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과 에너지가 드는 산책을휴식과 정반대라고들 여기곤 한다.
그럼에도 산책을 편안한 휴식으로 느끼게 만드는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요인이 있으며,
그것이 이 장의 핵심이다. - P135

산책이 제공하는 휴식의 또 한 가지 측면은 시간의 흐름이 다르게느껴진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해 산책을 해야 비로소 시간 흐름이자연스러운 속도가 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걸으려면 얼마간의 시간을 희생해야 하지만 걸으면서 시간이 팽창하는 듯 느껴진다는 점에서희생한 시간은 보상을 받고도 남는다. 걷는 속도를 늦출수록 시간은느려진다. - P144

새로운 연구를 살펴보면 극한의 운동을 휴식이라고 간주하는 이유가 어느정도 밝혀진다. 뇌과학자들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프로 장거리 달리기 선수들의 뇌는 거의 안 움직이는 사람들의 뇌와 연결 패턴이 다르다. 심지어 이 선수들은 뇌 스캐너에 연결된 채 누워 특별히아무것도 안 해도 작업 기억 및 실행 기능과 관련된 뇌 부위의 공동 활동이 증가했다. 그리고 뇌 속 수다쟁이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활동은 감소했다. 이 연구는 아직 예비 단계이지만 이러한 패턴은 정기적으로 명상을 하는 노련한 사람들의 뇌에서 발견되는 신경 패턴과유사하다. 운동선수들이 장거리 경기에 더 자주 참가할수록 이러한 - P153

작용의 효과도 강력해진다. 달리기가 뇌에 끼치는 영향이 명상이 뇌에 끼치는 영향과 거의 같은 듯 보일 정도다. 몸에 힘을 쓰는 동안 뇌가쉬게 되고 뇌의 수다 또한 잠잠해지는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이 효과는 달리기가 중단된 이후까지 지속되었다. 달리기보다는 덜극단적이겠지만 걷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프레데리크그로는 그것을 ‘서구식 명상‘이라고 불렀다. - P154

이제 휴식과 운동의 관계에서 또 하나 기이한 부분을 언급해야겠다. 휴식 테스트 결과,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일수록 자기가 더 많이쉰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말은 틀리지 않다. 전날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고 질문했을 때 운동한 사람들은 운동을 안 한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쉬면서 보낸다고 대답했다. 이런 대답이 나오는 까닭은 외외로 간단하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운동 자체를 휴식이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운동 뒤에도 자신에 대한 보상 격으로 앉아서 쉬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운동이라는 휴식과 운동 뒤의 휴식, 이중의 휴식을 취하는 셈이다. - P161

이 책 내내 내가 강조하는 것은 일상과 휴식 사이에 균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걷기야말로 특별한 휴식법이 아닐까. 걷는 행위에는 균형이 내재되어 있다. 걷기는 일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만, 걷는다는 사실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휴식과 일의 절묘한 균형이다. 따라서 걸을 때는 죄책감 없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걷기 덕택에 사유를 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전혀 다른 잡념에잠겨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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