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철학자가 예술 중에서 가장 뛰어난 예술이 바로 우리의인생이라고 말했더군요."
이토벤이 눈을 빛내며 가까이 다가앉았다. 강 팀장은 속으로오늘은 내가 별 얘기를 다하는군‘ 하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음악이나 미술, 공연이 주는 감동보다 훨씬 더 강하게 사람의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인생 자체가 그 어떤 예술 장르보다 더 위대한 예술이라는 의미겠죠."
이토벤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악기 제작에 평생을 매달렸던 장인들의 삶에도 그런 면이 있지 않을까요? 때로는 그들이 만든 악기로 연주되는 음악보다 더욱 위대한 것이 장인의 삶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P63

이토벤은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고, 잠시 후에 구 박사의 답변이 모니터에 떳다.
[우리는 대부분 상대의 말을 듣기도 전에 미리 나의 생각으로짐작하고 판단하곤 합니다. 상대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빈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텅빈 마음이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나의편견과 고집을 잠시 접어 두라는 의미입니다.] - P67

‘마음의 눈‘이라는 표현에 이토벤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우리가 독순술을 배우는 것은 단지 청력에 문제가 있어서 만은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와 한마음이되는 것입니다. 들을 청의 마지막 조합은 바로 일심, 즉 한마음이지요. 들을 때는 상대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토벤은 구 박사의 설명에 점점 빠져 들어갔다.

[단순히 말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상대의 말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진정한 듣기는 말하는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독순술의 핵심입니다.)
[독순술에 그토록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제대로 독순술을 익힐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지는군요.]
이토벤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구 박사가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었다.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습니다. 제가 수수께끼 하나 낼까요?
눈이 들, 귀도 둘, 그러나 입이 하나인 이유는 무엇일까요?][언젠가 들어본 속담 같은데요.]
[제논이라는 그리스 철학자가 한 말이라고 합니다. 눈은 둘, 귀도 둘, 입은 하나이니 많이 보고, 많이 듣되, 적게 말하라는 뜻이랍니다.] - P81

"사람의 공명통은 마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이루려면그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합니다." - P84

"공자도 나이 육십이 되어서야 귀를 열고 순하게 듣는 이순耳順의 경지에 도달했다지 않소. 그러니 세속의 사람들이야 제대로듣기가 얼마나 어렵겠나 말이야."
노인은 책장 쪽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마음으로 듣는다는 것은 아마도 입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말,
즉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다는 뜻일 게요. 소리 없는 말이 무엇이오? 바로 마음의 소리가 아니겠소? 그래서 장자도 말 없는 무언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했던 거지."
‘귀라고 하는 감각 기관으로만 받아들이고, 마음이 작용하지않는다면 음성이 들리더라도 참다운 의미나 내용은 알 수가 없다는 말이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이것은 바른 마음가짐을 뜻하는 건가요?"
"바로 맞혔네. 진실로 밝은 빛은 보이지 않고, 진실로 커다란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했지. 바른 마음가짐을 가질 때에만 들을수 있고 볼 수 있다는 것이지. 듣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진실이입을 여는 법이라네."
이토벤은 뭔가를 알 것도 같았다. 그러나 여전히 분명하게 손에 잡히지는 않았다. 그 마음을 짐작이라도 하듯 노인이 미소를지으며 말했다. - P129

당신은 충고를 시작하지.
나는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어.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하면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당신은 말하지
당신은 내 마음을 짓뭉개지.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하면
나 대신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하지.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야.

들어주세요!
내가 원하는 것은 이것뿐.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돼,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도 좋아.
그저 내 얘기만 들어 주면 돼. - P212

이청득심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이다.

나를 위한 경청  발견하자
너와 나를 위한 경청  공감하자
모두를 위한 경청  상생하자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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