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아 : 운명에 맞서다 ㅣ 생생고전 10
김태권 지음, 산사 그림 / 천개의바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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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개의바람 도서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올여름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 서점 진열대에도 오디세이아라는 이름을 단 책이 부쩍 늘었어요. 초등 고학년이 읽을 만한 오디세이아 어린이 책을 찾다 보면 그림책부터 청소년용 편역본, 완역본까지 종류가 너무 많아서 고르는 것 자체가 숙제가 되더라고요. 그중에서 초등학교 5학년 아들 손에 쥐여준 책이 천개의 바람에서 나온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입니다.




김태권 작가가 글을 쓰고 산사 작가가 그림을 그린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책은 초등 4학년부터 6학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3학년 이하라면 본문이 150쪽 안팎이라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완역본보다 오디세이아 책을 접근하는데 유익합니다.

오디세이아는 등장인물이 워낙 많고 다양한 모험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과거 이야기를 되집는 형식이라, 완역본을 읽으면 아이 입장에서는 지금 어디쯤인지 놓치기 쉬울 텐데요. 이 책은 원전의 권 순서를 따라 장을 나누고, 그 안에 다시 소제목을 촘촘히 달아서 이 문제를 해결했어요.

집안을 털어먹는 구혼자들, 바람의 왕 아이올로스, 늙은 개 아르고스 이야기, 구혼자의 가족들처럼 소제목만 훑어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짐작이 되니까, 하루에 한두 꼭지씩 끊어 읽기에도 좋았어요.


영화 오디세이를 보기 전이나 본 후에 오디세이아 책을 보는 걸 추천합니다. 영화의 시간과 제작 작업의 특성 때문에 책에서 인상깊었던 내용들만 골라서 제작되는 부분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지만, 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장면도 달라서 재미있어요. 외눈박이 괴물 키클롭스의 섬에서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르고 도망치던 오디세우스가 참지 못하고 자기 이름을 밝히는 바람에 포세이돈의 미움을 사게 되는 장면이 나오죠.

영화에서는 자신을 오디세우스 이름을 언급하는 부분은 없는데, 소설에는 자신을 '이름 없는 존재'로 나타내다가 떠나면서 '오디세우스'라는 것을 강조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 이름을 듣고 폴리페모스는 그의 아버지 포세이돈'에서 오디세우스를 벌하라고 직접적으로 이름을 언급하면서 벌하라고 기도하는 장면이 소설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포세이돈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 틀림없다고 해석하는 점이 다릅니다.




제가 학생 때 오디세이야 책을 접했을 때 어렵다고 느낀 이유는 엄청 두께운 이야기에, 그림 하나 없던 책으로 접해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책은 글만 이어지는 쪽 사이사이에 꽤 공들인 삽화가 나와요. 세이렌의 노래를 들으려고 돛대에 몸을 묶은 오디세우스와 머리 여섯 달린 스킬라가 부하들을 낚아채는 장면은 보랏빛과 청록빛이 감도는 큰 그림으로 펼쳐져서, 그 장면을 상상하게 됩니다.

오디세이 영화에서도 스킬라를 지나는 배의 표현하는 장면을 매우 인상적인데요. 책에서 나온 장면들이 영화에서 실사 느낌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어요.




결론 부분에서도 오디세우스가 혼자서 구혼자를 상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신들의 도움을 받아 구혼자에게 복수하는 장면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 소설책에서는 구혼자들의 죽음에 분노한 가족들이 언급되는데요. 구혼자들의 슬픔을 생각하는 대목에 조금 무게를 두고, 아이와 이야기해볼 수 있다는 점이 영화를 봤어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인지 않을까 싶어요.



책 맨 끝의 '나오며'의 파트는 아이들이 책을 읽고 사고력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트로이 전쟁이 정말 있었던 일일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슐리만이라는 사람이 트로이 유적을 찾아 땅을 팠다가 오히려 유적 일부를 훼손해 버린 씁쓸한 뒷이야기, 호메로스가 실제로 한 사람이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져요.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 이건 진짜였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아이 마음을 딱 알고 써준 대목이라 반가웠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책으로 먼저 읽고 영화로 다시 보니, 어디를 그대로 살렸고 어디를 일부러 바꿨는지가 보이더라고요. 그 차이를 두고 아이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영화 관람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한 번 읽히고 싶은 부모님, 오디세이아를 처음 접하는 초등 고학년, 그리고 아이와 책 이야기를 나눌 거리를 찾고 계신 분께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아이가 다 읽고 나서 혹시 더 읽고 싶어 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청소년판이나 해설이 붙은 편역본으로 넘어가는 다리로도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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