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이해한다는 쉽지 않은 일
흑미 지음 / 콜라보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수그러 들지 않는 일이 없다더니, 지금 생각해 보면 별일도 아니었던 일에 그 때에는 참 무거운 생각으로 짓눌려 지냈던 청춘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이든 해 낼 수 있을 것 같아야 정상적이라 여겨지던 청춘 시절에 장미 빛깔로 빛났기는 커녕 늘 잿빛 하늘아래 노심초사 해 왔던 시간으로 채워나갔었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향하고 매달리던 곳은 사람이 아니라 무형의 중얼거림이었다. 책을 읽고 좋은 글귀를 써 보며 마음을 달래왔던 시절이 한때나마 있었기에  "너를 이해하는 일"에  쉽지 않아 그 때 마다 그림에 매달려 왔다던 저자의 마음을 십분 이해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살아가며 한 번씩 거쳐가야 하는 관문이었던 것일까. 그만큼 청춘의 아팠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한뼘이라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가 빠져 들었던 동양화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펼쳐 읽어보면 옛 그림 속의 그들이지만 마음은 현재 사람과 다를 바 없다. 댕기머리 늘어뜨린 한복 차림이지만 생각의 차이는 전혀 나지 않는다. 오히려 뭔가 짝이 맞지 않는 엉성함이 느껴지는 것은 한복 차림의 스노우보딩과 스키 타는 모양새, 파도 타기 같은 모습일 것이다만 이럼에도, 뭐, 어때서, 라는 생각도 든다. 달랠 수 없는 마음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방법을 찾아서 시도해 보고 그림 속에 응용해 보는 것은 전적으로 저자의 마음이다. 어쩔 수 없이 이해되지 않는 모든 것은 결국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니까.


"살면서 늘 모든 것에 답을 찾고자 했다. 그러는동안 '왜' 라는 물음에 답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써 버렸다.

삶은 내가 아직 답을 찾기도 전에 무조건 받아들이고 부딪쳐야 할 문제들을 매일같이 내 앞에 가져다 놓았다.

이제 질문의 방향을 '어떻게' 로 바꾸려 한다. 사실 대부분의 인생 문제에 답은 없었다. 어떻게든 살아 내야 할

오늘이 계속 이어질 뿐"     267쪽.



삶에서 흔들릴 때 마다 그림을 그렸고 그 그림과 현재의 차이에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가, 보다는 저자의 글과 그림을 통해서 누군가가 평화를 얻을 수 있고 작게나마 휴식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저자의 바람이 깃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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