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는 무슨 일을 하나요? ㅣ 처음 만나는 초등 과학
클라이브 기퍼드 지음, 맷 릴리 그림,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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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숲주니어 도서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첫째는 어릴 때부터 과학책을 알아서 찾아 읽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6살 둘째는 이야기책을 좋아해서, 흥미롭게 볼만한 과학책을 일부터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집 어디에나 두고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아무 데나 펼칠 수 있는 초등 과학 시리즈를 찾았어요. 푸른숲주니어의 처음 만나는 초등 과학 시리즈, 신간책이 나와서 준비해 두었습니다.


보라색 바탕에 안전모를 쓴 아주머니가 곡괭이를 어깨에 걸치고 씩 웃고 있어요. 주변에는 전기톱과 나사, 톱니바퀴, 노란 휠로더가 둘러싸고 있고요. 기계 책 표지는 남자아이 취향으로 만든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주인공이 여성 작업자라서 눈길이 더 갑니다.

책 제목, 소제목 모두 질문으로 시작하여 평소 우리가 궁금해하던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계를 종류별로 나열하는 사전 같은 책이 아니라, 그 질문에 그림과 짧은 글로 답하는 방식이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 챕터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모두 아는 아기 돼지 삼형제! 내용을 떠올리게 하는 삽화가 그려져 있어서 아이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에 입김을 분다고 깨질 리는 없죠. 그런데 공기를 꾹꾹 눌러 압축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거예요. 압축기에서 나온 공기가 관을 타고 실린더로 들어가 피스톤을 밀어내고, 그 힘으로 드릴 끝이 바닥을 두드리는 과정을 그림으로 차근차근 보여 줘요.

도로 공사장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얼핏얼핏 본 기계의 모습이라 사진에 관심을 먼저 보이는 것 같아요. 드릴 비트가 1분에 1,500번이나 오르내린다는 대목에서는 숫자가 주는 힘이 확실히 있더라고요.



책 후반에는 '' , '', '', '' 코너로 이해를 도와줍니다.

후다닥 묻고 답하기 코너에서는 본문 내용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짧게 모아 놨어요. 기차도 다닐 만큼 큰 터널은 어떻게 짓는지, 기계는 얼마나 작아질 수 있는지, 세계에서 가장 큰 기계는 무엇인지 같은 질문이에요. 마지막 질문의 답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지하에 있는 거대 강입자 충돌기예요. 사진이 한 면을 꽉 채우고 있어서 아이들이 눈을 떼지 못했어요. 둘레가 27킬로미터인 고리 모양 터널이고, 안에 든 검출기 하나가 7층 높이에 무게 7,000톤이 넘는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큰 기계의 사진을 자세하게 들여보게 되네요.



추천 연령은 초등 2~4학년 정도일 것 같아요. 7세, 초등1학년은 챕터별로 나누어 엄마 아빠와 조금씩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처음 만나는 초등 과학 시리즈는 바람이 세게 불면 와이파이가 날아갈까요?, 로봇이 정말 세계를 정복할까요?, 우주에서는 똥이 어디로 갈까요?등 다양한 책이 있습니다. 거실 책장 손 닿는 곳에 꽂아 두고 아이가 뭔가 궁금해할 때마다 꺼내 보기에 딱 좋은 책이에요.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차례로 만나 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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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정말 세계를 정복할까요? ㅣ 처음 만나는 초등 과학
클라이브 기퍼드 지음, 맷 릴리 그림,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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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숲주니어 도서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로봇과 그 기술력에 대한 기사를 보면, 로봇의 기술력에 매번 놀라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펼친 건 로봇이 정말 세계를 정복할까요?'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이 질문이 책의 제목인 초등 로봇책 소개합니다.


소제목이 전부 질문으로, '로봇은 어떻게 길을 찾아요?'와 같은 질문에서 시작하여 로봇이 해야 하는 일을 하나씩 짚으면서 그 일을 어떻게 해내는지를 보여 줘요. 로봇이 움직이려면 어디로 갈지만 알아서는 안 되고, 가는 길에 있는 장애물을 스스로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물류 창고에서 일하는 운반 로봇은 바닥에 그어진 노란 선을 따라가요. 센서로 선과의 거리를 재면서 노란 선을 따라 상자를 나르는 로봇이 여러 대 나오는데, 창고 바닥이 도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빛을 쏘면 장애물에 부딪혀 돌아오고,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으로 장애물까지의 거리를 계산한다는 설명이 번호를 붙인 세 단계 그림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1번 센서가 빛을 쏘고, 2번 빛이 부딪혀 돌아오고, 3번 시간을 재서 거리를 계산하는 식으로 번호로 표시하여 그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로봇 강아지처럼 생긴 다리 달린 로봇이 "삐익! 1미터 앞 막다른 길."이라고 말하는 그림도 이해를 도와줍니다.





'로봇은 어떻게 넘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아요?'코너에서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우리는 두 다리로 서서 걷지만, 사실 걷는 동안 균형을 잡는 건 엄청나게 신기한 일이라고 해요. 귀 안에 균형 장치가 있고, 그 안에 액체가 들어 있어서 몸이 기울면 뇌로 신호를 보내요. 그러면 몸 전체의 근육 600개가 넘는 근육이 알아서 움직여 균형을 잡아 준다는 설명이에요. 뇌, 귀, 근육 세 가지를 인류의 비장의 무기로 소개한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책 뒤쪽에 있는 용어, 함께 보면 좋아요 코너가 있습니다. 용어 페이지에는 센서, 액추에이터, 프로그램, 휴머노이드, 군집 로봇, 기계 학습처럼 본문에 나온 말들이 가나다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본문을 읽다가 낯선 낱말이 나오면 뒤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뜻이에요. 함께 보면 좋아요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올, EBS 이솔 같은 웹사이트와 로봇을 다룬 다른 책 목록이 실려 있어요. 책을 덮고 나서 더 알아볼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셈이에요.


처음 만나는 초등 과학 시리즈는 클라이브 기퍼드가 글을 쓰고 맷 릴리가 그림을 그렸고, 김선영 님이 옮겨서 푸른숲주니어에서 펴냈어요. 표지에 A Question of Technology라고 적혀 있는 것처럼 기술을 질문으로 풀어내는 시리즈예요. 지난번에 읽은 기계는 무슨 일을 하나요?, 이번의 로봇이 정말 세계를 정복할까요?, 그리고 바람이 세게 불면 와이파이가 날아갈까요?, 우주에서는 똥이 어디로 갈까요?까지 제목만 봐도 아이들이 던져 볼 법한 질문들로 되어있는 다양한 과학 분야책이어서 단권으로 읽어도 좋고, 시리즈책으로 연이어 소전집처럼 활용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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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 운명에 맞서다 ㅣ 생생고전 10
김태권 지음, 산사 그림 / 천개의바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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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개의바람 도서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올여름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 서점 진열대에도 오디세이아라는 이름을 단 책이 부쩍 늘었어요. 초등 고학년이 읽을 만한 오디세이아 어린이 책을 찾다 보면 그림책부터 청소년용 편역본, 완역본까지 종류가 너무 많아서 고르는 것 자체가 숙제가 되더라고요. 그중에서 초등학교 5학년 아들 손에 쥐여준 책이 천개의 바람에서 나온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입니다.




김태권 작가가 글을 쓰고 산사 작가가 그림을 그린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책은 초등 4학년부터 6학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3학년 이하라면 본문이 150쪽 안팎이라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완역본보다 오디세이아 책을 접근하는데 유익합니다.

오디세이아는 등장인물이 워낙 많고 다양한 모험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과거 이야기를 되집는 형식이라, 완역본을 읽으면 아이 입장에서는 지금 어디쯤인지 놓치기 쉬울 텐데요. 이 책은 원전의 권 순서를 따라 장을 나누고, 그 안에 다시 소제목을 촘촘히 달아서 이 문제를 해결했어요.

집안을 털어먹는 구혼자들, 바람의 왕 아이올로스, 늙은 개 아르고스 이야기, 구혼자의 가족들처럼 소제목만 훑어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짐작이 되니까, 하루에 한두 꼭지씩 끊어 읽기에도 좋았어요.


영화 오디세이를 보기 전이나 본 후에 오디세이아 책을 보는 걸 추천합니다. 영화의 시간과 제작 작업의 특성 때문에 책에서 인상깊었던 내용들만 골라서 제작되는 부분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지만, 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장면도 달라서 재미있어요. 외눈박이 괴물 키클롭스의 섬에서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르고 도망치던 오디세우스가 참지 못하고 자기 이름을 밝히는 바람에 포세이돈의 미움을 사게 되는 장면이 나오죠.

영화에서는 자신을 오디세우스 이름을 언급하는 부분은 없는데, 소설에는 자신을 '이름 없는 존재'로 나타내다가 떠나면서 '오디세우스'라는 것을 강조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 이름을 듣고 폴리페모스는 그의 아버지 포세이돈'에서 오디세우스를 벌하라고 직접적으로 이름을 언급하면서 벌하라고 기도하는 장면이 소설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포세이돈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 틀림없다고 해석하는 점이 다릅니다.




제가 학생 때 오디세이야 책을 접했을 때 어렵다고 느낀 이유는 엄청 두께운 이야기에, 그림 하나 없던 책으로 접해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책은 글만 이어지는 쪽 사이사이에 꽤 공들인 삽화가 나와요. 세이렌의 노래를 들으려고 돛대에 몸을 묶은 오디세우스와 머리 여섯 달린 스킬라가 부하들을 낚아채는 장면은 보랏빛과 청록빛이 감도는 큰 그림으로 펼쳐져서, 그 장면을 상상하게 됩니다.

오디세이 영화에서도 스킬라를 지나는 배의 표현하는 장면을 매우 인상적인데요. 책에서 나온 장면들이 영화에서 실사 느낌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어요.




결론 부분에서도 오디세우스가 혼자서 구혼자를 상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신들의 도움을 받아 구혼자에게 복수하는 장면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 소설책에서는 구혼자들의 죽음에 분노한 가족들이 언급되는데요. 구혼자들의 슬픔을 생각하는 대목에 조금 무게를 두고, 아이와 이야기해볼 수 있다는 점이 영화를 봤어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인지 않을까 싶어요.



책 맨 끝의 '나오며'의 파트는 아이들이 책을 읽고 사고력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트로이 전쟁이 정말 있었던 일일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슐리만이라는 사람이 트로이 유적을 찾아 땅을 팠다가 오히려 유적 일부를 훼손해 버린 씁쓸한 뒷이야기, 호메로스가 실제로 한 사람이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져요.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 이건 진짜였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아이 마음을 딱 알고 써준 대목이라 반가웠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책으로 먼저 읽고 영화로 다시 보니, 어디를 그대로 살렸고 어디를 일부러 바꿨는지가 보이더라고요. 그 차이를 두고 아이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영화 관람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한 번 읽히고 싶은 부모님, 오디세이아를 처음 접하는 초등 고학년, 그리고 아이와 책 이야기를 나눌 거리를 찾고 계신 분께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아이가 다 읽고 나서 혹시 더 읽고 싶어 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청소년판이나 해설이 붙은 편역본으로 넘어가는 다리로도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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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요괴상점 :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
18세기구름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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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곰 도서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크리처물', '출간 전 애미네이션화 확정!'이라는 소개 문구를 보자마자 궁금증이 확 생겼는데요, 실제로 읽어보니 왜 카카오페이지 연재 당시부터 종이책 출간 요청이 쏟아졌는지, 왜 출간도 하기 전에 애니메이션화가 결정됐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이 작품은 원래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던 웹소설이었습니다. 연재 당시 조회수와 인기가 상당했나 봐요.  독자들이 종이책으로 소장하고 싶다는 요청을 워낙 많이 남겨서 이번에 정식으로 출간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해요. 책이 정식으로 나오기도 전에 애니메이션 제작이 이미 확정됐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이야기와 캐릭터가 가진 힘이 확실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어요.


작가 18세기구름의 첫 종이책이자 한성요괴상점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입니다. 라곰 출판사에서 나왔고, 332쪽 분량이라 하루 이틀 정도면 편하게 완독할 수 있는 두께예요. 배경은 조선의 한양, 그러니까 지금의 서우링ㅂ니다.

"순조 26년 동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촉의 대갓집" p. 11

시대, 장소 소개부터 조선시대로 데려다주는 효과가 있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1826, 12월 22일경)이라고 그 옆에 설명하고 있씁니다.




눈꽃마을이라는 곳에서 벌어진 집단 살인 사건이 이야기의 중심축입니다. 겉으로는 자살로 처리된 죽음들이 실은 심상치 않은 존재의 소행이었다는 게 서서히 드러나면서, 요괴상점을 운영하는 인물 수동이 이 기이한 사건들을 파고들게 됩니다.


이야기 중반, 세자와 수동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갑자기 한자로 된 짧은 시가 등장합니다.  산에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온갖 길에는 사람의 발자국조차 끊겼는데, 외로운 배 위에 도롱이 입고 삿갓 쓴 늙은이 하나가, 눈 내리는 차가운 강에서 홀로 낚시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한시입니다. 이 시는 실제로 존재하는 작품인데요, 중국 당나라 시대의 문인 유종원이 지은 강설(江雪)이라는 시로,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겨울과 고독을 노래한 시 가운데 손꼽히는 명작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는 왕세자가 좋아하는 시라며 넌지시 언급하는데, 눈 내리는 강에서 홀로 낚시하는 노인의 모습이 곧 궁궐이라는 화려한 공간 안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세자 자신의 처지와 겹쳐 보이도록 설계된 장치라는 걸 알고 나면, 그 장면이 훨씬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첫 장의 배경부터 시작한 세계관의 디테일이 상세해서,조선형 크리처물의 느낌을 한껏 더 살아나는 것 같아요. 조선의 실제 지명이나 관청, 풍속 같은 요소들을 요괴라는 판타지 설정과 자연스럽게 엮어냈는데, 이게 억지스럽지 않고 오히려 그 시절 사람들이 정말로 살았을 공간에 제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각주로 당시 관청의 역할 같은 걸 짚어주는 부분도 있어서, 역사적 배경지식이 없어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게 배려해둔 점이 좋았어요. 사극을 많이 보면서 자란 저에게도 소품은 익숙하지만, 직업명이나 조선 시대 작품은 다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각주가 해당 페이지 아래에 있어서 바로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아요.


뒷부분에서는 죄인에게 주어지는 형벌 중 팽형에 대해서 나오는데, 팽형은 '부정부패를 저지른 탐관오리는 벌주는 것으로, 끓는 가마솥에 죄인을 넣어 삶는 공개 처형'이라고 설명한다. 그 설명을 처음에 읽었을 때는 너무도 잔인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시늉을 하는 것이란다. 하지만 시늉만 한 것이 왜 중한 형벌로 사람들에게 다가왔는지를 팽형의 의미를 알고 나면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을 서글프고 외롭게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이렇게 한자 표현이나 실존하는 역사적 배경이 섬세하게 단겨있어요.  작가가 단순히 판타지적 상상력만으로 이야기를 쓴 게 아니라 조선시대의 정서와 실제 문화를 꽤 깊이 있게 공부하고 반영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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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오디세이아
박용남 편역 / 리미트리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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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미트리스 도서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번역본은 원전의 구성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이야기가 표류 중반부터 시작해서 오디세우스의 회상으로 과거를 설명하는 방식을 유지해요. 원전에 충실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처음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시간 순서가 뒤엉켜서 몰입이 쉽지 않죠.

반면 리미트리스 도서출판 《오디세이아》책은 트로이 목마 사건부터 프롤로그 형식으로 먼저 보여줍니다. 그리고 페넬로페와의 재회까지, 스무 해의 여정을 시간 흐름 그대로 재배열했어요. 그래서 마치 잘 짜인 장편소설을 읽듯이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구조였습니다.

각 장 앞에는 원전 몇 권 몇 행에 해당하는지가 표시되어 있어서, 나중에 원전이나 다른 번역본을 찾아볼 때도 대조하기가 편하겠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이 책을 특히 마음에 들어 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데, 바로 이야기 한 국면이 끝날 때마다 짧은 해설이 붙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냥 사건을 죽 나열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장면이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의 성격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서사 전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매번 짚어주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읽으면서도 지금 내가 읽은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일이 없었어요. 고전을 처음 읽을 때 가장 막막한 순간이 바로 이 대목인데, 편역자가 매 장마다 옆에서 짚어주는 느낌이라 든든했습니다. 어린이용보다는 깊이 있게 보고 싶지만, 완역본을 따라가기에는 조금 힘들 것 같다고 느끼는 청소년들도 이 해설 부분이 있어 조금 더 쉽게 이헤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로토파고이족 섬을 지나면서 붙은 부분에 대한 해설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망각의 열매를 먹은 부하들 이야기를 다루면서, 편역자는 우리가 무언가를 잊고 산다는 것, 그리고 잃은 것을 세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문장을 있었는데요. 이런 질문들을 할 수 있는 고전이기에 <오디세이아> 작품이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거구나라고 싶었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하루하루 정신없이 흘려보내는 요즘의 저한테 유독 와닿는 문장이었습니다. 이렇게 각 장의 끝마다 이야기를 한 번 더 곱씹게 만드는 해설이 있다는 게, 이 책을 그냥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책으로 만들어 준다고 느꼈어요.

페넬로페와 오디세우스가 재회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십 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온전히 믿지 못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상대를 시험하는 대목인데, 감정을 절제해서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 쌓인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도록 문장을 다듬어 놓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대목 뒤에 붙은 해설에서도 두 사람이 각자 지켜온 신의를 어떻게 조명하고 있는지 짚어주는데, 그 덕분에 단순한 재회의 감동을 넘어서서 이 두 사람이 이십 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가 더 깊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원전의 정보량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문장 자체는 지금 우리가 읽는 소설처럼 매끄럽게 읽혀서, 고전이라는 부담감 없이 이야기 자체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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