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이야기 - 사다함에서 김유신까지, 신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름다운 고대 청년들의 초상
황순종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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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화랑들의 이야기이다. 신라에 있었던 무사 집단, 그 용모가 아름답고 용맹스러웠던,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열의로 이름 날렸던 화랑들.  화랑 이야기 속에 들어가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화랑은 어디까지일까, 새삼 생각해 보면 화랑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는 생각부터 앞선다. 그저 유명했던 김유신, 관창 정도의 이름이 우선적으로 떠오를 뿐, 언제 화랑의 배경을 접해 봤던가. 그들의 이야기는 접할 기회도 없이 베일에 싸여 지내왔다. 그래서 일까, 더더욱 신비롭기만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신라의 가족 계보가 이렇게까지 얽히고 설켜 있었던가 생각해 본다. 마치 신들의 나라 인 양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진 느낌으로 다가온다.


김대문의 <화랑세기>를 기초로 그 시대 최고의 엘리트 집단인 화랑의 비밀, 비결, 족보 등을 파헤치며 들어갈 때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앞선다. 가족 관계에서 벌써 상식을 넘어선다. 일부일처제의 부부 개념에서 그들 자녀로 이어가는 단순함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법흥대왕을 중심으로 놓고 신라 지배층의 가족 관계에서는 전혀 단순하지도, 우리의 상식과 비슷하지도 않다. 누구와 누가 연결되는 지점이고 자녀는 어떻게 되는지를, 선긋기가 보통 복잡하지가 않다. 처음 읽으면서는 어떻게 되는지 명확하지가 않아서 다시 넘겨다 보고 다시 돌아오곤 했었다. 나중에 알게 된 뒷 부분의 가족 관계 계보가 있음을 보고 차츰 정돈이 되어 갈 정도였다.

그나마 요즘 방영되는 화랑이라는 드라마에서 법흥왕의 모후인 지소태후는 이미지로 미리 각인되어 있던 덕분으로 한결 수월하게 자리 잡혔는데, 1대 풍월주, 화랑의 우두머리로 올라와 있는 위화, 그의 계보부터가 심상치 않게 얽혀진다. 복잡한 결혼과 얽혀있는 자손들을 거쳐 내려오면 화랑세기의 저자인 김대문에 이르게 된다.


처음에 원화의 무리로 시작했던 단체는 그 폐단으로 인해 풍월이라는 화랑의 단체로 바뀌고 그 우두머리로 풍월주를 두었다. 이들이 왜 중요할까? 나라에 변고가 있어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았을 때에 목숨 걸고 지키는 역할, 용모가 아름답고 문장에 능하고, 무술까지 잘한다는 고급 인력들의 집합이었다. 우선적으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혼인 관계나 자손을 두는 것에 있어서 형제자매간 혼인은 물론이고 남편과 아내의 공유, 그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그들 내부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채로 전해 내려왔던 것은 대체 어떤 의미였을까? 지배층에 있는 출신 성분들, 골품제, 이런 것들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 였을까?  마복자 라는 의미도 존재했던 것을 보면 눈이 동그래질지도 모른다. 남편도 있고 다른 정인이 있을 때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남편을 맞이하는, 그 후에 그 뱃속 태아를  남편의 아이로서 인정해 준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지배층의 자손 번성 방법 중 하나로써 제약을 두지 않았던 이런 것이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었다는 점이 현재 시점에서는 이해 못 할 일이다.


"미실의 아들 하종은 15살에 화랑에 들어가 토함, (1세 위화의 외손자이자 5세 풍월주 사다함의 형), 에게 역사를, 이화, (4세 풍월주), 에게 노래를, 문노, (8세 풍월주), 에게 검술을, 미생, (10세 풍월주이자 미실의 남동생), 에게 춤을 배웠다."  106쪽


이런 저런 방법으로 조금은 익숙했던 화랑의 이름들도 나오고, 그들의 행적도 술술 이어져 나온다. 신라의 신화적인 계보들, 그 와중에 쏟아져 나오는 그들의 충성심, 외교력, 새로운 시선으로 신라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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