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떠날 용기 - 29개국 67개 도시 340일간의 세계여행
이준호 지음 / 알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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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지구 한 바퀴" 라는 명제 아래에 29개국 67개 도시를 돌아 다니는 여행자,  뭘 하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자유로울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여행이 주는 한 없는 자유로움의 이미지 때문 일 것 같다.

 

어디에도 묶여있지 않은 몸이라야 340 일 동안 글자 그대로, 발길 닿는대로 움직일 수 있음에랴.  언감생심, 그것도 선뜻 결정 내릴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인 까닭에 저자가 보여주는 용기와 무모하리만큼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며 다른 세계 속 사람들과의 부대낌에 걸음을 맞춰 본다.

그가 함께 했던 사람들, 쿠바의 외딴 마을에 들렀다가 돌아오던 만원 버스에 지친 몸을 예정에 없던 헤어 스타일 변신, 꽁지머리로 탈바꿈 하면서 얻은 귀한 웃음, 호흡이 가파르게 하는 도시 쿠스코.

 

골목길마다 보여지던 아이들, 다른 언어를 쓰는 초면의 사람들과의 교감,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 온 저자의 습관. 모든 것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 모든 일에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면 간절함에도 역시 유효기간이 있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바라만 보다간 훅하고 지나가 버리는 거다.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제일 잘해 낼 수 있는 순간은, 그 마음이 가장 가까이 놓여있는

바로 지금이다."          (77쪽)

 

인연, 연인과 같은 어쩌면 말장난 처럼 느껴지는 단어들의 엇갈림 속에서도 저자의 느낌은 남다르다.

다소 나 보다 어린 나이의 저자에게서 배워가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가 걸었던 거리들은 지구 반대편의 도시에 있었고, 그를 스쳐갔던 사람들 또한 멀리 떨어진 마을 사람들이었다.

암스테르담에서, 프랑크푸르트에서, 런던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그가 닿았던 그 곳의 공기와 뒷골목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섞여있고, 우리네와 닮은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있었다.

 

때로는 사진을 찍어주며 혹은 갖고 있던 통기타가 매개가 되어서 그저 스쳐 지날 뿐이었던 만남이 더욱 강렬해 진다.

우유니 소금 평원이 그려 냈던 수평선과 지평선의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을 위주로 했던 모습이 아니라

거기에서 만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처럼 그 길 위에서 함께 느낀 감동을 나눴던 사람들에게서 얻은 느낌의 나열을

저자는 전해 준다.

 

보여주는 여행이 아니라 느낌의 여행 같다는, 저자만의 시선으로 바라 본 깨달음을 읽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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