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내어 읽는 즐거움 - 삶을 바꾸는 우리말 낭독의 힘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  처음 소리내어 읽으면, 빤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 소리내어 읽으면,  아차 싶다.

    세 번 소리내어 읽으면, 그제야 '내가 통과하지 못한, 인생의 모든 문지방들' 이

    떠올라 가슴을 친다.                      (36쪽)

 

작가 정여울이 아름다운 단어들로 골라 그 아름다움이 넘치는 책을 이 가을에 선사한다.

뜨겁게 타오르던 여름이 한 줄기 퍼 붓던 소낙비처럼 소란 떨다 슬며시 뒷모습을 감추는가 하더니 어느새 스산한 바람이 솔솔 옷깃을 파고드는 가을이 들어 선다.  마음을 다독이고 달래주는 위로의 단어가 넘친다.

 

모든 그리움에는 어떤 미련함이 내포되어 있다.      (28쪽)

아릿하고 쓰라리다는 단어를 골라 상처 품어주기를 연신 한다.  예전에 읽어 왔던 시, 수필, 소설 등을 발췌해서 그 곳에 숨어있는 묘한 매력과 웃음과 슬픔을 새롭게 꺼낸다. 이랬었던가 싶을 정도로 몰랐었던 느낌을 이제와서 새로 알게 되는 기쁨도 선사한다.

 

그저 읽고 지나쳤을법직 했던 글과 미처 돌아보지 못했었기에 익숙하지 않은 글들도 눈에 많이 띈다.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을 글 읽기의 결과물 임을 이내 알게 된다. 그녀가 선 보이는 토막 글에서 아직도 읽어 봐야 할 책들이 많이도 쌓여 있음을 느낀다. 동시에, 알지 못했던 작가들도 많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름다운 문학 작품은 '감성의 봄'을 실어 나르는 우편 배달부다.              (32쪽)

그녀가 소개해 줘서 이제서야 알게 된 작품들은 소리내어 읽어야 그 참 맛을 느끼게 된단다.

낭독의 힘도, 묵독할 때 보다 얼마나 더 큰 효과가 있는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작가들의 고뇌와 슬픔이 한낱 몇 분 사이로 훑어 지나가 버린다는 것도 허무함과 낭비 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우며 탄생해 온 그 글들이 다른 어떤 이의 슬픔을 달래고 고통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문학이 주는 큰 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작가 자신조차도, 살아가면서 어찌 할 바 모를 그 순간에 몰래 숨어 들듯이 마음을 기대곤 했었다는 것이 바로 문학이었음에 더 말 할 문학의 크기는 없으리라.

 

그리움, 붙잡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회한 뿐만 아니라 남정네와 아낙네, 어머니, 잊을 수 없는 감정이 새록새록 입 끝에서 맴돌게 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 또한 문학임을 입 달싹이며 슬슬 음미하듯 소리내어 읽어 가다 보면 당연하듯 느껴지게 됨을 알게 한다.  

 

단어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 거기서 글쓰기는 시작된다.          (78쪽)

 

 

 

이래서 문학은 더욱 아름다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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