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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소멸한다 - 인구 충격에 내몰린 한국 경제의 미래 시나리오
전영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인구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고령화, 초고령화, 들어보지 않은 사람 없고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 울음소리가 드물다는 것으로도 그냥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인구 문제이다. 눈으로 보았고 귀로로 듣고 있는데 더 심각한 것은
이것이 바로 현재 진행형에 있다는 그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가면 갈수록 더 심각해 진다는 것에 그 문제가 큰 것이다.
굳이 이렇게 책으로 읽지 않더라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대미문의 현상은 보지 않을래야 보지 않을 수가 없고 듣지 않을래야 듣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어렸을 적에만 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가 유행했었다. 나중에는, 하나도 충분하다는 뜻의 잘 기른 딸 하나, 아들 이상이라는 말로 옮겨갈 정도였으니까 어느 정도 아이들이
골목에 바글거렸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낳고 적당한 인구 세상이 과연 오기나 할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건만
이제는, 낳을 수 있을 때까지, 힘 닿는 데까지 무조건, 낳을 수록 애국자, 라는 말을 듣게 되는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그런데, 그
바글거리던 사회인원이 점점 줄어들고 앞선 세대들이 늙은 모습으로 이어져 가는 사회 구조는 심각하다 못해 국가 존속 여부에까지 불안감을 줄 정도로
커져갔다.
"한국이 소멸한다" 제목 만으로도 뭔가
찜찜해 진다. 인구 문제는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아서 후속 인구가 없고, 청년은 어디론가 증발하고, 노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질병 속에만
허덕이는 모습을 계속해서 눈 앞에 들이대는 것 처럼, 누구는 눈도 없고 귀도 없나, 그 현상만을 나열하는 부분에서는 영혼이 아플 지경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감정적인 감흥이나 동요는 있어 왔지만 이렇게 영혼의 통증 같은 느낌이 오는 것은 처음이었지 싶다. 시골에서 애기 구경하기가 너무나
희귀하고 신기한 일로 여겨지는 세상에서, 우리 스스로는 그저 시대의 변화 정도로만 받아 들이지도 모른다.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있지 말라는 것이다. 좀 더 경각심을 주고 이에 맞는 대안을 마련하라는 의미로 실상을 먼저 나열해 둔 것이리라. 이렇게 문제 제기만으로 끝났다면
유쾌하지 않은 독서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전에 세웠던 노년의 기준과 시선을 조금 다르게 함으로써 어차피 보유하고 있는 인구를 제대로
잘 활용하자는 쪽으로 대안을 이끌어 가고 있다. 언제던가, 명견만리 에서도 이런 내용이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방송매체 뿐 아니라 이제는
자연스런 인식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대안 활용에 적극 나서야 함을 강조하기도 한다.
인구는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여태까지
살아오던 전통적인 삶을 송두리째 변화 시킨다는 점도 주지시킨다. 일본을 예로 보더라도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 그리고
그 속도감을 늦추어서는 안된다는 부탁이고 경고인 것이다.
"2018년 일 하는 사람이
사라진다."
올해가 원년이라 한다. 기성 세대들이
누려왔던, 자연스런 사회적 삶은 더 이상 청년들에게 통용되지 않는다. 그들은 태어날 때 부터 불황이었고 청년이 되었을 때에도 부모 세대만큼 잘
살 수 없는 조건 속에 있다. 그들이 연애하고 결혼하고, 예전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함이다.
"2020년 사상 최대의 인구
변동"
적지 않은 인구층을 차지하고 있던 베이비 붐
세대들의 이동은 사회 전반적으로 지축을 흔든다. 결국 나이가 들더라도 은퇴를 하지 말라는, 그리하여 파산으로 가는 길을 막아서자는
것이다.
"2030년 1700만 인구를
부양하라."
초고령화 사회로 넘어가는 한국,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사회 보장 제도가 철저하게 잘 이뤄져 있는 선진국도 아니고 그 제도를 뒷받침 해 줄 만한 청년층도 사라지고 있는 마당에 국가의 손만
빌릴 수는 없는 것이다. 가슴이 답답한 이야기이지만 대안책으로 서술하는 부분에서 조금은 희망을 엿보았다. 지속되고 있던 영혼의 통증마저도
슬금슬금 사라지는 기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