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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 - 거대한 그린란드상어를 잡기 위해 1년간 북대서양을 표류한 두 남자 이야기
모르텐 스트뢰크스네스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노르웨이의 어촌 분위기와 사람들, 특히 어부의 행동과 생각들이 그림처럼 이어져 온다.
이만큼 가까이에서 노르웨이를 접할 수 있었던 때가 과거 어느 순간이라도 있어 봤던가 되짚어 보게 한다.
소설이라 생각했었는데 소설같은 체험기이고, 체험기 만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글이다.
더군다나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가의 묘사력과 표현력이 탁월하기까지 하다.
이미 많은 저명한 분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같은 고전에까지 비할 정도로 추천했었다.
뭘 그렇게까지, 라는 생각을 하며 반신반의 하는 태도로 시작을 했었지만 그 추천이 틀리지 않았음에, 끝내는 엄지 손가락 치켜 세울만 함에 동의하고 만다.
노르웨이의 한 섬에 살고 있는 후고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의 친구와 둘이 함께 벌이는 바다 낚시, 탐험이 주된 내용이다.
어렸을 때 부터 아니, 선조 때 부터 바다 일을 해 온 후고 가계의 상황에 미뤄봐도 이미 후고의 바다에 대한 상식과 지식, 정보는 보통 사람을 능가한다. 이를 의지해서 작가는 그에 못지 않은 해양 생물에 대한 관심과 바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이 여정을 묘사해 간다.
소설을 한 편 구성하고 써 내려가기 전까지 얼마만큼 경험하고 생각해 봐야 할 지, 이 소설을 통해서도 소설가의 잠재 능력과 의식에, 그리고 그것을 고스란히 표현해 내는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전체적으로 다가오는 노르웨이의 분위기에서 막연하게 나마 알고 있던 그들의 구전문화, 특히 뱃사람들에게 전해져 오는 민간 이야기, 신화 같은 것으로 바다 사람의 애환과 두려움도 전해져 온다. 후고를 통해서는, 하고 싶은 일에 매달리며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인간의 행복, 이루고자 하는 의지, 성취감을 간접 경험하게 한다. 주변 환경을 매개로 그림을 그려내는 화가 이면서도 바다 생물의 특징과 생태학적 지식은 왠만한 학자를 넘어서고, 집 수리를 도맡아 서서히 하나 씩 꾸려가는 모습 등이 원시적이면서도 인간의 능력을 무한 발산해 내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독자로서 해양 생물들에 대해 모르고 있던 정보들도 많이 알게 된 계기도 되었다. 소설 이야기처럼 따라가다 진귀한 생물들의 정보라니, 다큐멘터리의 냄새도 물씬 풍긴다.
심해에 거주하는 어떤 해삼은 우리가 알고 있던 그 해삼의 행동에서 조금 벗어난다. 공격을 받으면 양면 테이프 처럼 끈적한 피부를 던져서 그것을 떼어 내느라 정신없게 만든다. 머리에 낚시를 달고 메트로놈의 바늘처럼 왕복하는 빛을 가진 생물, 평생 암놈의 몸에 붙어 기생하는 생물, 미군이 탐낼만한 무기를 지니고 있는 대왕 오징어 등 수중 생태계에 대한 신기한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지진 조사를 위한 지진파가 고래들을 모두 멀리 쫓아내게 된 이유로 천적이 없어짐으로써 고등어가 북적이게 된 경위, 그리고 심각한 대기 오염으로 인해 생겨난 바다의 산성화 등은 바다와 심해 생물에 대해 무지했던 만큼이나 흥미롭게 구성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라면 소설 작품 하나가 남겨 놓은 것 치고는 너무 값진 것 아닌가?
끝 페이지까지 바다 생물과 지구에 관한 지식과 정보가 넘쳐 흐른다. 너무나 흥미로워서 눈을 뗄 수 없었다.