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듣는 클래식유승준/소담저자 유승준은 음악전공자나 직업의 분야도 음악과는 문외인 분이지만 음악감상에 대한 예찬부터 심상치 않았고, 음악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의, 유수의 음악가들을 접한다면 앞으로는 클래식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공통점은 천재성과 인내심으로 대작들을 많이 남겼지만 생활수준이 곤핍했다는 것이며, 베토벤은 청력상실로, 슈베르트는 우울증같은 질병을 앓으며 인생의 전성기때에 고통을 달고 살았다. 그러나 육체의 고통을 뒤로 하고 마치 고통에 대한 보상이라도 되는 것일지 타고난 천재성을 십분 활용하여 음악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하얗게 태웠다. 남김없이.소담출판사 까페지기님께서 손수 제공해주신 책에 소개된 음악들을 감상하며 책을 보니 두 배의 맛이 있었고, 그냥 음악만 들었을 때와 책과 함께 음악을 들었을 때의 차이는 같은 음악이라도 더 값지게, 더 귀하게 여겨졌고 당연한 것이지만 음악의 포인트나 레벨을 모르고 듣고 있더라도 경외심이 절로 자아내졌다.슈베르트에게 음악에 대한 천부적인 소질을 준 것에 대한 신의 심술일까 슈베르트의 외모는 볼품이 없었고 체구마저 왜소했다고 한다. 생활고로 팔고 남은 음식을 사서 끼니를 해결하는 등 정상적인 식사가 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타고난 외모가 왜소했던 것같다. 그래서일까 한번의 결혼기회가 있었지만 신부측 부모님의 반대(슈베르트의 경제력에 대한 불신)로 결혼이 무산되었고 그 이후는 결혼의 기회가 없었는지 본인의 의지였는지 그는 독신으로 생을 마쳤다. 생활고와 밀려오는 우울감 같은 인생의 장애물들을 자신이 잘하는 음악으로 싸우고 버텼다. 그래서 오늘날 나는 어떤 공로없이 인생의 덤으로 슈베르트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를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쇼팽 비발디 같은 더 아프고 고독했던 영혼들에게 마음이 쓰였던 것 같다. 그리고 책에 나온 제공해 주신 음악 중에는 바흐의 관현악모음곡(orchestral suite)이 귀에 쏙 들어왔던 것 같다. 다시 보게 된 클래식 장르와 영광에 비해서 삶이 순탄치 않았던 음악가분들의 이름을 떠올려보며 육신은 진작에 흙이 되고 영혼은 어딘가로 떠났지만 이생에서 남겨놓은 음악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그 분들에게 존경심을 보내드리고 싶다.
1961 도쿄하우스1961 도쿄하우스마리유키코/김현화하빌리스'트루먼쇼' 라는 영화나 '나는 솔로다' 같은 리얼리티프로그램을 연상케하는 스토리의 소설이다. 어느 방송국이 시청률에 목매지 않을 수 또는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거기서부터 비극의 첫단추가 시작되는 셈이다. 일단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방송에 아마추어인 일반인 출연진이 밋밋한 일상 생활만 고집하고 나가면 프로그램의 인기가 불보듯 뻔하고 시청률에 영향을 미칠게 뻔하다. 그래서 프로듀서는 무리수를 두고 인위적인 연기를 요구하고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500만엔이라는 출연료를 미끼로 오디션으로 뽑힌 일반인 출연진들을 마리오네트처럼 부릴 수 있게 되며 차차 더 큰 비극을 낳게 된다. 이쯤되니 현재 방영 중인 모든 리얼리티쇼도 의심이 한번쯤 가게 된다.옛 말에 열 길이나 되는 물 속을 알아도 한 길 뿐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그 말인즉슨 열 길되는 물 속보다 그저 한 길 뿐인 사람 속이 더 깊고 오묘하다는 말도 된다. 반대로 말하면 투명하지 않단 뜻도 될테고. 그래서 그런지 좀처럼 가늠할 수 없는 사람의 변덕스런 마음 덕분(?)에 그렇게 예기치못한 반전도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이 소설에도 등장하듯 겉모습이 화려하든지 아니면 허접하고 초라한 행색을 가진 사람을 보고 가엽게 여기는 이가 많을테지만 겉모습은 중요치 않다. 결국은 속마음, 속사정, 속내가 이야기의 흐름을 좌지우지 하기때문이다. 책 제목인 '1961 도쿄하우스'는 극 중에서 중심이 되는 한 방송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2020년대 현재 시점에서 1961년의 주거와 먹는 것과 쓰는 것 등 그당시의 모습을 거의 똑같게 재현해낸다. 그리고 일반인 가족 한 가구가 500만엔 상금에 혈안이 되어 출연자 모집지원 후 인터뷰까지 거쳐서 최종합격이 된다. 그렇게 비극적인 스토리가 시작이 된다. 영화 '곡성'에 일광(황정민)의 말이 생각난다. "네 딸이 미끼를 확 물어분것이여.."'짐바르도의 감옥실험' 이라는 정신나간 실험이 종종 언급이된다. 검색해보면 금새 그 내용을 알 수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이 감옥실험과 '1961 도쿄하우스'라는 리얼리티방송과 접점이 있다. 이 실험과 방송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책을 읽어나가보길 추천드리며 트루먼쇼 같는 주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의 일회독을 추천드린다.
그 냥씨는 지금을 돌본다 가시눈/투영체그림이 좋고 사람이 좋아지는 동화책같은 만화라고 할까. 주인공 그 냥씨의 속말과 겉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있는 누가 있을쏘냐. 아름답고 정겨운 일상을 소소히 한컷 한컷 정성을 들여 그려주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냥씨는 우리들의 엄마의 전형일까. 보는 내내 울 엄마가 계속 오버랩되는 것은 나뿐 만은 아닐 것 같다. 웬지 오버랩이 진하게 되는 컷에는 눈물이 눈가에 촉촉히 맺히기도 하는게 마음을 다시 다잡고 컷을 애써 외면하면 넘긴 적도 몇 번 있을 정도로 만화 인물 펜터칭와 친근한 대사들의 나열이 마냥 기분 좋은 책읽기를 선사해준다.이름도 기발하게 잘지었는데 딸은 어제, 아들은 오늘이, 조카는 다음이라고 지었고 다른 주변인물들도 만만치 않다. 만화책이라서 읽는 게 일반 책에 비해 다소 가볍지 않겠나 싶었는데 내용이 묵직하여 전혀 가볍지 않아서 진지함을 가장한 가벼움이랄까 어쨌든 반전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인물의 모습을 동물로 바꿔서 동물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캐릭터에 배치하여 동물들이 사람같이 행동하는 모습은 좋은 아이디어 같다. 그 냥씨는 책의 주인공인 엄마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양이다. 딸은 자주 뿔난다고 해서 사슴, 아들은 무던하고 미련해서 곰, 조카 다음이는 푸들을 닮아서 강아지로 배치했다. 그 외 수달이나, 코알라, 코끼리, 다람쥐 등 사람이 동물로 나오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같단 느낌도 난다.소설같이 쉼표없이 길게 이어지는 구성이 아니라 네 컷만화 식으로 마냥 간단한 제목과 함께 네 페이지 분량으로 한 에피소드가 끝나는 구성인데, 저렇게 몇개 안되는 컷으로 에피소드를 무리없이 완결짓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역시 그림이란 매체가 단 한 컷만으로도 글 몇 줄의 내용을 함축해버리고 있다. 그림의 힘이다. 만화가 좋은 사람이나 가족의 사랑을 책으로 느껴보고 싶은 분은 이 책을 꼭 일 회독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한다.
필연적 편협라뮤나/MAIDMIND저자의 제시하는 큰 그림 중 하나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그런 편협한 본인의 시각을 벗어나 시야를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더 나아가서는 재촉하고 채근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 재촉은 고통스러울지라도 기분좋은 채근이다. 가만히 있다면 계발하지 못했을 사실을 알려주고 동시에 내 자신의 솔직한 위치를 알려주어 조금 좌절모드를 감수해야하지만 앞으로 맞이할 장밋빛 미래를 다소 희망을 가지고 기대해보는 기분좋은 상상을 품게해준다.첫머리는 20대의 현타에서 오는 좌절감을 십분 공감하게 해준다. 공감하는 가운데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지만 아직은 공감정도가 희미하다. 그러나 다음을 기대해도 좋다. 진짜가 오기 때문이다. 이제 작가의 시점에서 학창시절부터 저축습관, 아끼는 습관을 보여주며 20대 후반 매우 드문 1억모으기 달성 그리고 아르바이트 이력과 직장이력, 활동에 관하여, 추진력의 좋은 예들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좌절감이 적잖이 몰려온다. 나는 지금껏 뭐한거지?..이 책은 근로소득은 20년간 열심히 공부한 대가를 받는 것이지만 실제로 자본소득이 차후에는 근로소득보다 우위에 설 것이기에 더 열심히 자본소득을 위해 준비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그래서 자본소득을 위해서 더 열심히 피, 땀, 눈물을 흘려주길 바라며 실제로 행동력있게 실행할 수 있는 정신무장을 시켜주는 목적이 있지, 구체적으로 재테크의 방법을 알려주진 않는다. 아니 알려주기 보다는 스스로 찾아 먹을 수 있도록, 고기를 잡아주는게 아닌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려 한다. 그래서 책에서 자극을 받고 일어나 눈을 뜨고 먼저 나의 위치를 솔직히 바라보는 독자들이 되면 좋겠고 나도 조금 눈을 뜬 것 같긴하다.취준생부터 근속이 어느정도 되는 직장인이라도 이 책을 통해서 올바른 경제적관념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기에 일회독을 추천드린다.
나는 테슬라에서 인생 주행법을 배웠다박규하/비즈니스북스지난번 '되는대로 낭만적인'의 저자 황찬주가 오버랩되면서 이번 책의 저자 박규하의 무용담을 보고 느끼는 것은 이렇게 청년들은 자기 나름의 열심과 성공을 거두며 걸어온 발자취를 공유할 때 누군가에게는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같은 불혹을 훌쩍 넘기고 지천명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이런 괄목할만한 경험을 거친 청년들이 봇물처럼 나와서 대한민국이 국제적인 게임에 참여하고 초대되는 플레이어로서가 아니라 게임체인저 아니 더 나아가 게임크리에이터 내지는 게임제공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게임제공자가 되면 플레이어들은 제공자의 틀 안에서 움직이고 게임을 플레이하고 순위에 따라 상금이나 유리한 처우같은 베네핏이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가장 메리트가 큰, 즉 최대수혜자는 게임제공자이다. 게임제공자는 참가자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있고, 게임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받는 입장료가 있다. 그 수익의 크기는 다수의 참가자들의 경합 뒤에 주어지는 최대의 포상금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실리콘밸리에서 업무일상은 한국과 비교하여 장단점이 있겠지만 과연 그놈의 정과 연줄과 근속에 따라 정해지는 서열관계 등을 벗어나지 못한 국내의 분위기와 360도 다른 철저히 실력과 실적위주의 합리적인 대우는 확실히 장점이 아닐 수 없다.테슬라와 구글이라는 초슈퍼글로벌브랜드에서의 경험담이라 포부와 열정 넘치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아니 자극이 될 것은 자명하다. 비록 그 곳에서의 인생이 핑크빛처럼 보여도 겉으로 우아해 보이는 백조가 물아래에서는 쉼없는 물장구를 치고 있듯이 저자의 녹록치 않은 시간들 속에서 번아웃을 수 번이나 외치고 있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찬란한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되듯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다.저자의 바램은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일을 찾아서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다. 일하기 좋은 환경이든 아니든 간에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해보는 것, 실행력을 가지고 나아가보자는 것이다. 전자공학전공자가 MBA를 가서 GSM이라 불리는 회사생산에 밀접하고 중요한 구매부서에서 일했다. 현재 나를 가슴뛰게 하는 일이 무엇인가? 신문을 읽어보길 권한다. 변화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일회독하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