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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ㅣ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평점 :
✔️서른둘, 네가 사라지고 13년의 시간
고등학교때부터 친구인 한민, 성진, 나우는 그 시절과 변함없이 함께 식사를 하고, 겨울 햇살을 만끽하며 대화를 나눕니다.
그저그런 시덥지않은 어른에 대한 정의들을 이야기하던 중, 한 질문이 나우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듭니다.
" 너야말로 곧 소식 있겠다?"
그 질문으로 나우는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나오고, 한민의 말을 곱씹어봅니다.
"솔직히 그 자식 그 사고 없었으면 또 모른다. 그 얘는 지금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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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의 재킷 안주머니엔 하제에게 프로포즈하기위한 반지가 있고, 나우는 하제를 만나기 위해 길을 가던 중, 애처롭게 우는 검은 고양이, 마치 예전의 잉크를 보는 듯해서 고양이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홀리듯 들어가게 된 캌테일 바.
나우는 그곳에서 바텐더와 이야기를 나누다 건내받은 '블루아이즈' 칵테일 한잔을 마시게 됩니다.
이후에 어떤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면서...
✔️열아홉, 여전히 네가 존재하는 시간
눈을 떠보니, 나우는 19살의 고3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사고로 죽은, 그토록 그리워하던 강이내가 살아있는 시간으로 돌아온 나우.
믿을 수 없는 상황들로 나우는 어젯밤의 칵테일바를 찾아가고 나우는 자초지정을 묻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이 세계는 과거가 아닌 '그분의 세계' 이며, 나우가 이 세계에 들어오길 간절히 원했다는 것.
판타지와같은 상황속에 자신이 놓인 것을 보며, 그분이라는 사람이 시간의 신인지를 묻습니다. 그러자 바텐더는 대답하죠.
" 그분은 카이로스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카이로스는 시간보다는 '기회의 신'으로 더 유명한데,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바텐더는 나우에게 다시 초록색의 '그린데이'를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이 칵테일을 마시면 나우가 간절히 되돌아가고싶은 시간으로 가게됩니다. 나우는 생각합니다. 지금 자신이 돌아온 시간이 이내가 죽기 5일전이라는 것을..
✔️열다섯, 너와 그리고 네가 처음 만난 시간
눈을 떠보니 19살보다 더 어려진 15살로 돌아와있는 나우.
평화로운 여름방학으로 나우는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때 울리는 카톡과 전화, '엄마'.
과거의 나우는 게임으로 엄마의 심부름이 귀찮아 이내에게 대신 나가줄 것을 부탁했고, 그렇게 이내와 하제는 만나게 되었고, 그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던 나우.
그래서 나우는 이내보다 먼저 하제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중고거래 장소에 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하제와 나우가 만나는 중고거래 장소에 이내가 나타나게되고, 이내는 하제를 도와 함께 하제의 집까지 갑니다.
나우가 어떻게하려해도 이내와 하제는 결국 만나야했던 인연이였던 걸까요?
다시 바텐더를 찾아간 나우, 이번엔 '옐로튤립' 칵테일을 마시게 됩니다. 나우는 간절히 원하는 시간은 또 언제일까요?
✔️스물, 네가 떠나고 너만 남은 시간
눈을 떠보니 자신이 20살로 돌아온 나우.
이내가 죽은 이후로 하제와 만나지않았던 나우는 하제의 연락으로 만나게되고, 하제는 그동안 억눌렀던 이내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나우에게 토해냅니다. 그리고 한해, 두해가 거듭될 수록, 나우와 하제는 이내가 없는 시간들을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않는 이내와의 존재감.
생각을 하는 동안 귓가에 들리는 찰랑찰랑 셰이커소리.
눈을 뜬 나우는 바텐더에게 이 세계를 만든 '그분'에 대해 욕을 하다가 우연히 '그분'을 만나게되지만, 희미한 미소만 생각날뿐 금방 사라진 '그분'.
나우는 바텐더가 만들어 준 '피치블랙'을 마시게 됩니다.
다음 나우가 간절히 원하는 시간은 언제일까요?
✔️열아홉, 너와 내가 다시 만난 그 시간
다시 돌아온 19살의 나우.
나우는 다시 돌아온 19살에서, 19살에 죽음을 맞이한 이내를 살리기로 결정합니다.
과연, 나우는 이내를 살리고,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요?
✔️서른둘, 너를 기억하는 우리의 시간
다시 돌아온 나우는 그 전과는 달리 하제와의 시간 속에서 이내를 기억 해 내는 것이 더이상 힘든일이 아닙니다. 그저 하제와 함께 이내를 기억한다는건 함께했던 추억을 나누는 편안한 일상이 되었죠. 그리고 드디어 나우는 하제에게 프로포즈를 하기위해 준비하고, 하제와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과연, 나우의 프로포즈는 성공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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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 하나없는 꽉찬 스토리로 나우와 이내, 하제의 관계들을 엮어나가는 작가의 섬세함이 엄청난 책이에요.
나우가 칵테일을 마시고, 시간을 이동할 때마다 그 시간에서 나우가 간절히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매 순간 긴장하고, 설레이게 만들었던 책이에요.
과거에 자신이 하지못했던 행동들에 대한 후회와 자신이 미래를 함께 그리고싶은 상대가 죽은 절친의 여친, 하제였다는 사실 속에서 불안한 마음을 주체하지못했던 나우가 시간 여행을 통해 하제에 대한 자신의 복잡하고, 불안했던 감정들과 이내의 여친을 좋아했다는 숨길 수 밖에 없었던 마음을 내려놓으면서 자유로워지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였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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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뒤늦은 'if'는 의미없는 상상에 불과했다. 그 길로 갔더라면, 그 선택을 했더라면, 그 사람을 만나고, 아니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지나간 if는 삶에 아무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인간이라 말할 수 있었다. 무의미하게 과거를 생각하고 그때마다 반복되는 후회로 아쉬워하니까.
*열다섯이 이해하기엔, 열아홉이 감당하기엔, 스무 살이 견디기엔 너무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그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며 지나왔다. 신은 인간에게 미래를 준비할 혜안을 빼앗는 대신, 그 미래가 현실로 닥쳤을 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버텨 낼 힘을 주었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나우는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