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 분석의 기본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이시이 신이치로 지음, 김선숙 옮김, 박지혜 감수 / 성안당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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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분석의 기본

이시이신이치로/박지혜, 김선숙
성안당

재활의학 흔한 용어론 물리치료에 대해 잘 설명이 되어 있는 의학상식서이다. 환자의 비정상적인 동작치료나 장기간 입원 후 재활을 위한 치료에 앞서 문제가 되는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네 가지 동작인 뒤집기, 일어나기, 일어서기/앉기, 걷기 등을 보고 진단을 내려야 하는데 이 과정이 어렵다고 한다.

뒤집기의 중요성은 욕창의 발생을 야기하기 때문인데,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누워있다보면 피부가 짓무르고 세포의 괴사(죽음)가 일어나게 된다. 괴사가 일어나면 그 부위는 썩게 되는 것이다. 썩으면...
스스로 몸을 뒤집으면 제일 좋지만 그러지 못하기때문에 간병인이 환자 옆에서 케어하면서 뒤집어주고 운동도 시켜주는 행위를 한다.

일어나기는 제법 난이도가 있는 동작이다. 환자들이 하기 싫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도 치료 중에 포함돼있다. 일어날 때 움직임을 부분적으로 끊어서 진단하니 물리치료가 참 세심한 작업이구나 감탄했다. 일어서기/앉기만 가능하여도 삶의 수준이 월등해진다고 한다. 스스로 원활히 동작들이 가능하다면 물리치료를 받을 일도 줄어들겠지만.

재밌는 표현이 있다. 인간의 걷기란 앞으로 넘어지기 직전에 발을 내딛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보행은 모든 사람이 같은 동일한 방식으로 걷되 노화에 따라 무릎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이탈하는 경우도 많았다. 세부적으로 걷기의 매커니즘은 5단계가 있다. 최초 발이 지면에 닿을때, 발에 하중이 실릴때, 남은 다리와 교차하며 수직 하중이 실릴때, 발뒷꿈치가 떼어질때, 가속을 주며 다음 접지를 준비하는 과정까지이다. 이렇게 나누어 각 과정속에서 정상범위에 벗어난 동작을 관찰하게 된다. 걸을때는 엉덩관절, 무릎관절, 발관절의 협력이 되어야 하니 걷는 것이 간단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부위의 협력이 필요함은 인간관계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심장병, 암, 뇌졸중 등의 중증질환의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려면 운동능력의 가능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근육을 자주 사용하고, 골다공증도 예방하는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

물리치료사의 장래성은 AI가 예언한 장래에 없어질 직업에 포함되기는 커녕 앞으로도 노령화시대로 가면 갈수록 유자격자들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하니 많은 젊은 자원들의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책 내용안에 중요하거나 전문적인 용어는 각주로 설명을 입혔고 글자 색상도 다르게 해주어서 읽기가 쉬워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일반인도 알아두면 좋을 '동작분석의 기본'을 통해 물리치료에 대한 지식을 얻어가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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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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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의 기원

강인욱/흐름출판

고고학이라는 딱딱하게 느껴질 법한 분야를 시원한 사이다같이 묵은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해설이 있고, 가볍게 지식브런치를 먹듯 잘 소화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인 고고학자 강인욱님은 글에서 느껴지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짙은 분인 것 같다. 사람의 정이 생각나는 문장이 곳곳에 나온다.

단순한 고고학적인 설명에서 벗어나서 문학적이고 살뜰한 문장을 곁들인 유물들은 저자에 의해서 살아숨쉬게 되니 책 안의 유물들은 그렇게 살아서 우리를 맞이한다.

우크라이나와 우리나라의 풍습이 외세침략이라는 유사한 입장에 있다보니 돼지비계를 조리해서 즐겨먹었고 당시 부족한 영양을 채우곤했다는 부분이 와닿았다. 사실은 살만큼 사는 나라에서는 먹지 않고 버리는 고열량덩어리 비계를 맛있는 음식으로 승화시킨 것은 외세침략으로 잦고 먹을 것이 부족했던 나라의 슬픈 역사이기도 하다. 특히 술에 대한 부분은 재미가 압권이었는데 전통주인 막걸리가 그렇게 생겨난 지 오래되었는 줄을 몰랐고 소주가 증류법에 만들어지다보니 고급술인 것도 이번에 알았다.

첫번째, 잔치편에서는 음식 위주였고 놀이편에서 전쟁, 스포츠, 생활상에 대해 나와있었다. 놀이가 중요한 이유는 모의 전쟁과 같은 식으로 놀이를 즐겼으며, 이는 전쟁에서 현저히 줄어든 인명피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놀이수준이라도 조상들은 전쟁을 방불케할 정도로 거칠게 행했고 이것은 일종의 전쟁을 대비한 군사훈련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수렵, 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바뀌면서 곡식을 먹기 시작하여 질병이 늘었지만 농경으로 안정된 먹거리를 가져다주었고, 수해를 대비하며 용수확보를 위한 치수와 관개사업의 발전이 있었다. 그리고 농경은 풍년이 될수도 있고 흉년이 될수도 있는 한해가 통째로 결정되는 중요한 사업이다. 그래서 신앙과 제사의식이 발달했고 더불어 제의를 위하여 무덤인 고인돌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어서 명품편에서는 신라의 금관장신구, 도굴, 그외 값나가는 유물들에 대해 다뤘고, 마지막 영원편에서는 무덤과 미이라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처럼 고고학을 바탕으로 조상들이 남기고 간, 물려준 유산을 가깝게 대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줄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1회독씩 해보길 추천드리며 책을 제공해주신 출판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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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의 기술 - 우리 집을 넓고 예쁘게 꾸미는 아이디어
가와카미 유키 지음, 이예린 옮김 / 리스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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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디자인의 기술

가와가미유키/이예린
리스컴

가구배치나 살림 수납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작업이라서 이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대안을 주고 있다. 일본인 작가의, 일본발 서적들의 장점 중에 하나는 자세한 그림설명이 되어있다는 배려심이다. 이 책의 주제가 정리, 수납, 배치, 장식, 집과 가구고르기 등 인테리어가 중점이다 보니 그림설명이 글보다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서 얼른 찾아보기도 좋다.

배치 편은 가정의 유형에 따라 효율적인 배치를 제안한다. 예를 들면 거실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가정은 거실을 중심으로 주변 가구를 배치한다는 식이다. 또는 집 안 면적이 작더라도 남는 공간이 없도록 가구를 배치하는 방법도 조언해주고 있다.

수납(정리)편은 내가 기다렸던 챕터이다. 대부분 수납의 어려움을 공감할 것이다. 수납은 어느 공간에 어떤 것을 넣을지 계획세우기부터가 시작이다. 자주 사용되는 위치에 해당 물건을 놓아야하며 모든 물건은 수납을 기본으로 하며, 일정 수납공간은 다음 사용을 대비하여 남겨두기 등등 좋은 팁을 제공해주고 있다.

장식 편은 보통 콩글리쉬로 데코라고들 하는데, 액자나 도자기, 조각, 화분 같은 장식을 둔 진열대 하나 두는것 만으로도 방안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단조롭고 썰렁한 곳도 장식 몇가지로 오케이다. 그리고 장식인테리어는 수시로 바꿔주면 기분전환에도 좋다고 한다.

집과 가구 고르기 편은 대부분은 공감하고 어느 정도 아는 부분일 것 같다. 사전에 조사는 치밀하게 하고 집구경은 신속히 하기, 될수록 많은 집을 보도록 하며 결국은 부단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누구나 포기할 수 없는 몇몇조건이 있을 터다. 그것은 꼭 챙기고 집을 고르도록 조언해주고 있다. 집은 쉽게 되돌릴 수 없는 가격이라서 그럴 것이다. 가구고르기도 둥근스타일이라면 둥글게, 아니면 등등 쇼파, 테이블, 의자 등의 모양을 통일성있게 하는 쪽으로 팁을 주고 있다.

공간디자인도 나름의 기술이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 책에 시간을 조금만 투자해도 많은 인테리어 고민을 지울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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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시대예보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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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교보문고

진정 오늘날을 숨쉬는 현대인의 개념과 정의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우리회사 이 부장님이 직원들과 회식을 중국집으로 가서 "먹고 싶은거 마음대로 시켜, 난 자장면으로!" 했을 때 남은 직원 중에 자장면이 아닌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집단 내에, 국가 안에, 민족 안에서 라는 갇힌 사고가 늘 우리 마음 속에서 강요되어 왔다. 국민교육헌장을 외웠던 세대,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땅에 태어났다..라는 외침은 전체주의 사고의 전형적인 모습일 뿐이다.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개념과 가치관은 이제 끝나가고 있다.

우리는 현재 AI가 코파일럿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코파일럿이란 항공기 주조종사 옆에서 돕는 부조종사를 말한다. 즉 AI가 우리 최측근의 조력자가 되어서 네트워크통신이 가능한 어느 곳에서든지 보조적인 일을 대신 수행해주는 일급비서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삼쩜삼'같은 연말정산 대리서비스 같은것을 말한다. 이것은 재앙일수도 축복일수도 있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독보적으로 쥔 영역을 허무는 점에서는 재앙이고, 사용자인 일반인들에게는 축복이 된다. AI의 무서운 점은 우리가 주저하는 일도 AI는 아무렇지 않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라떼는 말이야..' 하는 20년 근속의 이부장의 연륜은 이제 알아주지 않게 됐다. 더이상 실질적인 업무의 특화된 어드바이스나 연륜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 리더쉽이 부재하다면 버티고 설자리가 없으며 오늘날 세대에게 공감을 받기가 어렵다. 지금은 누구랄것 없이 눈치보지 않고 연휴에 연차를 붙여서 휴가를 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더이상 회사에서 추진해 온 인재육성 개념이 아닌 '인재영입'으로, 그저 직원이 아닌 '구성원'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는 요즘이다. 핵개인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피부로 느끼는 사회 속에 온도차가 크다.

이젠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명명했던 시절도 가고 핵가족에서 핵개인의 시대라고 천명하고 있다. 작가 이슬아의 <가녀장시대>라는 작품을 여러 책들이 인용을 많이 하는데, 여기서도 조금 다뤘다. 그만큼 가족 구성원 내의 역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핵개인화의 우려중 하나는 정신적인 탈가족화인데, 이런 때 혈연의 가족이 아니더라도 부양인과 피부양인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아름다운 새로운 가족의 모습도 보여준다.

직장, 가정, 사회, 개인의 입장에서 핵개인이 당면한 현실와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조심스럽게 조언해주고 있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렇게 사회가 변했어?" 라고 하는 느낌을 주는 이 책 '핵개인의 시대'를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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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강의 작은 서점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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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강의 작은 서점

프리다쉬베크/심연희
열림원

템스강의 작은 서점 '리버사이드 서점' 역시도 씁쓸하게도 현대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한국못지않게 영국에서도 각박해지고 개인의 일에만 몰두하는 사회의 한 가운데에 놓여있음을 말하고 있다.

스웨덴작가이지만 영국 템스강에 위치한 서점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의 학교와 지명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은 작가가 지역배경과 연고가 있어서일지 지도 검색을 해 본것일지 어쨌든 해박한 것이 신기하다.

내용의 디테일은 상당했고 이야기의 전개는 주도면밀하다고 느꼈다. 예를 들면 등장인물 아무개를 대강의 설명만 해둔채 등장시키고 심지어 성별도 블분명한 채로 등장시킨다. 그리고 다른 관계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그 인물의 특징들을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면서 인물의 윤곽이 완성되어 가는 식이다. 이런 부분이 소설의 재미라면 재미일까 지루하지 않게 진행하려해서 그럼지 한꺼풀씩 내용물은 안에 숨어 있고 문제의 내용물을 싼 포장을 풀어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결국 내용물을 확인하면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지는것은 나만일까 궁금해진다.

주요 등장인물은 많지만 주의깊게 읽어보면 인물들의 윤곽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진행이된다. 처음 등장하는 서점의 여점원 마르티니크(남편은 폴)와 그 후에 나오는 성소수자인 다른 여점원 샘, 지금은 살아있지 않지만 서점의 주인이었던 사라, 사라의 애인 대니얼, 사라의 조카며 서점을 상속받은 스웨덴에서 런던으로 온 주인공 샬로테(죽은 남편은 알렉스), 샬로테의 엄마이자 사라의 누이인 크리스티나, 사라의 서점 윗층에 사라가 살았던 집 옆호에 세들어 사는 초년작가 윌리엄, 사라의 서점에서 터줏대감인 후덕하고 능청스런 고양이 테니슨 등을 주요 등장인물로 들 수 있다.

이야기 진행은 날짜순으로 시간의 진행에 맡기고 흐르지만 82-84년의 과거시점으로 지금은 살아있지 않은 이모 사라와 엄마 크리스티나의 이야기로 갔다오는 식이어서 시점전환이 재밌는 특징이다.

이 소설의 재미는 이야기의 흐름이 현재시점과 과거시점이 자유롭게 넘나들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 이미 죽은 인물일지라도 언제든지 불러내어서 이야기를 낼 수 있어서인 것 같다. 이야기에 감정이 몰입되어 내가 좋아하는 인물이 안타까운 상황이 되어도 작가는 친절하게 예상했다는듯이 독자의 심정을 헤아려서 그 인물을 다시 불러내주어 독자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좋았다.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고 과거 사라와 크리스티나의 이야기가 숨겨진 실마리를 푸는 열쇠라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랑과 배신, 사람냄새 물씬나는 템스강의 작은서점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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