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잡지를 되게 좋아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에디터들이 다 여기 있었거든요."

참 많은 사람이 기자라는 직업을 발판으로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인생의 다음 단계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누군가는 오로지 기자로서의 삶 자체를 보고 기자가 되기도 합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신념으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기사를 쓰는 기자들 또한 여전히 많지요.
생각해보면 저는 그런 계산이나 사명감도 없었습니다.

"저는 글을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기로 온 거예요. 마음껏 쓰고 싶어서." - P137

데일 카네기의 유명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최대의 비극은 많은 사람이 자기가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지 급료에 얽매어 일하는 사람처럼 불쌍한 인간은 없다."

높은 급여나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했다면 대기업이나 방송사로 이직했을 겁니다. 애초에 언론사에 입사할 생각을 안했겠지요. 외국계 회사나 은행, 대기업에 지원했을 겁니다. 신문사를 퇴사하던 날, 한 선배는 이렇게 말했어요.

"여기서 열심히 하면 사회부, 정치부 거쳐서 점점 클 수 있을 텐데." - P138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직업이라는 건그저 선택의 문제예요.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심지어 성공한다는 건 판타지에 가까울 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꾸준한 회사생활로 일단의 성공을 쟁취하는 것도 무척 어렵지요. 일의 세계를 그 둘로 간단히 나눠버릴 수도 없습니다. 일이라는 단어의 결은 무한에 가까워요. 우주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존재합니다.

그러니 너무 진지해지지 마세요.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에 속지 마세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세상이원하는 것 사이에서 꾸준히 빈틈을 찾으세요. 내면에 집중하며 외부에 대한 관심을 잃지 마세요. 일은 그 첨예한 틈, 공들여 해낸 것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영역 어딘가에 매우 자유로 - P145

운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 겁니다. 저는 조금 더 먼 곳에 깃발을 꽂아두려고 해요. 그래야 오래 달릴 수 있으니까. 인생은 길고 첫 직장이나 두 번째 직장, 20대에 선택한 직업이 평생을 결정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기 때문입니다. - P146

《도둑맞은집중력》의 작가 요한 하리는 이렇게 썼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화면을 계속 들여다보게 만들 정보를 보여준다. 그게 다다. 우리가 화면을 더 많이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시간은 곧 돈입니다. 오래된 격언이지요. SNS에 빠져 있느라 흐릿해진 시간이 그들에게는 사업 밑천입니다. 심지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도 진리가 담겨 있었네요. 이런 대사가있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하지만 그와 - P149

나의 시간은 그 농도가 너무나도 달랐다." 이 대사 속의 ‘그‘와
‘나‘는 어쩌면 같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농도가 짙은 쪽은 완벽에 가까운 몰입으로 원고를 쓰는 나. 희미한 쪽은 숏폼 콘텐츠를 무한 시청하면서 가끔씩 혼자 웃기까지 하는 나. - P150

인간으로서 원하지 않거나 바라지 않는 것을 원하도록 하는 감정을 소심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소심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가•미래의 해악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더 작은 해악으로 피하게 하는한에 있어서의 공포일 뿐이다. - P154

네덜란드 철학자 바흐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소심‘을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좀 어렵지요? 일단 마지막 말, ‘공포일뿐이다‘에 집중해볼게요. 앞선 문장을 "소심함은 공포일 뿐이다"로 줄여보지요. 공포라는 단어가 너무 거대하게 느껴진다면 ‘두려움‘ 정도로 순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그럼 훨씬 일상적인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되거든요. 소심한 마음이 어떤 행동을 막아선다면, 그건 그 행동의 결과가 두렵기 때문일 겁니다. 혹은 그 행동 자체가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일거예요.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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