 책입니다.꽤나 세부적으로 꼼꼼히 조사해 쓰여진 책이기도 하고,(당시로선) 상당히 신선한 착상이었죠. 이 책으로 당시(1960년대)의 미국을 되돌아 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여흥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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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요리 이야기
존 란체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열림원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유쾌한 요리 이야기다.근데,살인 소설이기도 했다!

처음엔 그냥 재미있는 요리 소설인 줄 알았다.맞다.근데 이거 은근히 잔인하게 뒤통수를 때리는 살인에 대한 고백서이기도 했다.그런데 이 화자가 얼마나 맛깔스럽게 얘기를 해나가고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살인에 대해 얘기하는지 ,기가 막히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이야기는 계절별로 자신이 최고로 꼽는 요리들 대한 설명과 조리법,요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그에 얽힌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되는데,대부분의 이야기엔 살인이 얽혀 있다.

화자의 시침떼는 잘난척하는 말들을 킬킬대며 읽는 것이 가장 큰 재미.그의 완전살인 이야기들에 탄복도 해 보고.굉장히 천진한 악마같은,정말 나쁜놈이지만 매력적인캐릭터인 화자를 잘 살펴보며 읽는 게 포인트 되겠다.저 앞에 포스팅이 있을 <고문하는 요리사>와 화자가 비슷한 게,같이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듯.

두 책 다 추천 타겟은 블랙유머와 어른들을 위한 잔혹하면서도 비꼬는 동화를 좋아하시는 1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까지의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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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김남주 옮김 / 작가정신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멋진 블랙유머와 어른들을 위한 동화.딱 프랑스 단편소설 스타일

이 책은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과 <아이를 지우는 화학자>두 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신선하지만은 않지만,특유의 맛깔스러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재미있고 독특한 매력이 있다.잔인하며너도 엉뚱한.(로알드 달 스타일?)프랑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블랙유머가 섞인 어른들을 위한 동화 스타일이다.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은 식인귀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아무 의심을 품지 않고 식인 행위를 즐겨오던 한 청년?발튀스가 집사의 권유로 식인을 그만두기 위해 노력하면서 시작된다.사람의 맛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교화시키기 위히여 집사는 온갖 노력을 다하고, 그 시도는 일견 성공하는 듯이 보였으나 그는 식인을 그만두기 위해 노력하는 식인귀들의 모임에서 사람고기의 맛을 예찬하여 금식인?중인 다른 식인귀들까지 다시 식인을 시작하게 만들고 만다.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를 품은 발튀스는 자신의 성대한 마지막을 준비한다.그리고 그 결과는?

<아이를 지우는 화학자>.어린아이들을 싫어하는 괴짜 화학자인 주인공.그는 여러 발명을 하고,급기야는 물체를 사라지게 하는 페인트까지 발명해내게 된다.그리하여 화학자가 그 페인트를 아이들의 얼굴에 칠해버리면,아이는 그 순간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그런 일들을 하던 그는 어느 날 엉겹결에 아이를 유괴해 버리고 만다.하지만 희한하게도 그는 아이를 집에서 지극정성으로 돌보게 되며,사랑하게 되고 만다.(리마 신드롬인가?) 둘 사이엔 미묘한 감정이 싹트는데,그 이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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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냥 - 하
텐도 아라타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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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영원의 아이>의 작가 텐도 아라타의가족 연쇄살인사건 이야기.상-당히 잔혹하다.현대 가족의 병폐에 집착하는 듯.

이야기가 너무나 잔혹해서 임산부와 노약자,비위가 약한 분께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어느 날 고민상담전화에 가족을 모두 죽여버리겠다는 청소년의 전화가 걸려온다.얼마나 잔인한 방법으로 어떻게 살해할 것인가,나는 통고하는 것이다,가족을 다 죽여버리겠다고,전화 속의 목소리는 말한다.

그리고 가족을 살해한 후 청소년이 자살하는 가족살인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차마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방법들로 고문한 후 이뤄진 살인,그리고 자살.유서 덕분에 경찰은 가족과 갈등을 겪던 아이가 살인을 저지른 뒤 자살한 것으로 결론짓지만 마미하라 형사는 아이는 자살로 위장된 것이지 살해당했다.이것은 제 3자의 연쇄가족살인이란 의심을 품고 수사를 시작한다.

살해된 가족들의 이야기 외에 수사를 하는 마미하라 형사를 비롯해 상담가,아이의 학교 선생과 다른 아이들 등 모든 인물들은 심한 가족 내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텐도 아라타는 전작<영원의 아이>보다 더욱 잔혹하고 적나라하게 그 어두움을 파헤치며,살인사건의 비밀을 밝혀낸다.심리 묘사와 필력은 여전하고 속도감 있게 읽히지만 필요 이상으로 잔혹하고 영원의 아이보다는 감동이 덜하다.

추천 타겟은 추리 팬,잔혹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가족 문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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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하 영원의 아이
텐도 아라타 지음, 김난주 옮김 / 살림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굉장한 작품이다.필력과 감동,캐릭터들의 심리묘사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구성,정말 최고.

텐도 아라타는 <가족>의 문제에 대해 천착하고 있는 작가다.그것도,어딘가에 숨어있던 어두운 면들을 적나라하고 끔찍할 정도로 잘 보여준다.하지만 그렇게 이르는 과정과 심리표현,이야기를 풀어내는 필력이 정말 대단한 작가이기도 하다.야마모토 슈고로와 추리 무슨 상도 수상했단다.

정말 오랜만에 별 다섯개를 준 작품인 <영원의 아이>는 이렇게나 멋지고 감동적인 작품이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땅을 치며 안타까워하게 만든다.부모의 학대로 인해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며,커서까지 어떤 영향을 어떤 방식들로 미치는지를 최고의 솜씨로 보여준다.사실 내가 느꼈던 감정들,행동들도 많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었고,너무나 생생해 이 사람도 학대받았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마저 들었으니까.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리라 생각했던 것들을 어찌 이리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싶어서.

소설은 후다이 아동종합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었던 12살의 세 사람이 17년 후 우연히 재회하면서 시작된다.셋은 병원을 퇴원한 후 간호사와 검사,형사 등의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으나,만난 이후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그것은 눈가림일 뿐이었으며,12년 전 행했던 살인으로 인해 구원받았다고 생각했었던 것은 허상이었을 뿐임을 깨닫는다.

친부모로부터 성폭행과 유기 감금,굉장한 폭행들을 당해 상처입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병원에서 만난다.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했던 유키는 모울과 지라프란 별명으로 불리는 료헤이와 쇼이치로의 접근을 거부하지만,여러 가지 일들을 함께 겪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며 조금씩 밝아져 간다.하지만 밝아져 가는 아이들은 다시 상처받고,구원을 위해 유키의 아버지를 죽이기로 결심한다.그리하여 유키의 퇴원기념 산행날,유키의 아버지가 실족사하지만 누가 그를 죽였는가는 수수께끼인 채 아이들은 헤어졌다.

그리고 17년 후.간호사인 유키는 동생인 사토시를 통하여 쇼이치로를 만나고,병원에서 료헤이 또한 만나게 된다.셋은 나름대로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과 17년 전 죽음의 비밀 덕분에 혼란으로 빠져든다.거기에 학대 부모 연쇄살인이 일어나고,사토시의 방화 사건 등을 료헤이가 수사하게 되고 셋의 주위에는 다시 이런저런 사건들이 일어난다.그리고 그 비밀이 밝혀지지만 셋은 이제 더이상 함께할 수가 없게 된다.

우선 글은 17년 전과 지금을 오가며 살인사건을 비롯해 숨겨졌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의 형식을 띠고 있다.그리하여 수수께끼 풀이의 재미도 안겨주면서 여러 가지 정신병리들을(셋 외에 병동의 다른 아이들도)심도있고 생생하게 표현해낸다.굳이 말하자면 심리 서스펜스? 그러면서도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고 꽉 차 있는 글이라 지루하다는 느낌도 전혀 없다.잔혹한 묘사는 별로 없지만 인간심리의 어두운 부분을 극한까지 파고들어가 상당히 읽고 나면 괴로워지기도 한다.

가족에서 파생된 사회 문제들을 마음에 닿아오게 이야기한다.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그를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들도 들려주어 마음을 아스라하게 만들기도 한다.읽으면서 얼마나 울었고 힘들었는지 모른다.하지만 정말 대단한 글이고,감동적인 글이었으며,사람이란 존재를 좀더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꼭 권하고 싶은 글이다.가정폭력은 숨겨져 있을 뿐이지 항상 어딘가에서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많이 일어난다.

(얼마 전 04,05학번들과 어쩌다 부모에게 맞은 이야기를 하는데 뺨과 주먹,발로 채이고 짓밟히기는 물론이요 난 골프채,난 부지깽이,술술 나오는 이야기들에 무척이나 깜짝 놀랐다.심지어 누군가 주저하다 이 얘기만은 안 하려고 했는데..그러면서 우리집에선 칼도 나왔었다고 얘길 하는데 세 명인가 네 명이 나도!를 외치는 것이 아닌가!-거기엔 나도 포함이다만-나는 그래도 서너 살 아래의 아이들은 세대가 달라 확실히 그런 일이 적으리라고 여겼는데 한 명도 안 맞은 사람이 없었다.얼마나 아프고 안타까웠는지.제발,제발 이런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이 책 그 사람들에게 무조건 읽혀야 한다.모르니까 그러는 거지! 이런 것들을 안다면 어떻게 그러겠는가?)

타겟은 모든 사람-이긴 하지만 추리 팬,꽉 찬 좋은 글을 읽고 싶은 분,심리묘사가 탁월한 글을 원하시는 분,부모가 되고 된 사람들에게 특히 더 추천한다.정말 최고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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