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아이 -하 영원의 아이
텐도 아라타 지음, 김난주 옮김 / 살림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굉장한 작품이다.필력과 감동,캐릭터들의 심리묘사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구성,정말 최고.

텐도 아라타는 <가족>의 문제에 대해 천착하고 있는 작가다.그것도,어딘가에 숨어있던 어두운 면들을 적나라하고 끔찍할 정도로 잘 보여준다.하지만 그렇게 이르는 과정과 심리표현,이야기를 풀어내는 필력이 정말 대단한 작가이기도 하다.야마모토 슈고로와 추리 무슨 상도 수상했단다.

정말 오랜만에 별 다섯개를 준 작품인 <영원의 아이>는 이렇게나 멋지고 감동적인 작품이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땅을 치며 안타까워하게 만든다.부모의 학대로 인해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며,커서까지 어떤 영향을 어떤 방식들로 미치는지를 최고의 솜씨로 보여준다.사실 내가 느꼈던 감정들,행동들도 많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었고,너무나 생생해 이 사람도 학대받았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마저 들었으니까.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리라 생각했던 것들을 어찌 이리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싶어서.

소설은 후다이 아동종합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었던 12살의 세 사람이 17년 후 우연히 재회하면서 시작된다.셋은 병원을 퇴원한 후 간호사와 검사,형사 등의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으나,만난 이후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그것은 눈가림일 뿐이었으며,12년 전 행했던 살인으로 인해 구원받았다고 생각했었던 것은 허상이었을 뿐임을 깨닫는다.

친부모로부터 성폭행과 유기 감금,굉장한 폭행들을 당해 상처입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병원에서 만난다.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했던 유키는 모울과 지라프란 별명으로 불리는 료헤이와 쇼이치로의 접근을 거부하지만,여러 가지 일들을 함께 겪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며 조금씩 밝아져 간다.하지만 밝아져 가는 아이들은 다시 상처받고,구원을 위해 유키의 아버지를 죽이기로 결심한다.그리하여 유키의 퇴원기념 산행날,유키의 아버지가 실족사하지만 누가 그를 죽였는가는 수수께끼인 채 아이들은 헤어졌다.

그리고 17년 후.간호사인 유키는 동생인 사토시를 통하여 쇼이치로를 만나고,병원에서 료헤이 또한 만나게 된다.셋은 나름대로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과 17년 전 죽음의 비밀 덕분에 혼란으로 빠져든다.거기에 학대 부모 연쇄살인이 일어나고,사토시의 방화 사건 등을 료헤이가 수사하게 되고 셋의 주위에는 다시 이런저런 사건들이 일어난다.그리고 그 비밀이 밝혀지지만 셋은 이제 더이상 함께할 수가 없게 된다.

우선 글은 17년 전과 지금을 오가며 살인사건을 비롯해 숨겨졌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의 형식을 띠고 있다.그리하여 수수께끼 풀이의 재미도 안겨주면서 여러 가지 정신병리들을(셋 외에 병동의 다른 아이들도)심도있고 생생하게 표현해낸다.굳이 말하자면 심리 서스펜스? 그러면서도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고 꽉 차 있는 글이라 지루하다는 느낌도 전혀 없다.잔혹한 묘사는 별로 없지만 인간심리의 어두운 부분을 극한까지 파고들어가 상당히 읽고 나면 괴로워지기도 한다.

가족에서 파생된 사회 문제들을 마음에 닿아오게 이야기한다.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그를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들도 들려주어 마음을 아스라하게 만들기도 한다.읽으면서 얼마나 울었고 힘들었는지 모른다.하지만 정말 대단한 글이고,감동적인 글이었으며,사람이란 존재를 좀더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꼭 권하고 싶은 글이다.가정폭력은 숨겨져 있을 뿐이지 항상 어딘가에서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많이 일어난다.

(얼마 전 04,05학번들과 어쩌다 부모에게 맞은 이야기를 하는데 뺨과 주먹,발로 채이고 짓밟히기는 물론이요 난 골프채,난 부지깽이,술술 나오는 이야기들에 무척이나 깜짝 놀랐다.심지어 누군가 주저하다 이 얘기만은 안 하려고 했는데..그러면서 우리집에선 칼도 나왔었다고 얘길 하는데 세 명인가 네 명이 나도!를 외치는 것이 아닌가!-거기엔 나도 포함이다만-나는 그래도 서너 살 아래의 아이들은 세대가 달라 확실히 그런 일이 적으리라고 여겼는데 한 명도 안 맞은 사람이 없었다.얼마나 아프고 안타까웠는지.제발,제발 이런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이 책 그 사람들에게 무조건 읽혀야 한다.모르니까 그러는 거지! 이런 것들을 안다면 어떻게 그러겠는가?)

타겟은 모든 사람-이긴 하지만 추리 팬,꽉 찬 좋은 글을 읽고 싶은 분,심리묘사가 탁월한 글을 원하시는 분,부모가 되고 된 사람들에게 특히 더 추천한다.정말 최고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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